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요금 상반기 동결…총선과 무관 일축
전기·가스요금 상반기 동결…총선과 무관 일축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4.01.0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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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등 재무 호전되고 물가 2% 안착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
한전 자회사 중간배당 강행 가까스로 한전채 발행 여력 확보
전기계량기. (사진=뉴시스)
전기계량기. (사진=뉴시스)

【에너지타임즈】 올 상반기 전기‧가스요금이 사실상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연이은 전기‧가스요금 인상으로 한전과 가스공사 재무상황이 나아졌고 물가 안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총선용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한전이 발전공기업으로부터 이례적으로 중간배당을 강행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음을 고려할 때 정부의 설득력은 떨어진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3일 진행한 ‘2024년 경제정책 방향 상세브리핑’에서 물가가 2%대로 안착하기 위해선 올 상반기 공공부문이 허리를 조금 더 졸라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런 차원에서 공공요금 동결 기조를 잡은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국제유가가 현재 수준이고 물가가 안정된 뒤 공공기관 재무 정상화 방안을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올 상반기 동결 기조는 총선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에너지 업계 등은 올 상반기 전기‧가스요금 동결과 관련해서 총선용 표심을 의식한 결정으로 보는 눈치다.

정부는 한전과 가스공사 등이 연이은 전기‧가스요금 인상으로 사정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재무상황이 위급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으로 분기 기준으로 2023년도 3/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200조 원을 웃도는 적자가 쌓여있던 탓에 연말엔 한전채 발행을 하지 못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지난해 한전 적자가 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전은 당장 올해 한전채를 발행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었다. 현재 한전은 자본금과 적립금의 합계에서 5배까지 한전채를 발행할 수 있으나 지난해 6조 원에 달하는 적자로 자본금과 적립금이 줄어들면서 올해 한전채 자체를 발행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한전의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는 21조 원에 달하는데 지난해 6조 원에 달하는 적자가 반영되면 15조 원으로 줄어들게 되고, 그러면 한전채 발행 한도도 75조 원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현재까지 발행한 한전채가 80조 원에 달하기 때문에 당시 상태라면 한전채 5조 원가량을 도리어 갚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만 한전은 지난달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발전공기업 등 자회사로부터 중간배당을 요구했고, 이들 자회사로부터 3조2000억 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받아 올해 최대 10조 원에 달하는 한전채 발행 여력을 확보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한전의 상황이 나아졌다고 보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그래서 총선용 표심을 잡기 위한 것이란 지적이 있는 것이다.

에너지 업계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 전기‧가스요금이 동결될 것이란 것은 1년 전부터 전망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올 상반기 전기‧가스요금을 동결하되 하반기에 단계별로 조절하기로 했다.

지난 3일 안덕근 산업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어려운 한전 재무상황을 지적하는 질의에 적절한 시기가 되면 국민 경제 부담이나 국제 에너지 가격과 환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계별로 전기‧가스요금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전기‧가스요금 동결 후 하반기부터 정상화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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