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대란 속 양수발전 효자노릇 ‘톡톡’
전력대란 속 양수발전 효자노릇 ‘톡톡’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1.01.2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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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전력수요 당일 325만kW 가동…예비전력 확충
‘소방수’ 별명에 걸맞게 주파수 조절로 전력품질 유지
당일 최대 SMP 적용 받아 수익률도 덩달아 ‘고공행진’
[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 한반도에 100년 만에 찾아온 한파로 전력대란이란 수식어가 붙을 만큼 전력수급이 불안한 가운데 그 동안 가동률이 낮아 뒷전으로 밀려났던 양수발전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12시 최대전력수요가 7314만kW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요관리와 공급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등 전력수요를 줄이고 공급능력을 늘렸지만 예비전력이 404만kW에 근접하는 등 전력수급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 가운데 예비전력 400만kW의 가이드라인을 지킨 일등공신으로 양수발전이 손꼽혔다. 올해부터 한수원으로 이관돼 운영되고 있는 양수발전소는 ▲무주양수 1·2호기(30만kW×2기) ▲산청양수 1·2호기(35만kW×2기) ▲삼랑진양수 1·2호기(30만kW×2기) ▲양양양수 1∼4호기(25만kW×4기) ▲청송양수 1·2호기(30만kW×2기) ▲청평양수 1·2호기(40만kW×2기) 등이다. 발전설비용량만도 총 390만kW에 달하며, 원전 4기(100만kW급)에 맞먹는다.

최대전력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던 당시 양수발전 중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 양양양수 4호기와 청평양수 2호기를 제외한 총 325만kW의 양수발전설비가 가동되면서 전력공급능력을 끌어올렸다. 단순계산으로 이 발전설비가 가동되지 않으면 예비전력이 100만kW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양수발전은 대형발전설비 고장이나 불시정지에 대비한 발전전원으로 건설됐으며, SMP(System Marginal Price, 계통한계가격)가 낮은 밤에 하부댐에서 상부댐으로 양수한 뒤 전력수요가 높을 때 떨어지는 물의 낙차를 이용해 가동하는 발전전원. 원전이나 화력발전설비와 달리 가동과 동시에 전력이 생산되기 때문에 ‘소방수’란 별명을 갖고 있다.

특히 이번 전력대란에서 안정적인 전력공급이란 역할도 했지만 주파수를 조정, 고품질의 전력을 생산하는데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전력이 떨어지면 주파수 조정이 어려워 전력의 품질이 떨어질 수 있지만 양수발전이 적재적소에 출력증감으로 주파수를 조절, 전력품질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력업계는 평가했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양수발전은 가동률이 낮아 비효율적인 발전설비라는 비난을 받으면서 골칫거리로 전략한 바 있다”면서 “이번 전력대란으로 양수발전의 역할을 톡톡히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잇따른 한파에 양수발전설비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대거 가동되면서 최대전력수요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한파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근거, 양수발전설비의 가동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양수발전 가동에 따른 수익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됐다. 양수발전설비는 지난해까지 한국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주) 등 발전5사에서 운영됐으나, 지난 2010년 8월 ‘전력산업구조 발전방안’에 의거 올해부터 한국수력원자력(주)에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 양수발전설비는 입찰에 의거 가동되면 당일 SMP 평균, 급전지시에 의거 가동되면 당일 최고 SMP를 적용 받았으나 올해부터 입찰이나 급전지시 등 양수발전설비 가동만으로 당일 최고 SMP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사상 최대전력수요를 기록했던 17일 기준 SMP는 144.74원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한수원 관계자는 “표면상으로 양수발전설비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한수원이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야간에 양수하는 비용이 높아 남들이 생각하는 만큼의 수익은 거둘 수 없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심야에도 전력수요가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아 SMP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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