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불도저식 정원감축 과연 그 끝은…
<기자의눈> 불도저식 정원감축 과연 그 끝은…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09.07.24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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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 등이 추진되면서 가뜩이나 모자란 손이 더 바빠졌다. 무슨 얘기냐 하면 우리나라에 있는 발전소 얘기다.

사실상 하계피크로 접어들면서 발전소는 그야말로 비상상태. 그러면서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공백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아직 이렇다할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언제, 어느 때라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기자가 올해 초에 A발전소를 방문했을 때 이 발전소 감사과장은 일근 근무자임에도 불구하고 교대근무에 투입되는 등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언급하며 답답해했다. B발전소 관계자는 “일손이 부족하다보니 여러 업무를 겸하게 되고 그렇다보니 일의 효율도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일들이 어느 한 발전소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대형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소도 일손이 모자라 낭패를 보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소형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소다. 왜냐하면 한 두 사람 정도 정원이 모자라면 업무공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엔 기저부하로 운영되지 않아 정원이 왜 필요할까 생각할 수 있지만 대형 발전소의 고장이나 하·동계피크 시 그 역할을 해야 한다.

또 신규설비를 건설하는 발전회사는 신규로 충원이 되지 않으면서 기존 발전소 정원에서 차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래서 또 정원이 빠진 자리는 업무의 공백이 생기게 되는 등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정원감축이란 칼을 빼들었고 170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을 구조조정 하려고 한다. 그리고 인턴사원 제도를 도입해 충원하겠다는 발상. 가끔씩 정부가 왜 이러나 싶기도 하다.

정부에서 주장하는 공기업의 경영효율화 분명히 필요하다. 그러나 산업에는 그만의 특성이 있다. 발전산업도 기간산업이란 특성이 있는 만큼 이를 충분히 반영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불도저 같은 일률적인 정책 이행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싶다.

공기업의 경영효율화, 필요한 곳에 적기적시에 인원을 배치하고 필요 없는 인원은 줄이는 게 가장 기본 중에 기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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