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노사 선물발언 ‘진실게임’
가스공사 노사 선물발언 ‘진실게임’
  • 송승온 기자
  • ssr7@energytimes.kr
  • 승인 2009.01.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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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노조, 녹취록 증거로 ‘먼저 언급했다’ 주장
명예훼손으로 고소준비… 노사간 법정공방 불가피

주강수 가스공사 사장이 최근 열린 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 ‘노조가 선물을 요구했다’는 발언이 업계에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가스공사 노조가 이와 관련된 녹취록을 공개하며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함에 따라 이 문제는 결국 법정 공방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논란의 핵심은 지난달 31일 모 일간지에서 가스공사 노조가 주강수 사장에게 선물을 요구했다는 것.

이 보도에 따르면 주 사장이 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 노조 대표로부터 자진 사퇴하라는 요구에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노조가 ‘사장이 됐으면 선물을 달라. 관행 아니냐’고 말하자 주 사장이 ‘난 선물을 줄 게 없다. 원칙적으로 일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내용이 보도되자 가스공사 노조는 주강수 사장의 발언은 전혀 사실 무근이고 오히려 선물 발언은 주강수 사장 쪽에서 먼저 발언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근거로 노조는 지난해 10월 15일 현대인재개발원에서 가진 면담 녹취록을 제시했다.

본지에서 입수한 이날 녹취록에 따르면 주강수 사장은 “사장이 처음 왔으니까 선물을 줘야 될 것 아니냐, 그런 말씀하신 적 있습니까, 없습니까”라고 가스공사 노조측에 묻자 이에 노조는 “그런 말은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주 사장은 “그럼 내가 (선물)얘기를 잘못 들었구만... 그건 내가 잘못 들은 거고 새로 오셨으면 선물을 드려야지 될 거다. 이런 식으로 주변에서 얘기를 한 모양이에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여러분하고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아주 다른 생각을 하는 겁니다. 여러분들은 저를 능력이 없다 이렇게 얘기하지 않습니까, 저는 저 자신이 선물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 녹취록과 관련해 노조 관계자는 “가스공사 사장 선임과정 중 1차 공모에서 서류심사 탈락 등 다른 후보자에 비해 객관적으로 함량미달 아니냐는 문제제기에 주 사장이 자신을 선물로 생각할 정도로 자격이 있다고 답변하기 위해 본인이 먼저 선물 얘기를 꺼낸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 동안 주 사장과의 공식 면담은 단 한차례 있었다”며 “당시 노조에서는 일체 선물 발언을 하지 않았고 어떤 강압적인 분위기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가스공사 노조는 보도한 매체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이미 제소했고 주 사장에 대한 명예훼손죄로 검찰에 고발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한 상태라고 지난 6일 밝혔다.

가스공사 고위 관계자는 지난 8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우선 깊어진 가스공사 노사간 갈등의 실마리를 푸는 해법은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갈등의 골이 더 깊어져 서로 돌아올 수 없는 마지막까지 가는 것보다 화합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찾아 천연가스의 안정적인 공급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그는 노조에서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면 자의든 타의든 어쩔 수 없이 사측은 대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가스공사 노사의 공식면담 녹취록 중 (2008. 10. 15)>

[주강수 사장]
그리고 저 자신을 어느 정도로 생각하느냐 하면
저는 뭐 그렇게 얘기를 하셨는지 모르겠는데
사장이 처음 왔으니까 선물을 줘야 될 거 아니냐
그런 말씀 하신 적 있습니까, 없습니까?

[노조측]
그런 말은 한 적이 없는 데요

[주강수]
그럼 내가 얘기를 잘 못 들었구만
그건 내가 잘 못 들은 거고
새로 오셨으면 선물을 드려야지 될 거다.
이런 식으로 주변에서 얘기한 모양이에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여러분 하고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아주 다른 생각을 하는 겁니다.
여러분 들은 저를 능력이 없다 이렇게 얘기하지 않습니까?
저는 저 자신이 선물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겁니다.
저 자신이 누구보다도 이 회사를 잘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아 그러니까 그 만큼 생각이 틀리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제 옳고 그름으로 생각하면 그건 판단을 하시는 거고
저 자신은 생각을 그렇게 생각을 한다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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