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피한 전기료 조정…이번엔 산업용만 인상
불가피한 전기료 조정…이번엔 산업용만 인상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3.11.0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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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일반‧산업(갑)용 동결하고 산업(을)만 kWh당 10.6원 인상 결정
원가 상승요인 반영하되 물가와 서민경제 부담 등 종합적으로 고려
한전 발전공기업 분사 후 최대 규모 조직개편 단행 등 자구책 발표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강경성 산업부 2차관과 김동철 한전 사장이 전기요금 조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강경성 산업부 2차관과 김동철 한전 사장이 전기요금 조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에너지타임즈】 한전 재무부담 가중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가운데 정부가 전력사용량 절반을 차지하는 대용량 고객인 산업용(을) 전기요금만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한전은 이번 전기요금 결정과 함께 강도 높은 자구책을 내놨다.

한국전력공사(사장 김동철)는 오는 9일부터 주택‧일반용과 산업용 중 중소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갑)의 요금을 동결하는 한편 산업용 중에서 대용량 고객이 사용하는 산업용(을) 요금만 kWh당 10.6원 인상한다는 내용을 담은 전기요금 조정(안)을 8일 발표했다.

2022년 기준 이번에 전기요금이 인상되는 산업용(을) 요금 고객은 4만2000호로 전체 2486만6000호의 0.2% 수준이다. 반면 산업용(을) 고객 전력사용량은 26만7719GWh로 전체 전력사용량 54만7933GWh의 48.9%를 차지하고 있다.

2021년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누적적자가 47조 원에 달하고 올 상반기 기준 부채가 201조 원에 달하는 한편 그에 따른 이자가 하루 118억 원이 발생하는 등 한전 재무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불가피하게 전기요금 인상이 추진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전 측은 이번 전기요금 조정과 관련해서 원가 상승요인을 반영하되 물가와 서민경제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고물가와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침체로 인해 일반 가구와 자영업자 등 서민경제 부담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인상속도 조절을 위해 주택‧일반용과 산업용(갑) 전기요금을 동결하고 산업용(을)만 요금을 인상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 한전은 산업용(을) 중에서도 시설 규모 등 전기요금 부담 여력을 고려해 전압별로 인상의 폭을 차등화했다. 산업용(을) 고객 중 전압 3300~6만6000V를 사용하는 고압 A 고객을 대상으로 kWh당 6.7원, 154kV와 345kV 이상인 고압 B‧C 고객을 대상으로 kWh당 13.5원의 전기요금이 각각 인상됐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이번에 전기요금을 인상해 송구스럽다면서 불가피한 국민부담을 최소화하고 지금의 위기를 조속히 타개해야 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 5월 발표한 25조7000억 원 규모의 재정건전화계획은 물론 이날 발표하는 자구책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

특히 한전은 이번 전기요금 조정(안) 발표와 함께 사상 초유의 경영위기를 조기에 극복하는 한편 글로벌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강력한 위기대응과 내부개혁 의지를 담은 조직혁신과 인력 효율화, 추가 자산매각 등의 자구책을 발표했다.

먼저 김 사장은 2001년 발전공기업 분사 이후 최대 규모의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은 본사 조직과 관련 2개 본부와 7개 처를 폐지하고 유사한 조직과 비핵심기능을 통폐합해 조직을 20% 줄이고, 사업소 조직과 관련 소규모 지사를 거점 지사로 통합하고 시너지가 큰 업무를 지역본부가 일괄적으로 수행하도록 하는 등 조직을 25% 줄이기로 했다. 또 사장 지속으로 준법경영팀을 신설해 내부 부조리 발생과 이권 카르텔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게 된다.

김 사장은 인력구조를 전면 개편하고 효율화할 것을 약속했다.

한전은 올해 감축한 496명 정원에 대한 초과 현원을 2년 앞당겨 연말까지 조기에 해소하는 한편 디지털화와 자동화 등으로 2026년까지 700명 수준의 인력을 추가로 감축하게 된다. 또 창사 이래 두 번째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2직급 이상 내년 임금인상분 반납 등을 추진하게 된다.

또 한전은 앞으로 3년간 송‧배전망 건설과 원전 수출 등에 800명에 달하는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증원 없이 인력을 효율화하는 것으로 자체적으로 해소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김 사장은 제2의 창사란 절박한 심정으로 한전의 상징적 자산까지 추가 매각하는 등 위기극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은 우수한 접근성과 교육여건으로 그동안 자구책에서 제외됐던 자사 인재개발원 매각을 결정하고 이 부지의 용도를 변경하는 등 가치 상향 후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전은 한전KDN 지분 100% 중 20%를 증시 상장으로 매각하고, 필리핀 칼라타간 태양광발전 사업 보유지분 38%를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김 사장은 주택구입자금 LTV 적용과 창립기념일 유급휴일 개선 등 정부 혁신계획 지침에 따른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모든 직원의 올해 임금인상분 반납을 위해 연내 노조와 협의가 완료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가스요금은 서민경제를 우려해 동결됐다.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가스요금 인상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45.8% 인상 후 국민부담이 커졌고 겨울철을 앞두고 난방 수요가 집중된 만큼 국민부담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가스요금을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 가스공사 미수금과 재무구조를 보면서 가스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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