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반대그룹 재등장…장난? 고도심리전?
원전반대그룹 재등장…장난? 고도심리전?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5.03.13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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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개 한수원 내부자료 공개하면서 이번엔 금전까지 요구
백사장 모래 몇 알 팔아먹겠다는 건 터무니없는 장난 일축
한수원, 분석결과 일반문서이며 사이버심리전인 것으로 추정

【에너지타임즈】지난해 연말 자신이 한수원 해킹으로 입수한 내부문건을 유출했다고 주장한 해커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엔 내부문건을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금전까지 요구했다. 일부 원전전문가들은 협박의 수준이 원전을 잘 알지 못하는 어설픈 장난이란 주장과 함께 단순히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려는 어떤 집단의 고도심리전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다만 원전당국과 사업자 측은 이번에 공개된 내부문건에 대해 일반문서 수준이며, 현재까지 원전의 안전운영과 업무용 네트워크에 영향을 주는 어떠한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사이버심리전에 동요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기를 당부했다.

원전반대그룹(Who Am I)은 12일 14시 15분경 트위터에 게재한 ‘대한민국 한수원 경고장’이란 글을 통해 ‘지난해 바이러스 7000여개를 찾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축하드린다. 나머지 9000여개는? 찾았는가? 9000여개의 바이러스들이 무슨 명령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바이러스들이 원전에서 연락이 왔네요. 빨리 바이러스를 찾아서 축하를 한 번 더 받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러면서 그들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당시 한수원 해킹공격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크리스마스를 무난히 넘긴 것은 국민들의 안전이 소중해서... 우리가 너무 조용히 있었네요. 이번에는 한수원 입장도 생각해서 자료를 선물로 드릴께요’라면서 10여개에 달하는 한수원 내부문건을 공개했다.

또 원전반대그룹은 ‘돈이 필요하다’면서 ‘북유럽과 동남아, 남아메리카 여러 나라들이 원전 자료를 사겠다고 하는데 자료를 통째로 팔았다가 박 대통령님 원전수출에 지장이 될까봐 두렵네요’라고 금전을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윤상직 산업부 장관에게 ‘윤 장관 시간을 조금 줄테니 잘 생각해 보세요’라며 ‘대통령 보좌를 잘하셔야 하지 않겠나요’라고 협박성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또 ‘우리도 여기서 끝낼까 한다. 몇 억 달러 아끼려다 더 큰 돈 날려 보내지 말고 현명한 판단하시길 바란다. 요구에 응할 용의가 있으면 장소와 시간은 정부 측에서 정해 달라’고 메일주소를 남겼다.

이밖에도 원전반대그룹은 자신들의 해킹실력을 과시하려는 듯 지난 설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박 대통령의 통화 요약기록이란 파일을 함께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원전전문가들은 이번에 공개된 자료를 다른 나라에 팔겠다는 것과 공개적으로 금전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장난 아니면 사회를 혼란시키기 위한 고도심리전일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럽게 점쳤다. 또 그러면서도 이날 공개된 자료에 대해 어떤 경로든 유출된 것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원전업계 한 전문가는 “이들이 북유럽과 동남아, 남아메리카의 여러 나라에서 원전자료를 사겠다고 한다는데 그 소리를 듣고 순전히 엉터리 같은 놈”이라면서 “원전의 방대한 기술자료 중 모래알 몇 개 같은 것을 누가 사겠다고 했다는 것인지”라면서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원전설계 관련 한 전문가는 “원전의 방대한 자료는 낟알이 아니라 하나로 뭉쳐 있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인데 이들이 제시한 자료는 자료로써의 가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자료를 입수하더라도 하등의 쓸 곳이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은 단순히 사회혼란을 조장하려는 차원이란 주장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공개적으로 자료를 공개하고 금전을 요구했다는 점에 근거를 두고 있다. 또 이들이 사용하는 말투도 신빙성을 주지 못한다는 것도 이유 중 한다.

한편으로 이 같은 자료가 유출된 것에 대해 해킹이 아니더라도 철저하게 자료를 관리하지 못한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경우도 있었다.

한수원 측도 이날 공개된 자료에 대한 분석결과 이 자료는 아래아한글(1개)과 동영상(1개), 프로그램파일(2개), 그림파일(8개) 등 12개로 공개된 고리원전 1호기 계통도면과 성능분석자료, 안전해석소개용 전산화면 등은 지난해 연말 다섯 차례 공개된 일반문서 수준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특히 한수원은 이번 자료 공개자 또한 지난해 연말 사이버공격자와 동일범으로 추정되며 과거에 수집한 자료를 가지고 계속 사이버심리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이번 자료 공개에 대해 대검찰청 등 수사기관에 추가로 수사를 즉시 요청했다.

원전당국도 원전반대그룹이란 집단이 과거 수집된 자료를 갖고 계속 사이버 심리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이어한 사이버심리전에 동요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기를 당부하면서 평상시와 같이 정상적인 근무를 하면서 원전안전점검 강화와 비상연락체계 유지 등 원전운영안전에 대한 경계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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