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울산복합화력 #4…지진보다 기준이하 운영 탓
멈춘 울산복합화력 #4…지진보다 기준이하 운영 탓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6.09.13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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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빈진동 설계기준 250㎛보다 낮은 100㎛에 운전
자체기준 초과한 월성원전…정밀점검 차 수동정지
월성원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발전소 정상가동 중

【에너지타임즈】경북 경주지역 내륙에서 역대 최고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여파로 울산복합화력 4호기가 잠시 가동을 멈췄고, 월성원전 1~4호기가 자체매뉴얼에 의거 정밀안전점검을 위해 수동으로 정지됐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발전소는 정상적으로 가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12일 17시 44분경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9km 지점에서 규모 5.1, 21시 32분경 이곳과 1km 떨어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지역에 규모 5.8 지진이 각각 발생했다. 규모 5.8 지진은 우리나라 지진관측 이래 가장 높은 규모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발전소 중 이번 지진여파로 대부분 정상가동 중이지만 울산복합화력 4호기가 잠시 가동을 멈췄다. 전진인 규모 5.1 지진이 발생하던 당시 터빈에 진동이 감지됐고, 터빈 등 주요설비를 보호하기 위해 자동으로 멈췄다. 울산복합화력 4호기는 13일 00시 23분경 발전을 재개했다.

다만 울산복합화력 4호기는 이번 지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가동을 멈춘 것이라기보다 발전운영측면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동정지 기준을 낮춰 운영하다보니 설계기준에 훨씬 미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자동으로 정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주)에 따르면 울산복합화력 4호기는 전진이 발생하던 당시 자동정지 진동기준을 설계기준인 250㎛(마이크로미터)보다 150㎛나 낮은 100㎛에 맞춰 운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는 100만/1m다.

울산복합화력 4호기의 터빈은 지난해 12월 발생했던 당진화력 9호기 화재원인이 됐던 것과 같은 기종으로 현재 동서발전은 이 문제에 대해 조치 중이었다.

동서발전 고위관계자는 “이번 지진으로 울산복합화력 4호기가 자동정지된 것은 사실이지만 터빈의 자동정지 진동기준을 크게 낮춰 운영했기 때문에 이번 지진에 자동으로 멈춘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혁 동서발전 홍보팀장은 “이번 지진으로 울산복합화력 4호기가 자동으로 정지됐지만 발전소에 아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월성원전 1~4호기는 지진발생 당시 정상적으로 운영됐으나 관련 매뉴얼에 의거 정밀안전점검을 위해 이날 23시 56분부터 수동으로 정지됐다.

한국수력원자력(주) 측은 일반적으로 원전은 설계기준 지진 값인 0.2g(중력가속도)에서 자동으로 정지되나 자체적인 정지기준인 0.1g를 초과한 월성원전 1~4호기를 수동으로 정지시켰다고 설명했다.

현재 원전본부별 지진 측정파형을 분석해 설계기준인 0.2g보다 작은 0.1g를 초과하는 원전은 4시간 이내에 가동정지 후 점검을 받도록 돼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지진행동 매뉴얼에 따라 위기경보를 발령해 긴급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나머지 원전은 0.1g 이하로 측정됨에 따라 정상적으로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또 수력발전과 양수발전도 이상 없이 정상가동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 간계자는 “월성원전과 신월성원전은 원자로에서 수직으로 지하 10km 지점에서 지진이 발생했다고 가정할 때 진도 6.5과 7까지 견디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측도 경주방사성폐기물처분장 지상시설과 지하시설 모두 정상적으로 가동 중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에 고강도 지진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 2000년대에만 규모 5.0 이상이거나 그에 육박하는 지진이 7차례나 발생했다. 지난 7월 5일 울산시 동구 동쪽 52km 해역과 2003년 3월 30일 규모 5.0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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