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절실할 때 찾아온 LG '박경수 효과'
[야구]절실할 때 찾아온 LG '박경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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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9.0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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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은 "박경수가 있어야 내야가 안정이 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LG 내야진에서 박경수가 갖는 존재감은 무척 크다. 타격이 좋지 않은 박경수가 중용되는 이유도 수비 때문이다.

반면 타격은 특출난 수비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 올 시즌 71경기에 출장한 박경수의 타율은 0.206. 방망이만 보면 낙제점에 가까운 수준이다.

아쉬운 타격으로 속을 썩이던 박경수가 모처럼 펄펄 날았다. 어쩌면 LG의 운명을 결정할 수도 있는 중요한 경기였기에 그의 활약은 더욱 빛났다.

박경수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아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2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평범보다 조금 좋은 기록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영양가는 만점짜리였다.

1회말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난 박경수는 1-2로 끌려가던 3회 1사 1루에서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렸다. 1루 주자 정성훈이 무리한 주루 플레이로 타점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긴장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

박경수는 5회 1사 1루에서 깔끔한 중전 안타로 멀티히트를 달성한 뒤 박용택의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 때 3루에 안착했다. 이 사이 2루 주자 손주인이 홈을 밟아 스코어는 2-2 동점이 됐다.

1사 1,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는 이병규(7번)였다. 이병규의 타규는 우익수 민병헌의 정면으로 향했다. 짧은 타구였기에 박경수가 홈으로 파고 드는 것은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박경수는 홈 쇄도를 선택했다. 박경수는 민병헌의 송구가 약간 빗나간 틈을 타 빠른 슬라이딩으로 세이프 판정을 이끌어내며 팀에 3-2 리드를 안겼다.

6회에는 간접적으로 쐐기 득점에 관여했다. 두산 더그아웃은 2사 2,3루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박경수를 걸렀다. 사실상의 고의사구였다. 앞서 날선 타격감을 보였던 박경수이기에 박용택과의 승부를 택했다.

하지만 두산의 판단은 실패로 돌아갔다. 박용택은 2루수 옆을 스치는 2타점짜리 우전 안타로 5-2를 만들었다. 박경수의 볼넷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득점이었다.

결국 경기는 LG의 5-3 승리로 막을 내렸다. 3타점을 올린 박용택과 역투를 선보인 류제국 만큼은 아니었지만 박경수 역시 1승에 단단히 한 몫 했다.

경기 후 1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LG 팬들은 한목소리로 박경수의 이름을 외쳤다. 수훈선수 인터뷰를 위해 단상에 올라온 박경수는 잠시 이를 지켜보다 모처럼 느끼는 감정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누구보다 박경수의 활약에 반색한 이는 양상문 감독이었다.

"중요하고 어려운 경기였는데 베테랑을 포함한 모든 선수들의 승리하고자 하는 힘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류제국이 실점 후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며 소감을 전하던 양 감독은 "특히 그동안 마음고생이 많았던 박경수가 승리의 큰 요인이 됐다"고 칭찬했다.

절실할 때 나온 박경수의 활약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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