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차두리 "4년 전 징징대던 손흥민, 이제는 쳐다도 못 봐"
[축구]차두리 "4년 전 징징대던 손흥민, 이제는 쳐다도 못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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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9.0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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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아시안컵 당시 징징대던 손흥민, 이제는 (내가)쳐다도 못보게 됐다."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게 된 차두리(34·서울)가 대표팀의 중심으로 성장한 손흥민(22·레버쿠젠)에 대해 소회를 털어놨다.

차두리는 3일 오후 경기도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대표팀 소집 이틀째 공식 훈련을 앞두고 손흥민이 많이 변했다며 대견해 했다.

그는 "4년 전 아시안컵 때 B팀에서 훈련한다고 삐쳐서 징징대던 손흥민인데, 이제는 내가 얼굴을 쳐다도 못 볼 정도의 위치가 됐다"면서 "오늘 여기 오는 길에도 나를 기다리게 했다"고 너스레를 떨어 취재진을 웃음짓게 했다.

차두리는 "손흥민이 이제는 어깨 펴고 당당히 인터뷰도 하는 것이 굉장히 보기 좋고 기특하다"면서 "하지만 스타 대우를 받는 것도 좋지만 결국 운동장 안에서 얼마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 자신도 그것을 알고 있고, 남은 2경기에서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두리는 2011년 11월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레바논과의 경기 이후 약 3년 만에 대표팀에 다시 합류했다.

그는 "(오랜만의 대표팀 복귀가)아직은 많이 어색하다. 내가 여기에 와도 되는지 하는 생각도 든다"면서 "그러나 대표팀에 들어온 이상 선수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축구의 분위기도 그렇고 K리그 분위기도 그렇고(좋지 않은데),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감독님은 없지만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차두리는 16년4개월 간 대표팀을 오간 이동국(35·전북) 다음으로 국가대표 생활을 오래 했다. 2001년 11월8일 세네갈과의 친선경기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단 뒤 12년 넘게 대표팀 생활을 하고 있다. 오랜 경험만큼이나 현실 판단 능력은 냉정했다.

그는 베네수엘라(5일)·우루과이(8일)와 치를 A매치 2경기에 대해 "지금 상황에서 이기는 경기, 질이 좋은 경기를 기대하는 것은 조금 어렵다. 선수단 사기도 그렇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그렇고, 감독도 아직 없다는 것이 팀 분위기에서는 굉장히 어수선할 수도 있다"고 냉정한 판단을 했다.

이어 "승패를 떠나서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축구팬들도 설령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인정해주고 열심히 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어느덧 대표팀 최고참이 되니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도 많았다. 해설자로서 브라질월드컵 알제리전 대패의 상황을 바라보며 선배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 할 정도로 한국 축구에 대한 애착이 강한 그다.

그는 "나이 들어서 후배들의 눈을 바라보면 이제는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 (기)성용이의 경우 굉장히 당당하고 거칠것이 없고, 반면 소속팀에서 조금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은 눈빛이 조금 약하다"면서 "무엇이라도 더 해주고 싶고, 도와주고 싶고, 챙겨주고 싶은 것이 선배의 마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 역시 해외에서 한창 잘 나갈 때 대표팀에 차출된 경험도 있고, 소속팀에서 경기를 못 뛰던 때에 들어온 적도 있다. 개개인의 상황은 다르지만 여기에 온 것은 모두가 잘 해서 온 것이다. 거기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자신감을 살려 준비를 한다면 분명히 2경기에서 많은 축구팬들이 원하는 과정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고참에 대한 역할을 묻는 질문에 그는 "대표팀에서 고참은 경기력이 안되면 감독과 팀에 굉장한 짐이 된다.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경기력을 100% 발휘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 그 다음에 팀 상황, 경기 상황에 따라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태극마크가 선수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는 "동기부여의 시기는 조금 지난 것 같다. (앞으로 선수생활을)얼마나 길게 할지 모르기 때문에 그저 축구 인생에 있어 큰 선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마지막 선물을 감사히 받으면서 돌려줄 수 있는 것은 돌려주는 것이 내 몫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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