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위기…SK이노 동북아 협력관계 구축 방점
정유업계 위기…SK이노 동북아 협력관계 구축 방점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5.05.2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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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기업 간 협력관계로 위기 극복 추진
쉘 등 메이저와 공유할 수 있는 가능성 제시
비핵심자산 매각으로 투자재원 마련할 방침

【에너지타임즈】최근 국제유가 급락 등 정유업계가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해외기업 인수와 동북아 기업 간 협력관계로 위기의 상황을 극복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27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정유업계가 처한 위기를 극복할 방안에 대해 해외의 기업을 인수하거나 동북아시아 기업 간의 협력관계를 맺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과거 회사별로 시설을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한 뒤 “하지만 이제는 동북아에 있는 기업들이 정유업계의 위기의식을 공감한다면 설비공유 등과 같은 개념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원부족과 내수시장 한계로 어려움을 겪는 동북아시아 정유업계가 힘을 합칠 경우 구매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정 사장은 “현재 구상단계로 구체적인 것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유업계의 상황을 고려할 때 과거보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쳤다. 또 쉘 등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과 원유나 석유제품 등을 공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정 사장은 “일본의 경우 정유회사들이 서로 스크랩비율을 조절하는 등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SK이노베이션 역시 우리를 필요로 하는 파트너를 잘 찾아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뿐만 아니라 정 사장은 정유·화학 산업의 어려움과 더불어 외부환경에 의한 사업이 크게 흔들리는 현재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정 사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조금씩 에너지사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조짐이 보였으나 그것을 간과했기 때문에 지금의 위기가 닥쳤다”면서 “이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그는 “다행히 올해 1/4분기 경영실적이 좋지만 이는 알래스카의 여름처럼 반짝 호전으로 끝날 수 있다”고 우려한 뒤 “알래스카는 9월만 되도 눈이 내릴 정도로 추워지는 만큼 하반기에 정제마진이 줄어들어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정 사장은 올해 1/4분기 기준 6조8000억 원인 차입금을 올해 말 6조 원 아래로 낮추고 비 핵심자산 매각으로 투자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천석유화학 유휴부지와 포항물류부지 등 자산매각이 이뤄지고 있고 현재로써는 공개할 수 없지만 검토되는 것들이 있다”면서 “미래의 성장 축으로 삼을 게 아닌 부분이 있다면 국내 자산이건 해외자산이건 매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 사장은 자원개발부문은 본사를 미국으로 옮겨 관련 사업을 더욱 강화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지난해 인수한 오클라호마가 텍사스에 있는 셰일광구를 인근 지역으로 확장하는 등 북미 기반의 자원개발전문회사로 진화시키겠다는 복안을 설명했다. 또 미국 셰일가스 개발업체들이 재정압박으로 흔들리는 시기를 노려 인수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저유가 시대가 지속하면서 미국 셰일오일 기업들이 재무적 압박을 받고 있어 올 하반기 정도에는 우량자산을 싸게 살 기회가 올 것”이라면서 “불필요한 비용은 줄여나가면서도 필요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이밖에도 정 사장은 석유부문 관련 중국을 중심으로 한 사업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월 상업생산에 들어간 중한석화의 우한 나프타분해공장은 올해 1/4분기 836억 원 흑자를 내는 등 중국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한 뒤 “중국 사업 강화를 위해서는 최태원 회장의 지원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정 사장은 최근 경영효율화측면에서 실시한 특별퇴직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낸 뒤 당분간 추가적인 특별퇴직이나 인원감축 등의 계획은 없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또 상장을 준비 중인 SK루브리컨츠 이외에 나머지 5개 자회사에 대한 추가적인 상장계획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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