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발전소 문화사업, 영화상영으로 될까
<기자의눈> 발전소 문화사업, 영화상영으로 될까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1.04.2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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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발전소 대부분은 오지에 위치하고 있다.

수도권과 대도시로 불리는 대구나 대전 등 지방과의 문화적 괴리감은 상상할 수 없도록 극명하다. 그렇다면 발전소가 위치한 지역은 오죽할까. 지방출신인 기자도 이런 괴리감에 시달리다 서울로 상경하면서 문화적 혜택을 받은 사람 중 하나다.

연극을 좋아한 기자는 지자체 차원에서 가뭄에 콩 나듯 열리는 공연만 볼 수 있었다. 시민회관이란 넓은 공간에서 공연이 이뤄지다 보니 연극의 매력인 배우들의 표정연기를 읽기는 힘들다. 모노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도 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돈이 있어도 받을 수 없는 게 문화적 혜택이다.

가정의 달, 크리스마스 등 때가되면 발전소에서 이상한 보도자료가 들어온다. 문화적 혜택으로부터 소외된 지역주민을 상대로 최신 영화를 상영, 큰 호응 받았다는 것.

속보인다. 물론 오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이야 영화 한 편 보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읍·면에만 가도 소규모 영세 극장을 볼 수 있다. 가전제품의 발전은 집안에서 영화관 같은 분위기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이뿐인가. 아무리 최신영화라지만 몇 년 지나면 명절마다 TV로 방영된다. 결론적으로 영화를 통한 문화적 혜택을 누리는 건 부족함이 있지만 어느 정도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이 사업에 어차피 비용과 인력이 소요된다. 그렇다면 지역주민들이 제대로 된 문화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해 보는 건 어떨까. 세계적인 유명인사라면 더할 나위 없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 대학이나 길거리 공연 등으로 전전긍긍하는 예술가를 초청하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과장되지 않고, 진솔한 예술의 세계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문화체험, 발전소와 지역주민들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다음에 기자는 지역주민에게 문화적 혜택을 주고 예술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사업을 추진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받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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