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표 녹색성장, 전문가들로부터 혹평
MB표 녹색성장, 전문가들로부터 혹평
  • 윤병효 기자
  • ybh15@energytimes.kr
  • 승인 2010.03.1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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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들, 세부적 연구 없이 청사진 난무 지적
아토피 치료 등 무분별 연관은 의미만 퇴색시켜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이 구호만 요란할 뿐 실질적 연구들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4차 국정성과평가 전문가 토론회’에서 허은녕 서울대 교수는 “정부가 선도적으로 수립한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은 세계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지만, 국내 연구진들이 세계 학술대회에 나가 관련 논문을 발표한 사례는 거의 보지 못했다”며 정부 정책이 연구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그 예로 철도산업 육성과 가스차량 확대 계획을 들었다.

정부가 미래 녹색교통수단으로 철도산업을 육성한다고 발표했지만 타 교통 수단과 비교한 연구가 거의 보고된 바 없으며, 환경부의 가스차량 확대 계획도 세밀한 논의 없이 허술하게 만들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길주 한국연구재단 본부장도 녹색산업과 관련한 연구 성과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문 본부장은 “녹색성장을 국가 아젠다로 채택한 것은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핵심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연구 성과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문 본부장은 “녹색성장 선도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선 국격에 맞는 연구결과들이 나와야 한다”며 “연구자들을 양성하는 문제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마다 무분별하게 녹색성장과 연관돼 수립되고 있는 정책들이 오히려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원훈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부원장은 “보건복지부의 아토피 치료도 녹색성장 정책으로 분류돼 있다”며 “물론 큰 차원에서 보면 분류가 가능하겠지만 무분별하게 연관시키는 것은 오히려 녹색을 흐리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2년차를 맞은 이명박 정권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평가하는 자리로, 토론 패널로 에너지경제연구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교통연구원, 환경정책평가연구원 등 국가 연구기관의 연구원들이 참가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인사말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이 세계 경제의 화두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선진국에 비해 기술력이 모자라지만 국가 아젠다로 채택한 만큼 앞으로 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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