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타임즈】 올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이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함께 내수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량 증가로 위기를 극복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6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2023년도 상반기 SK에너지‧GS칼텍스‧S-OIL‧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 석유제품 수출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3.2% 증가한 2억2850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로써 석유제품 수출은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석유제품 수출량은 코로나-19 영향을 받으면서 2021년 1억9600만 배럴로 줄어드는 등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글로벌 이동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2년 연속으로 늘어나는 등 석유제품 수출량 증가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석유협회 측은 석유제품 수출량 증가세와 관련해서 석유화학 경기 둔화에 따른 내수수요 위축과 일부 정유사 정기보수 등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확대함으로써 위기극복에 매진한 정유업계 노력이 뒷받침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국제유가 약세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으로 올해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2.1% 감소한 218억1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또 석유제품 수출단가에 원유 도입단가를 뺀 수출 채산성은 정제 마진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상반기 대비 52%가량 감소한 배럴당 11.4달러에 머무는 등 정유업계 상반기 경영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석유제품 전체 수출량 중 경유가 41%를 차지함으로써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휘발유 20%, 항공유 19%, 나프타 8.0% 등으로 나타났다.

항공유는 최근 글로벌 여객수요 증가 영향을 받아 지난해 상반기 대비 20.6% 늘었고, 나프타는 중국‧일본으로 수출이 확대되면서 41%나 증가했다.

석유제품 수출 국가별 순위를 살펴보면 호주로의 수출이 18.2%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싱가포르 11.8%, 중국 11.2%, 일본 10.1%, 미국 9.6%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부터 최대 석유제품 수출국으로 부상한 호주는 올해 상반기에도 항공유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석유제품 수출량이 25.6%나 늘어나는 등 주요 수출국 중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실제로 호주의 올해 1/4분기 항공유 수요는 67% 증가했고, 연말까지 항공수요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출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미국의 휘발유 수출량도 지난해 상반기 대비 95% 증가한 525만 배럴로 반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은 세계 휘발유 소비 34%를 차지하는 최대 소비국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산 휘발유 유럽 수출이 확대됐고 미국 휘발유 재고가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미국 내 휘발유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협회 측은 주요국에 대한 석유제품 수출증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석유제품 수출은 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감소 우려와 함께 OPEC+ 감산 정책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등 불확실한 대외여건을 고려할 때 석유제품 수출 증가세 지속을 낙관하기 불투명한 상황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국내 정유업계는 러시아산 저가 원유 수입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인도 등과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정유업계는 세계 각국으로 저변을 확대하면서 국제 시장에서 경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