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발전 사장 인선작업…면접점수 입맛대로 수정
서부발전 사장 인선작업…면접점수 입맛대로 수정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7.09.05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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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감사결과 공정성·객관성 확보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

【에너지타임즈】서부발전 임원추천위원회 간사가 위원에게 면접점수표 수정을 요구함으로써 추천순위가 변경되는 초유의 사건이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53곳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지난 3월 20일부터 4월 21일까지 감사인원 49명을 투입해 ‘공공기관 채용 등 조직·인력운영실태’를 점검한 결과 한국서부발전(주) 사장 인선작업과정에서 임원추천위원회 간사가 이 위원회 위원에게 면접점수표를 수정을 요구함으로써 추천순위가 변경된 사실을 적발했다고 5일 발표했다.

감사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서부발전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해 10월 4일 2차 회의를 열어 지원자 12명을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실시한 후 면접대상자 5명을 선정한데 이어 면접심사를 거쳐 면접위원별 면접심사 순위를 부여한 후 순위 환산점수 순으로 3명의 후보자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추천키로 결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담당자는 서부발전 임원추천위원회 2차 회의가 열린 지난해 10월 4일 임원추천위원회 간사인 서부발전 A처장과 두 차례에 걸쳐 응시지원자 12명 중 후보자 D씨(現 정하황 서부발전 사장)에 대해서만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들었다면서 ‘○○ 등에서 근무할 때 업무추진력이 뛰어났다’는 등의 평판을 말하는 등 공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또 그는 면접심사 개최일인 지난해 10월 6일 10시 21분경 서부발전 A처장에게 전화를 걸어 임원추천위원회 진행상황을 확인했고, 13시 12분경 서부발전 A처장으로부터 면접심사 대상자 5명에 대한 임원추천위원회 면접심사집계결과 D씨가 4순위로 공공운영위원회 추천대상인 3순위 안에 포함되지 않은 사실을 전화로 연락을 받았다. 또 6분 뒤인 13시 20분경 다시 서부발전 A처장에게 전화를 걸어 ‘D씨가 3순위 안에 들지 못한 것이 상당히 안타깝고 아쉽다’고 D씨가 3순위 안에 들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을 반복했다.

서부발전 A처장은 산업부에서 D씨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판단한 뒤 면접심사 집계 4순위인 D씨를 3순위 안에 포함시키기로 마음을 먹은 뒤 D씨를 5순위로 평가한 임원추천위원회 B면접위원에게 다가가 면접심사평가표가 정당하게 작성되어 절차적인 하자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면접대상자별 합계점수 순위에 따른 환산점수가 잘못 기재돼 있는 것처럼 속여 1순위와 5순위 후보자 환산점수를 수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임원추천위원회 B면접위원은 당초 작성한 면접심사평가표 1순위 환산점수 5점을 1점으로, 5산위 환산점수 1점을 5점으로 각각 수정한 뒤 서부발전 A처장에게 제출했다.

그 결과 D씨의 면접위원별 환산점수 합계순위가 당초 4순위에서 3순위 안에 포함됐고, 이 자리에서 임원추천위원회는 면접위원 6명으로부터 사장후보추천서에 서명날인을 받아 사장후보자 3명을 추천하는 것으로 의결됐다.

그러나 임원추천위원회는 면접심사 종료 후 일부 면접위원의 이의제기로 B면접위원이 작성한 면접심사평가표에 오류가 있음을 확인한 후 지난해 10월 9일 임원추천위원회 4차 회의를 열어 다시 집계한 결과 D씨가 포함되지 않았다.

이어 이들은 같은 해 10월 13일 5차 회의를 열어 법률자문 의견을 참고해 3·4차 면접심사에서 한번이라도 3순위 안에 포함된 D씨 등 4명을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추천키로 의결했다.

감사원은 D씨 면접평가결과 최초 4순위에서 최종 3순위 안에 포함되도록 변경돼 사장후보자로 추천될 수 없었던 D씨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추천되는 등 서부발전 사장 인선작업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감사원은 산업부 장관에게 서부발전 A처장에게 영향을 주는 발언을 한 산업부 담당자를 징계처분, 서부발전 사장에게 A처장을 정직 등 징계처분을 해 달라고 각각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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