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연료전지’ 도시가스사 새먹을거리 될까
‘가정용 연료전지’ 도시가스사 새먹을거리 될까
  • 송승온 기자
  • ssr7@energytimes.kr
  • 승인 2011.01.25 20:2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그린홈보급사업 임박… 영업활동 본격화
매력적 신수요사업… 소비자 타깃 설정이 변수

<에너지타임즈 송승온 기자># 지난 17일 서울지역 A도시가스사 영업팀. 팀별 회의가 끝나자 김모 팀장이 팀원 한명과 빠른 동작으로 서류를 챙겨 차에 올랐다. 바로 ‘가정용 연료전지보급’과 관련해 한 건설사 시공담당자와 미팅약속을 잡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시공담당자를 만나 최근 서울지역 건설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오는 10월 완공 예정인 B아파트의 연료전지보급에 대한 경제성도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건설사에 이어 김 팀장이 찾은 곳은 지난 2005년 완공된 C아파트. 이미 개별난방시스템이 구축된 이 아파트를 방문한 이유는 전기사용량이 많은 일부 세대에 가정용 연료전지시스템 전환을 권유하기 위해서다.
김 팀장은 아파트관리사무소장과 입주자대표를 직접 찾아가 연료전지시스템 홍보자료를 건네며 시스템원리와 효율성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또 ‘연료전지보급 주민 설명회’를 유치하기 위한 협의도 진행했다.
김 팀장은 “소비자들에게 아직 생소하기만 한 연료전지시스템을 알리기 위해선 이렇게 발로 뛰는 수 밖에 없다”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가격저항 해결이 관건, 장기적으론 '매력'

정부는 2006년부터 3차년도에 걸쳐 연료전지 모니터링사업을 실시했다. 3차년도 사업은 아직 진행중이지만 정부는 이와 별도로 지난해부터 실시한 ‘그린홈 보급사업’을 통해 2020년까지 10만대의 연료전지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사업 첫해인 지난해 보급물량은 170여대.

올해 보급계획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 따르면 약 300여대의 물량이 보급될 전망이다.

한 도시가스사 관계자는 “올해 전국적으로 300여대, 서울지역은 150여대의 물량이 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급권역내 아파트 건설동향과 수요세대 등을 파악해 사업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가스사들이 연료전지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역시 정체된 수익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1․2차 모니터링 사업에 참여했던 B도시가스사 관계자는 “가격저항력이나 제품신뢰도 등 아직 해결할 과제들이 아직 많은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공급이 시작되면 한 세대에서 두배이상의 가스를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땐 분명 매력적인 신수요사업”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그린홈 보급 사업사업에 참여했던 C사 관계자는 “연료전지 시장이 이제 형성되는 단계지만 제조사의 기술개발이 일정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2015년 경이면 가격단가가 떨어지며 보급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가정용연료전지의 대당 가격은 약 6000만원대로 추정된다. 정부 보조금 80%와 지자체 지원까지 더해지면 실제 소비자 부담가격은 약 1000만원대.

C사 관계자는 “소비자가 연료전지의 경제성을 체감하려면 3년안에 제품투자비가 회수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소비자가격이 최소 500만원대로 떨어져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모니터링사업에 참여한 결과 2차년도부터 시스템이 상당히 안정됐고 효율도 높게 나왔다”며 “소비자 가격저항력만 해결된다면 연료전지는 분명 장기적 수익향상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객발굴 쉽지 않아, 일부는 사업참여에 신중

이처럼 도시가스사들의 영업활동이 최근 활발히 펼쳐지고 있지만 일부는 사업참여를 꺼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모니터링 사업에 참여했던 회사 중 일부는 올해 사업계획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볼때 가장 큰 문제는 고객 타깃 설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방지역의 D사 관계자는 “한 가정이 연료비 절감효과를 피부로 느끼기 위해선 한달 전기사용량이 600kWh 이상은 나와야 하지만 이러한 가정은 보통 60평형 이상”이라며 “공급권역 내에서 이러한 대형평수 세대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처럼 수요타켓이 대형평수 세대로 한정돼 있어 영업전략 수립이 쉽지 않고,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부촌’에 적합한 시스템이라는 인식도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보급된 세대 중 일부가 이러한 여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까지 1년은 가동해 봐야 결과가 나오겠지만 앞으로도 소비자 타깃 설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가정용연료전지는 일본과 같이 1kW급이다. 배관을 통해 들어온 천연가스를 개질해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해 전기를 얻고, 이 과정에서 나온 열을 온수로 회수해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