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공기관장 중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허증수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이 잔여임기를 두고 최근 자리에서 물러났다. 또 정승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과 안승규 한국전력기술(주) 사장, 강승철 한국석유관리원 이사장 등이 사의표명을 했다. 이들은 전형적인 MB인사로 분류됐다는 공통의 특징을 갖고 있다. 새 정부의 국정철학에 의거 적잖은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김문덕 한국서부발전(주) 사장은 이미 임기를 끝낸 상황이지만 거취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또 앞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에너지공공기관장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냉철하게 상황을 살펴보자. 이 문제는 비단 에너지공공기관장 개인문제가 아니다. 이들 기관장은 한 기관의 수장으로 이들의 행보가 해당 기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당연한 일이다. 이미 기관이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삼삼오오(三三五五) 직원들이 모이면 기관장의 거취문제에 대한 불필요한 언쟁뿐만 아니라 낭설까지 생산하기도 한다.
기관장 거취문제가 불투명하다보니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추진여부도 불투명해지는 상황까지 재연되고 있다. 거취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기관장은 책임질 수 없는 프로젝트를 추진할 개연성을 얻지 못하는 동시에 직원도 굳이 무리하지 않는 이른바 수동적인 조직의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다반사다.
새로운 정부가 공공기관장 인선작업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 탓이다. 교과서적 기준만 제시했을 뿐 공공기관장 거취문제를 결정지을만한 명백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해 생긴 갈등이다.
한간에는 정부의 경영평가 결과에 의거 기관장의 거취문제를 결정지을 것이란 소문만 무성하다. 이것도 공공기관장 거취문제를 결정짓는 기준으로 보기 어렵다. 소문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부의 공공기관장 인선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스스로 물러난 기관장의 후임 인선작업도 난항이다. 정부의 기준이 제대로 설정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추진될 경우 논란의 여지는 분명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설령 새로운 정부가 공공기관장 거취문제에 대한 명쾌한 기준을 갖고 있더라도 공개되지 않으면 기준으로 보기 어렵다. 이미 청와대 인선작업부터 잡음이 끊임없이 일지 않았던가. 이 과정이 논란을 과열시키는 것을 막을지 몰라도 바람직한 인선작업은 될 수 없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선작업을 마무리 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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