“가스요금 현실화로 펑펑쓰는 에너지 줄여야”
“가스요금 현실화로 펑펑쓰는 에너지 줄여야”
  • 송승온 기자
  • ssr7@energytimes.kr
  • 승인 2010.07.02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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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서울산업대학교 에너지환경대학원장-

-원가대로 지출하는건 당연… 서민들만 비싼 휘발유 사용
-경쟁체제는 도입도매까지만… 北경유 PNG는 포기해야


[에너지타임즈 송승온 기자] “휘발유를 쓰는 산간지역의 서민들은 유가가 올라가는 만큼 대가를 지불합니다. 마찬가지로 천연가스도 수입원가에 따라 가격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들이 에너지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국가에너지절약도 이룰 수 있습니다”.

이수경 서울산업대학교 에너지환경대학원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정부가 가스요금을 억제하고 있어 에너지 과소비현상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을 큰틀에서 놓고 보면 부자들은 싼 도시가스를 쓰고 서민들은 비싼 LPG나 경유를 쓰고 있다”며 “정부에서 LNG와 LPG, 경유연료에 대한 장기적인 로드맵을 수립해 단계적으로 요금을 현실화 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또 “수입원가에 따라 요금이 변하는건 당연한 이치다”라며 “연동제 도입으로 소비자들이 원가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할 때 에너지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절약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008년부터 서민 물가 부담을 감안해 국내 에너지 가격을 원가와 연동시키지 않았으며 가스공사 등에서 경영 효율화를 통해 상당 부분 흡수해 왔다.

이로 인해 가스공사는 5조원에 가까운 미수금이 쌓였으며 특히 부채비율이 2007년말 228%에서 2008년말 438%으로 급등한 바 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가스요금 연동제를 실시하려 했으나 지방선거와 공공요금 인상억제 정책을 감안해 하반기 이후로 미룬상태다.

이 원장은 “정부가 서민물가인상 억제차원에서 묶어두려는 것도 좋은 취지지만 더 어려운 진짜 서민들은 산간 소외지역에서 생계를 위해 값비싼 휘발유나 LPG를 쓰고 있다”며 “균형적이고 합리적인 선에서 정부가 조절해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가스산업선진화 방안’은 장기적으로 찬성하지만 소매부문인 도시가스사에 대한 경쟁도입은 더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원장은 “안전관리 측면에서 도시가스사는 어느정도 독점체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자기물건이라는 생각으로 배관망 등 시설을 관리해야 현재 처럼 철저한 안전관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노후배관의 교체나 대규모 수선 등 많은 비용이 발생되는 경우 설비회사와 판매회사간 합의가 어려워져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했다.

이 원장은 또 “경쟁의 효과는 도입과 도매부문이 90%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굳이 소매부문에도 경쟁을 확대하려 한다면 시간을 가지고 시스템 전반에 대한 연구와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정부가 국회에 상정한 도시가스사업법에는 발전용가스부문에 경쟁을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산업용이나 가정용 등 소매부문에 대한 경쟁체제도입 역시 수순이라는게 업계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이 원장은 “소매부문에 경쟁이 도입되면 대기업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가격을 인하할 것이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일부 지역도시가스사들은 인하를 포기하게 될 수 있다”며 “결국 대기업이 시장을 장악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도 있다”고 전했다.

이수경 원장은 북한을 경유하는 PNG 도입에 대해서는 정치적 불안요소를 감안해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경부는 그동안 PNG 도입방안을 최우선으로 검토해왔으며 실현되지 않는 경우, 블라디보스톡을 거쳐 동일한 규모의 천연가스를 LNG 또는 CNG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최근 러시아가 동유럽 파이프라인을 통제했듯이 북한도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정치적으로 이용할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며 “경제적 이유로 PNG도입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전통가스로 분류돼 있는 셰일가스에 대해서는 전망이 높기 때문에 투자를 시작해야 할때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예전에는 셰일가스 생산 기술력이 없어 가치가 없었지만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급부상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국제가스시장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지금부터 투자와 개발을 시작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정부와 가스공사는 에너지정책을 수립하는데 있어 천연가스뿐만 아니라 대체에너지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에너지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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