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슐럼버저’를 만들자
한국의 '슐럼버저’를 만들자
  • 윤병효 기자
  • ybh15@energytimes.kr
  • 승인 2008.12.1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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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녕 서울대 교수 “자원개발 기술서비스산업 육성 시급”
현재 국내 업체 전무… 외국 기업 이용으로 국부 유출 우려

우리나라의 자원개발 산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끌기 위해선 자원개발분야의 기술서비스산업이 동반 육성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7일 열린 해외자원개발 심포지엄에서 허은녕 서울대 교수는 ‘자원개발 기술서비스산업의 산업화 육성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이 해외에서 자원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국내의 기술서비스 업체가 전무해 업체들이 어쩔 수 없이 외국 업체들과 사업을 해야 하는 상황”며 “이로 인해 국부유출은 물론 자원개발 산업의 발전에 한계가 있으므로 시급히 국내 기술서비스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원개발분야의 기술서비스 산업이란 자원개발사업의 세부사업인 탐사, 시추, 평가, 운영 등에 관한 전문기술과 경영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말하는 것으로 ▲현장에서 탐사시추 등에 관한 전문적인 서비스 제공 (탐사, 자료처리, 시추, 생산, 자원처리, 장비임대, 장비생산) ▲사업평가와 투자자문 등 평가서비스 제공 (매장량 평가, 사업평가, 투자자문, 법률자문) ▲자원개발사업 전체의 실질적 운영 담당, 전문적인 운영서비스 제공 등이 있다.

허 교수는 기술서비스산업 육성의 필요성에 대해 “석유의 경우 현재 기술로 채굴가능한 광구가 고갈되고 있지만 업계에선 아직도 몇 백 년은 쓸 수 있는 양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미래에는 여기에 필요한 개발기술과 비재래석유개발 등 고급개발기술을 필요로 하는 사업의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자본력이 필수인 E&P 산업만으로는 국내산업의 확대에 한계가 있다”며 “자원개발사업의 효과적인 수행을 위해 E&P 산업과 기술서비스산업이 공조를 이뤄 자원개발산업의 풀사이클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교수는 기술서비스산업의 대표적 기업으로 슐럼버저(Schlumberger)를 예로 들면서 “이 회사는 연간 15조원의 매출과 8만4000명의 고용, 7억2800만달러의 연구개발비용을 창출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선진국형 서비스 기업”이라고 소개하며 “한국의 슐럼버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기술서비스 산업의 육성을 위해선 ▲지경부의 심사 등을 통한 전문서비스기업 인증제도 도입 ▲에특 융자사업을 중간마다 재평가하는 등의 기술서비스 업체 지정 ▲기술수요자와 공급자간의 협력을 유인할 협의회 신설 ▲매장량 정립 등 기술서비스 표준화와 상용화 ▲대학과 연구기관 지원을 통한 인력양성 ▲해외기업의 인수합병을 통해 단기간 국내 기술력 제고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제조 기술을 갖고 있으므로 여기에 시추기술을 더한다면 세계 최고의 자원개발기술을 보유할 수 있다”며 “몇몇 선박제조 기업이 기술서비스 분야로 진출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기업이 안심하고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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