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송전망 시대 열리나?…개방 말고 답 없다?
민자 송전망 시대 열리나?…개방 말고 답 없다?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3.04.1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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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휴 한전 처장, 서해안 HVDC 프로젝트 민자 추진 밝혀
재생E 사업자 참여 가능성 커…유럽에선 이 같은 사례 많아
조홍종 교수, 현재 송전망 개방 말고 다른 방안 없다고 주장
13일 전경련회관(서울 영등포구 소재)에서 전기협회·전기학회·스마트그리드협회 공동 주관으로 전기의 날 기념 포럼이 열렸다.
13일 전경련회관(서울 영등포구 소재)에서 전기협회·전기학회·스마트그리드협회 공동 주관으로 전기의 날 기념 포럼이 열렸다.

【에너지타임즈】 민간 자본으로 송전망을 건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호남권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송전하는 서해안 HVDC 프로젝트를 한전과 민간이 공동으로 건설하는 방안이 검토대상에 오른 것이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계통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인데 한전의 단독 건설에 무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철휴 한전 계통계획처장은 13일 전경련회관(서울 영등포구 소재)에서 대한전기협회·대한전기학회·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 공동 주관으로 열린 전기의 날 기념 포럼에서 서해안 HVDC 프로젝트를 한전과 민간이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안을 산업부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처장은 호남권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 2036년 기준으로 호남권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57GW에 이르는 한편 호남지역 수요는 26GW에 머물러 남는 전력 31GW를 수도권으로 송전해야 할 처지에 놓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그는 호남권에서 생산된 전력이 소비되고 남는 전력을 수도권으로 송전하려면 345kV 기준 10개 이상을 건설해야만 가능하다고 언급하면서 송전선로를 무한정 건설할 수 없어 호남권과 수도권을 잇는 서해안 HVDC 구축을 계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해안 HVDC 건설을) 민자로 추진하는 방안을 산업부와 진지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전력계통 물량은 계속 늘어나는 반면에 한전의 단독 자원으로 적기 준공이나 인력수급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전 자원만으로 늘어나는 전력계통 물량을 소화할 수 없어 민자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 간 전력 수급 불균형 확대는 전력계통 보강 수요를 더욱 높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고, 현 정부에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해상풍력발전 확대를 위한 공동 접속설비 건설 물량 급증은 한전의 또 다른 난제로 손꼽히고 있다.

이 처장은 서해안 HVDC 프로젝트에 서해안을 중심으로 해상풍력발전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자가 참여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유럽에선 해상풍력발전 사업자가 송전망 사업에 참여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태승 COP코리아 대표는 서해안 HVDC 프로젝트에 민간 투자를 고려한 것은 좋은 방안 중 하나라고 평가하면서 유럽에선 해상풍력발전 사업자가 송전망 사업을 해본 경험이 많이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전력계통 확충이 시급한 가운데 한전이 독점하는 것에 무리가 있어 개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한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일부라도 전력계통을 개방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전의 또 다른 난제로 손꼽히는 해상풍력발전 등의 공동 접속설비 시장을 개방해서 민간이 구축한 뒤 한전에 기부하거나 망 이용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해서라도 송전망을 건설하거나 투자하지 않으면 앞으로 들어올 발전원을 전혀 활용하지 못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송전망 확충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방안은 송전망을 개방하는 것밖에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포럼은 지난 10일 전기의 날을 기념해 열렸으며, 주제는 전력산업 선진화를 위한 미래 전력망 구축방안이었다.

서갑원 전기협회 부회장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맞물려 전력계통이 보완돼야 할 부분이 많고 잦은 민원 등으로 인해 건설이 지연되면서 출력제한에 따른 손실과 전력계통 불균형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이날 포럼을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3일 전경련회관(서울 영등포구 소재)에서 전기협회·전기학회·스마트그리드협회 공동 주관으로 전기의 날 기념 포럼이 열렸다. 왼쪽부터 이철휴 한전 계통계획처장, 조홍종 단국대 교수, 유태승 COP코리나 대표.
13일 전경련회관(서울 영등포구 소재)에서 전기협회·전기학회·스마트그리드협회 공동 주관으로 전기의 날 기념 포럼이 열렸다. 왼쪽부터 이철휴 한전 계통계획처장, 조홍종 단국대 교수, 유태승 COP코리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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