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용 가스요금…가스공사 차려진 밥상에 슬쩍?
연료전지용 가스요금…가스공사 차려진 밥상에 슬쩍?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7.03.0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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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도시가스사 마진 등 감안할 때 직접 공급 바람직 주장
도시가스사-이중투자 문제점과 연료전지보급 걸림돌 될 것 반박

【에너지타임즈】연료전지용 가스요금제 도입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공급주체를 두고 가스공사와 도시가스사 간의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가스공사가 직접 공급주체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에 도시가스업계가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을 얹어놓는 꼴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업계 등에 따르면 가스당국은 한국가스공사에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가스요금제에 발전용·산업용·일반용 등에 연료전지용을 추가하는 것을 규제개혁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관련 연구용역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동안 꾸준히 연료전지 공급자와 사업자 등은 연료전지용 가스요금제 도입을 주장했고, 도시가스사도 정체돼 있는 도시가스 수요를 끌어올릴 대안으로 이를 가스공사와 가스당국에 요청했으나 번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용요금제를 만들만큼 물량이 크지 않아 논의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것이 현재까지 수면위로 드러난 이유다.

연료전지용 가스요금제 도입은 신(新)기후체제 전환과 정부에서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에너지신산업정책에 의거 충분한 명분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도입에 큰 장애물이 없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연료전지용 가스요금제는 상대적으로 저렴해야 한다는 명제를 달고 있다. 또 공급비용을 반영하는 가스요금제 특성을 감안할 때 다른 용도의 가스요금제에 부담이 가중되는 교차보조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 충격을 최대한 완화하면서 연료전지 확대란 도입취지를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이를 두고 가스공사와 도시가스사는 서로 공급주체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먼저 이승훈 가스공사 사장은 지난 2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연료전지용 가스요금제 도입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발전용처럼 가스공사에서 직접 공급하는 것이 교차보조 등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어필했다.

이 사장은 산업용 등처럼 소매사업자인 도시가스사가 연료전지용 천연가스를 공급할 경우 도시가스사에서 발생하는 마진은 가격인상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발전용처럼 가스공사가 (연료전지용 도시)가스를 공급하게 되면 소매판매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인 도시가스사 마진을 줄일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보다 저렴하게 연료전지용 가스를 공급해야 하는 취지를 감안할 때) 가스공사가 공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사장의 이 같은 주장에 도시가스사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가스공사에서 공급하는 것보다 도시가스사가 공급하는 것이 경제성 측면에서 월등히 우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또 연료전지 보급 확대란 원래 취지에도 더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도시가스사 한 고위관계자는 “가스공사가 연료전지용 천연가스를 공급하게 되면 주 배관망에서 연료전지가 들어설 수요지까지 망을 다시 깔아야 하는데 이때 이중투자가 교차보조문제를 더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가스공사 입장을 반박했다.

이어 그는 “이미 도시가스사는 전국의 어느 곳에 연료전지가 들어서더라도 공급할 수 있는 망을 이미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하면서 “도시가스사 마진을 운운하면서 경제성을 앞세워 가스공사가 직접 공급하겠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도시가스업계는 도매영역과 소매영역이 분명한데 이 영역을 넘어서려는 시도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발전용은 고압으로 가스를 공급해야 하는 탓에 가스공사에서 주배관망으로 직접 공급하고 있으나 연료전지용은 상황이 다르다고 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연료전지는 중압으로 공급해도 가능하기 때문인데 이미 발전단지 이외의 공간에 가동되고 있는 연료전지는 도시가스사로부터 공급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는 “연료전지용 가스를 가스공사에서 직접 공급하겠다는 것은 시장의 법칙을 어기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렇다면 굳이 도매시장과 소매시장을 나눌 필요가 뭐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밥그릇을 빼앗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라 그 동안 연료전지 보급에 가스공사가 기여한 것이 있느냐면서 감정적인 측면에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시가스사 관계자는 “(현재 발전단지 이외에 건설된 연료전지의 경우) 도시가스사가 직접 연료를 공급하고 있다”고 언급한 뒤 “연료전지 발전단가 70%가량을 차지하는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도시가스사가 일선에서 영업을 하고 경우에 따라 프로젝트에 투자를 하는 등의 노력이 연료전지를 이만큼이라도 보급하는 성과를 만들어내는데 일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료전지용 가스요금제 도입은 작게는 도시가스업계 숙원사업인 수요증대와 함께 국가적으로 연료전지 보급 확대란 대의를 갖고 있다”면서 “경제성뿐만 아니라 고객 접점에 있는 도시가스사 영업망을 이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소규모와 중규모의 연료전지 보급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가스공사가 도시가스사 만큼 영업망을 갖고 있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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