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름값 비대칭성 ‘없나, 못 찾나’
국내 기름값 비대칭성 ‘없나, 못 찾나’
  • 윤병효 기자
  • ybh15@energytimes.kr
  • 승인 2010.02.2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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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시장감시단, 비대칭성 연구에서 뚜렷한 결론 못내
전문 연구진 구성·질적 정보 활용 권한 부여 등 대책 필요

 

석유시장감시단이 국내 기름값의 비대칭성에 관한 연구결과 발표에서 사실상 비대칭성을 찾지 못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이번 연구를 포함해 그동안 여러 번의 국내 기름값 비대칭성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지만 매번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거나 신빙성이 부족한 발표만 이어짐에 따라 연구방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석유시장감시단(단장 송보경)은 지난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국내 석유제품가격의 비대칭성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를 맡은 허은녕 서울대 교수는 2008년 5월부터 2010년 1월까지 석유공사의 오피넷 자료를 토대로 주간단위의 국내 휘발유값에 대한 비대칭성에 대해 연구를 펼쳤지만 뚜렷한 비대칭성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허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휘발유 가격은 원유가격이 하락할 때보다 상승할 때 더 크게 반응하는 양적 비대칭성을 보였다.

하지만 국내 기름값의 결정 기준이 되는 싱가폴 국제휘발유가격(MOPS)과의 변동 결과에서는 1주 정도의 시간 차가 발생하긴 했지만 별다른 비대칭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허 교수는 “상품마다 가격비대칭성은 나타나게 마련”이라며 “조사된 국내 기름값의 비대칭성을 갖고 정유사의 담합 등 유통시장의 의도적인 개입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이어 “국내 석유제품가격은 많은 변수의 영향과 복잡한 계산단계, 정보접근의 한계성 때문에 정확히 산출해 내기는 힘들다”며 “국내 석유제품이 얼마에 거래되는지 알 수 있는 석유거래시장을 만드는 등의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대를 모았던 석유시장감시단의 연구마저 뚜렷한 결론을 내놓지 못하자 전문가들은 연구방법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의 기름값 비대칭성 연구가 단발적·한시적으로 진행됐고, 연구진마다 각기 다른 기간과 자료를 갖고 조사함으로써 신빙성 있고 효과적인 결론을 내놓지 못하게 됐다는 것.

이에 따라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연구진 구성과 이 연구진들이 보다 질적인 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석유시장감시단은 앞으로 매주, 매월, 분기 단위로 석유제품의 유통단계별 가격과 마진율 등을 자체적으로 계산해 공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창섭(경원대 교수) 부단장은 “향후 3년간은 지속적으로 석유시장을 감시해 부정하게 석유가격이 책정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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