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그린히트 프로젝트! 지역난방공사 민영화 늪?
수도권 그린히트 프로젝트! 지역난방공사 민영화 늪?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4.08.1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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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공연구원, 규모 줄이고 지방정부 중심으로 추진해야 주장
지역난방공사 정체성 의문으로 민영화 압박에 더 취약해질 수도
수도권 열 배관망을 잇는 이른바 수도권 그린히트 프로젝트가 중앙정부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 규모를 줄여 지방정부 주도로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역난방공급기관인 지역난방공사가 이 프로젝트로 정체성을 잃어 민영화 압박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기도 했다.

18일 사회공공연구원이 발표한 ‘열에너지 국가정책 비판과 수도권 난방에너지의 공공적 대안’이란 제목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그린히트 프로젝트는 유사 해외사례와 비교했을 때 지나치게 대형 사업이란 점과 중앙정부 주도하에 진행되는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 보고서는 수도권 그린히프 프로젝트 참고사례로 언급된 덴마크 코펜하겐과 트라이앵글의 경우 지역크기와 인구규모가 작은 것으로 확인됐고, 유럽연합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핀란드 헬싱키도 작은 지역에서 효율적으로 운영됐던 사례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수도권과 유사한 규모의 런던에서 진행됐던 사업도 난방수요부족문제로 축소됐다는 점이 오히려 정책적 시사점이 클 수 있다고 제시했다.

송유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수도권 그린히트 프로젝트는 열에너지를 사용하는 시대적 경향에서 올바른 방향의 사업”이라면서도 “유사한 해외사례와 비교했을 때 지나치게 대형 사업이란 문제점과 해외사례에 견줘볼 때 지방정부에 의해 자율적으로 진행된 열에너지사업인데 반해 중앙정부 주도하에 진행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보고서는 에너지정책의 패러다임을 기존 ‘주전종열(主電從熱)’에서 ‘주열종전(主熱從電)’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 열에너지가 기본적으로 지방재이기 때문에 지방정부 중심의 사업추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지역난방공사가 신규 집단에너지사업을 통한 사업 확대가 아니라 수도권 그린히트 프로젝트를 통한 사업 확대에 치우칠 경우 지역난방공사의 민영화 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대기업에 의한 도시가스·지역난방의 지역별 분할·독점이 강화되고 있다고 언급한 뒤 지역난방공사는 이명박 정부의 민영화 계획에 의거 2009년 이후 신규 지역난방사업권을 1건도 수주하지 못했다면서 지역난방공사 민영화가 계속 추진될 소지가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난방공사는 최근 새로운 사업으로 수도권 그린히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공적인 지역난방공급자로서의 역할에서 벗어난 이 같은 방식의 사업 확대는 이 기관의 정체성에 의문을 던져 앞으로 민영화 압박에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송유나 연구위원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민간에너지대기업에 의한 액화천연가스(LNG) 계열화가 강화되고 수도권 집단에너지사업의 지역별 분할·독점 구조화, 지역난방공사의 민영화 시도가 지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이어 그는 “액화천연가스 계열사업의 민영화가 완성되는 이 구도 속에서 공적영역에서 제한적으로나마 보장하는 천연가스 수급조절과 도시가스 도소매, 지역난방가격 안정 등의 여지가 줄어들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수도권 그린히트 프로젝트는 지난해 12월 지역난방공사가 산업통상자원부의 위탁을 받아 발주한 ‘수도권 Green Heat 프로젝트 연구용역’을 안진회계법인·한국지역난방기술(주)이 연구용역을 추진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추진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지역난방공사가 도매사업자로 참여해 수도권 내 광역 열 네트워크를 구축한 뒤 열원을 생산하는 시설로부터 저렴하게 열원을 공급받아 소매사업자에게 이 열원을 공급하는 것. 특히 지역난방공사는 저렴하게 열원을 공급받음으로써 소매사업자에게 공급하고, 소매사업자는 일정수익을 보장받아 지역난방공사의 지역난방요금 수준으로 고객에게 열원을 공급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연구용역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내 인천복합화력(중부발전)·신인천복합화력(서부발전)·신인천복합화력(남부발전)·포스코복합화력(포스코에너지) 등에서 연간 870만Gcal, 현대제철·동국제강 등에서 81만Gcal 등 총 1137Gcal 열원이 발생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수도권의 열 수요는 303만Gcal(32만 세대)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입주 20년이 경과한 공동주택 중 단지 간 500미터 이내 5000세대 이상인 클러스터가 가능한 잠재 열 수요는 437만Gcal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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