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텍사스유 한때 배럴당 87불 껑충 유가 영향 줄 것으로 전망
바이든 대통령 생산량 줄이는 건 근시안적 결정 실망 입장 밝혀
【에너지타임즈】 미국 등 우려에도 불구하고 OPEC+가 일일 200만 배럴 감산을 결정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미국은 OPEC+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지난 5일 마켓워치 등 외신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주요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각료회의를 열어 오는 11월부터 역내 원유생산량을 일일 200만 배럴 줄이는 것을 결정했다.
세계적인 금융긴축으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관측 속에서 산유국 재정압박을 초래하는 원유가 하락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판단한 OPEC+가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감산 폭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큰 폭이다.
2020년 5월 OPEC+는 세계 원유 수요 10%에 상당하는 일일 970만 배럴을 감산했고 이후 단계적으로 원유 생산을 늘렸으나 경기 둔화 등으로 원유 수요가 축소함에 따라 지난 9월 각료회의에서 일일 10만 배럴 감산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번 OPEC+ 감산 결정은 국제유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결정이 있고 난 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유(WTI)는 한때 배럴당 87달러까지 뛰어올랐다.
OPEC+ 대폭 감산을 우려했던 미국은 즉각 반발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은 원유생산량을 줄이기로 한 OPEC+의 근시안적 결정에 실망했다고 밝히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여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OPEC+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비판했다.
백악관은 이번 결정으로 이미 치솟는 에너지 가격에 비틀거리는 중‧저소득 국가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 에너지 가격에 대한 OPEC 통제를 줄일 수 있는 추가 조치와 권한을 의회와 협의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또 미국이 베네수엘라 제재를 완화해 원유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WSJ는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해 미국 정유사 셰브론이 현지에서 석유 생산을 재개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대가로 베네수엘라 정부는 2024년 자유롭고 공정한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데 필요한 조건을 논의하기 위해 야당과 대화를 재개할 예정이며, 협상이 성사된다면 셰브론이 베네수엘라에서 단기적으로 세계 시장에 제한된 양의 석유를 수출할 수 있게 된다.
베네수엘라는 1990년대 하루 320만 배럴 이상을 생산하는 주요 산유국이었지만 지난 10년간 투자 부족과 부패, 경영 실책 등으로 산업이 무너졌다. 또 트럼프 행정부 제재로 서구 기업들이 철수하고 생산이 더욱 위축된 바 있다.
베네수엘라는 현재 하루 45만 배럴을 수출하고 있으며, 거래 성사 시 수개월 내 물량을 2배 수준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