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전계통전압 22.9kV 단일화시대 열려
배전계통전압 22.9kV 단일화시대 열려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08.09.1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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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서울 지역의 배전계통 정비 끝으로 44년 만에 완료
일본 대비 42조원 비용절감…매년 5000억원 원가절감 효과
한국전력공사가 44년 만에 배전계통전압 22.9kV 단일화 프로젝트를 완료함에 따라 전력손실을 감소시키고 효율이 좋은 전력을 수송하는 등 값싸고 질 좋은 전력을 고객들에게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한전에 따르면 1960년대 우리나라 배전계통전압은 전력산업 초창기 지역별 전력사용량에 따라 전력회사들이 그에 맞는 배전계통전압을 채택해 운영했기 때문에 3.3kV, 5.7kV, 6.6kV, 11.4kV, 22kV 등 다양했다. 당시 전력회사는 조선전업과 경성전기, 남선전기 등이다.

그러나 지난 1961년 이들 전력회사가 하나로 통합돼 한국전력공사로 발족됐고 이후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전력수요 급성장에 따른 전력의 공급능력 부족과 1965년 제정된 농어촌 전기공급사업촉진법 시행으로 공급여력 확보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배전계통전압 22.9kV 단일화 프로젝트가 국책사업으로 추진됐다.

그 일환으로 한전은 1964년 당시 미국 국제개발처(AID) 차관사업으로 EBASCO사(GE의 전기채권주식회사) 기술용역을 받았고 그 결과, 22.9kV의 배전계통전압을 도입할 것을 권고 받았다. 1965년 대구지역을 대상으로 이를 시범적용하면서 배전계통전압 22.9kV 단일화사업이 시작됐다.

이 프로젝트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배전계통전압을 상위전압으로 높여 단일화하면 배전계통전압의 체계 단순화로 자재와 공법, 계통 운영기술 등을 표준화시켜 소비자에게 값싸고 질 좋은 전기를 공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높은 배전계통전압으로 전력손실을 감소시키고 효율이 좋은 전력을 수송할 수 있어 동일한 전선으로 더 큰 용량의 전력 공급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가 활기를 띄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74년 국산자재를 개발해 활용할 수 있게 된 시점. 국산화에 힘 입어 이 프로젝트는 1989년 기술적으로 어려웠던 서울 일부 도심지역과 제주지역을 제외한 전국의 배전계통전압을 모두 22.9kV로 전환했다.

이후 한전은 관련 기술의 꾸준한 연구개발로 지질특성상 어려움이 있던 제주지역을 지난 2003년에 먼저 전환시켰고 지난 6월 서울 중심부 지역의 배전계통 정비를 끝으로 40여 년에 걸친 전국의 배전계통전압 22.9kV 단일화사업을 모두 완료할 수 있게 됐다.

이 프로젝트는 장기간에 걸쳐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할 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여러 가지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일본과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성공적으로 완수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한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배전계통전압 22.9kV 단일화사업의 경우 44년의 기간과 2조1000억원(현재 가치 환산기준)의 막대한 투자비와 연간 260만명에 달하는 인원이 투입된 대형 정책사업이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 의미는 일단 배전계통전압을 22.9kV로 단일화됨에 따라 배전선로 공급능력 증가로 신규설비 건설투자비가 그 만큼 절감돼 이웃나라 일본의 배전계통전압인 6.6kV 대비 35조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전력손실 감소에 따른 원가절감으로 단일화사업 기간 중 총 7조원이 절감됐으며 앞으로도 매년 5000억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

한편 한전은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유·무형 효과 세부분석으로 사업성과를 좀 더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전국에 산재돼 있는 사업추진관련 자료를 수집해 내년 중 배전계통전압 22.9kV 단일화 백서를 발간하고 전력산업계 유공자에 대한 정부 포상도 추진할 계획이다.

<용어설명>
배전계통전압?
배전계통(配電系統)이란 발전소에서 생산돼 송전계통(送電系統)으로 온 높은 전압의 전기를 전기사용자 부근 변전소(變電所)에서 적정 수준의 전압으로 낮춰 사용자에게 분배하는 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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