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발전 신개념 정부 3.0…환경오염물질 ‘이이제이’
서부발전 신개념 정부 3.0…환경오염물질 ‘이이제이’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6.05.2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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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발전 탈황설비 원료로 굴 껍질 활용하는 프로젝트 본격화
우수한 성능 이미 확인…연간 300억 원 신시장의 창출 점쳐져

【에너지타임즈】환경오염물질이 환경설비의 원료로 사용되는 새로운 개념의 정부 3.0 프로젝트가 본격화된다. 이른바 오랑캐를 이용해 다른 오랑캐를 통제하고 부린다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인 셈이다.

서부발전이 서해안과 남해안 해안 곳곳에 버려져 악취 등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굴 껍질을 석탄발전 환경설비인 탈황설비 원료로 사용하는 프로젝트를 본격화한 것인데 이 프로젝트는 작게는 굴 껍질 무덤이란 지역현안을 해결하는 동시에 국가적인 측면에서 광산개발을 줄여줌으로써 자연훼손을 억제하고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등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서부발전(주)(사장 조인국)은 태안군·군산대학교·영농조합 등과 서해안과 남해안 연안에서 양식돼 버려지는 굴 껍질을 현재 사용되는 탈황원료인 석회석을 대체할 수 있도록 탈황원료로 가공한 뒤 탈황원료로 사용하기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기술개발협약을 지난 25일 체결했다.

이 협약이 체결됨에 따라 서부발전은 군산대학교와 굴 껍질을 탈황원료로 만드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뒤 적합한 중소기업을 선정해 공정설계와 생산설비의 건설을 지원하게 된다. 태안군은 원활한 기술개발을 위해 관련 부지를 제공하고 굴 껍질을 수거하고 공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현재 석탄발전 환경설비인 탈황설비에 황산화물을 제거하기 위해 다량의 석회석이 탈황원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탈황설비를 거친 탈황원료는 탈황석고의 형태로 배출돼 건축자재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되는 기술은 탈황설비에 공급되는 석회석을 대신해 굴 껍질을 탈황원료로 가공하는 것. 결국 굴 껍질은 탈황설비를 운영하는 탈황원료로 한 차례 활용된 뒤 건축자재원료로 다시 활용되는 3차원적인 개념인 셈이다.

권유환 서부발전 발전처장은 “굴은 다른 어패류와 달리 생산현지에서 손질을 끝낸 후 껍질을 버리는 특징을 갖고 있다”면서 “지방자치단체가 톤당 6만 원 수준에서 처리하고 있으나 인근어민들은 처리비용을 아끼기 위해 몰래 투기하는 경우가 많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어필했다.

이어 권 처장은 “석탄발전 환경설비인 탈황설비의 탈황원료로 사용하는 석회석과 굴 껍질의 주성분이 유사하다는 것에 착안해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면서 “특히 현지 어르신들이 과거 묘 매장 때 석회석 대신 굴 껍질을 말린 뒤 뿌림으로써 시신의 부패를 방지했다는 얘기를 들었고, 어르신들은 이장할 때 일반 석회석을 뿌린 것과 달리 굴 껍질을 뿌렸을 때 보존능력이 탁월하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미 2년 전부터 크게 관심을 갖고 기초조사 등에 나섰으며, 조사결과 굴 껍질은 석회석광산에서 채굴한 석회석보다 우수한 탈황원료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이는 등 높은 성공가능성을 점쳤다.

특히 권 처장은 경제성과 관련 “굴 껍질을 탈황원료로 가공하는 1차원적인 접근에서 접근할 경우 경제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어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폐기비용이나 환경오염 등을 방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더 값진 경제성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또 “국가적인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서부발전 측은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어민은 굴 껍질 폐기물 처리비용 3억2000만 원을 절감할 수 있고, 원료판매수익 8000만 원 등 모두 4억 원에 달하는 안정적인 추가소득을 기대할 수 있으며, 서부발전도 탈황원료 구매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점쳤다.

현재 충남 태안군 연안에서 양식되고 버려지는 굴 껍질이 연간 4000톤에 이르고 전국적으로 30만 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국에서 버려지는 굴 껍질이 탈황원료로 사용될 경우 연간 300억 원의 새로운 시장 창출과 함께 석회석광산개발에 따른 자연훼손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13만 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어 신(新)기후체제에 대응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도 작게나마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조인국 서부발전 사장은 “공기업으로서 지역과의 상생을 위해 노력하다보니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면서 “에너지신산업 창출로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부발전은 개방과 소통으로 상생과 공유로 결실을 맺으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부 3.0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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