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발전 동반성장…또 다른 이름 '생물'
중부발전 동반성장…또 다른 이름 '생물'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4.05.19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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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동반성장 평가에서 공공기관 유일 9년 연속 최고등급 달성
발전공기업 최초로 사장 직속 전담조직인 ‘중소기업지원팀’ 신설
가장 꺼리는 실증사업 지원…모든 조직원 동반성장 의지로 극복
해외사업 추진과정 쌓은 네트워크와 인지도 활용 중소기업 지원
수혜자 또 다른 이에게 도움의 손길 건네는 ESG 선순환 이어져

【에너지타임즈】 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부가 2023년도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는 2007년 도입돼 공공기관의 중소기업 지원계획과 추진실적을 평가하는 것으로 ▲최우수 ▲우수 ▲양호 ▲보통 ▲개선 필요 등 5개 등급으로 분류된다.

중부발전은 이번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음으로써 9년 연속 최고등급을 받았다. 2015년부터 최고등급만 받은 것이다. 한번은 우연일지 몰라도 연속성을 가졌다는 것은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것 이외엔 설명할 방법이 그다지 많지 않다.

이를 증명하듯 평가 때마다 중부발전은 최우수 등급을 받는 한편 동반성장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부가 충분히 모범이 될 만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모든 공공기관에 소개한 것이다.

2023년도 평가에서 중부발전은 공공기관 최초로 납품 대금 연동제 동행기업 참여, 2021년도 평가에서 협력기업 공급원가 인상분 선제적 반영으로 46억 원에 달하는 납품 대금 조정 신청금액 100% 적기 인상·반영, 2019년도 평가에서 114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K-장보고 프로그램 등 다양한 맞춤형 지원으로 수출을 지원한 결과 44개 중소기업이 1556만 달러 규모의 수출을 지원한 점 등이 우수사례로 각각 선정된 바 있다.

중부발전 동반성장 정책이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선도적으로 앞서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에서 중부발전이 공공기관으로써 유일하게 9년 연속 최고등급을 받았음은 10년 연속, 11년 연속으로 역사를 계속 써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중부발전 동반성장은 무궁무진하고, 그들이 가는 길은 새로운 동반성장 문화가 될 수밖에 없다.

김호빈 중부발전 사장은 “앞으로도 중부발전은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에서 9년 연속 최고등급 달성이란 신기록을 달성하는 등) 지금의 결과에 쉽게 만족하지 않고 해외 시장으로 동반 진출과 수출을 확대하는 등 중소기업 지속성장을 든든히 지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결코 허언이 아니다.

본지는 중부발전이 동반성장에 진심일 수밖에 없는 이유, 그리고 동반성장 문화를 선도해온 그 비결을 파헤쳐 본다. 

중부발전 본사(충남 보령시 소재) 전경.
중부발전 본사(충남 보령시 소재) 전경.

 

동반성장 생소하던 때
기술개발 지원과 기술자 파견
상생 첫걸음 내딛어

2001년 4월 2일 중부발전은 전력시장이 개설되면서 한전으로부터 독립했다. 당시 한전 해외사업을 담당하던 직원 일부가 중부발전으로 대거 자리를 옮겼다. 이들이 중부발전에서 추진한 해외사업은 훗날 중부발전 동반성장 정책을 지탱하는 기반인 동시에 이 정책을 진화시키고 값지게 만들었다.

대한민국에서 공공기관 동반성장 싹이 돋아나기 시작한 시점은 언제였을까. 2000년대 초반이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한전 사장을 지낸 한준호 前 사장이 동반성장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중소기업청(現 중소벤처기업부) 청장을 지낸 한 前 사장은 동반성장이 필요하다고 보고, 한전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이 정책을 손수 진두지휘한다. 동반성장이란 말이 생소하던 당시엔 중소기업 지원사업이란 이름으로 불렸다.

이맘때 중부발전은 사장 직속으로 중소기업지원팀을 신설했다. 발전공기업뿐만 아니라 한전을 제외한 전력그룹사 중 최초다. 물론 한전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있긴 하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당시 해외사업을 둘러싸고 한전과 중부발전이 기 싸움하던 시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한전의 영향을 받은 것이 사실이긴 해도 중부발전이 자의적으로 움직였음에 무게가 더 실리기도 한다.

초기 중부발전 동반성장 정책은 중소기업이 국산화를 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을 지원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터빈·발전기·제어·환경·화학 등 분야별 기술자를 파견함으로써 중소기업을 돕기 시작했다.

이렇게 중부발전은 동반성장 기반을 닦았다.

지금은 퇴직했으나 당시 중부발전 중소기업지원팀장은 인터뷰를 통해 ‘중소기업 지원사업은 단순한 협력이 아니라 상생의 첫걸음’이라면서 공격적인 정책을 시사한 바 있다.

중부발전은 동반성장과 ESG 경영 불모지였던 그때부터 동반성장 정책을 추진했고, 그동안 노력이 쌓여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에서 공공기관으론 유일하게 9년 연속 최고등급 달성이란 금자탑을 쌓았고 성공적인 동반성장 모델이란 신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동반성장 모범이 될 수 있던 중부발전, 그 비결은 뭘까.

그 비결은 과감한 시도와 중부발전 인지도, 끈끈한 동지애 등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중부발전 보령발전본부 전경.
중부발전 보령발전본부 전경.

 

광역정전 불러올 수 있는
中企 실증사업 지원
현장까지 대동단결 의지 돋보여

먼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술개발이나 경쟁력 강화는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면 일정 수준에서 성과 창출이 가능하지만 개발된 기술을 사업화하고 상용화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단순한 지원만으로 사업화가 상용화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렇다 보니 중소기업은 공공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지 몰라도 판매처를 찾지 못해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공공기관 동반성장은 아이템을 발굴하고 기술개발까지는 담당자 의지만 있으면 크게 무리 없이 원활하게 추진되는 경향이 있다. 다만 문제는 개발한 기술에 대한 실적 여부인데 판로와 직결된다. 중소기업이 공공기관에 강하게 요구하는 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이고 잘 안되는 사업 중 하나다. 발전소 실증사업은 담당자 의지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발전소는 작은 고장만 발생해도 정지가 불가피한 민감한 설비이고, 게다가 불시 가동중단은 작게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내기도 하지만 자칫하면 광역정전까지 불러올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그래서 발전설비는 굉장히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도 중소기업이 개발한 제품을 실증하는 문제는 공공기관과 중소기업 간 갈등 아닌 갈등이 유발된다. 공공기관은 발전소 가동중단 등으로 실증사업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고, 중소기업은 실증사업을 하지 못하면 판로를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증사업은 동반성장에서 그만큼 중요하다.

중부발전은 이 문제를 풀어냈다. 그 배경엔 모두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일을 앞에 두고 중부발전 모든 임직원 의지가 반영되면서 실타래가 풀린 것이다.

발전소에 공급되는 부품은 크게 소모성 부품과 반영구성 부품으로 나눌 수 있다. 소모성 부품은 일정 주기로 교체하는 것으로 실증사업이 그나마 상대적으로 쉬운 측면이 있으나 반영구성 부품은 다른 측면이 있다.

소모성 부품의 경우 성능이 떨어진다면 성능개선 등의 조치를 한 뒤 교체가 가능하다. 다만 반영구성 부품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교체가 쉽지 않은 측면도 있고 공기업 입장에선 이중투자 문제로 곤욕을 치를 수도 있다.

중부발전은 소모성 부품은 물론 반영구성 부품에 대한 실증사업까지 추진하면서 동반성장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중부발전은 가스터빈 내 많은 부품 중 소모성 부품이 아니라 반영구성 제품을 개발한 중소기업으로부터 실증사업 요청을 받았다. 가스터빈 내 반영구성 부품인 베어링에 대한 실증사업을 요청한 것이다.

중부발전 담당자는 경영진과 현장 기술자를 대상으로 한 질긴 설득 끝에 실증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겉으로 보기엔 별것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어도 동반성장 역사에 한 획은 그은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 회사는 중부발전으로부터 실증사업을 지원받아 가스터빈 완성제품 기업에 납품하는 등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수출을 통해 상당한 매출을 올려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경수 중부발전 동반성장부장은 “중소기업 제품의 실증사업은 경영진 의지도 중요하나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현장 기술진을 설득하는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같은 조직 내에서도 조직원마다 분명 역할은 다르다. 동반성장 담당자는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하고 현장 기술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안정적으로 발전설비를 운영해야 한다. 이런 각자 역할에서 오는 갈등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대부분 공공기관이 이 벽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는 경우가 허다하다. 발전소 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부품이라면 이 벽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 요청 실증사업엔 공감하지만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분위기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다만 이를 뛰어넘는 것은 의지인 셈이다.

한 부장은 이런 어려움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 얘기는 곧 동반성장에 대한 의지가 중부발전 현장까지 맞닿아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중부발전은 이렇게 소모성 부품뿐만 아니라 반영구성 부품까지 실증사업을 지원하는 등 동반성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특히 중부발전은 다양한 지원사업으로 중소기업에 실증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나 국내에서 제도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는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실증사업을 지원하는 방안 또한 모색하고 있다.

중부발전 보령가스복합 전경.
중부발전 보령가스복합 전경.

 

국내 공급 실적으로
인도네시아 등 해외사업장 활용
수출실적 쌓고 제3국으로

중소기업이 발전공기업 등 공공기관으로부터 가장 강력하게 원하는 것은 판로다. 기술개발을 도와주고 경쟁력을 갖추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판로가 확보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도 중소기업은 판로에 대한 요구를 계속할 것이고, 동반성장 최종 목적지도 판로가 될 것이다.

발전 기자재 시장만 보면 제한적인 시장이 아닐 수 없다. 국내에서 가동할 수 있는 발전소가 제한적인 탓에 그동안 많은 발전 기자재가 국산화되지 못한 이유가 실제로 제한된 시장에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이 발전 기자재를 국산화하더라도 수요처가 발전공기업으로 제한되다 보니 더는 시장을 확장할 수 없음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래서 발전 기자재 국산화를 위해 시장을 넓혀야 하는데 그게 바로 수출이다. 국내 시장이 부족해서 문제라면 시장을 넓히는 되는 것이다.

중부발전이 가진 장점 중 하나는 활발한 해외사업이다. 그동안 추진한 해외사업과 함께 해외사업을 위해 구축했던 네트워크가 동반성장 정책에서 귀하게 활용되고 있다. 중부발전 브랜드가 중소기업 경쟁력으로 활용되고 있어 그렇다.

2001년 발전공기업이 한전에서 분사될 때 한전에서 해외사업 업무를 하던 많은 직원이 중부발전으로 자리를 옮겼다. 우여곡절 끝에 중부발전은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해외사업을 추진하는 등 해외사업에서 두각을 내미는 대표 발전공기업으로 발전했다.

현재 중부발전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베트남·미국·스웨덴·스페인 등 8개국에서 17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발전설비용량이 무려 7300MW에 달하고, 이 양은 보령화력(500MW×8기)과 신보령화력(1000MW×2기)의 발전설비용량을 합친 규모보다 크다. 이 중에서 3000MW에 이르는 해외사업이 인도네시아에 집중돼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중부발전 입지는 현지 기업에 버금갈 정도라고 한다.

해외사업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사업이 아니다. 뜻하지 않은 행운이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오랜 시간 구축한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지기 마련이다. 표면적으로 중부발전은 8개국에서 17개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구축한 네트워크는 값을 헤아릴 수 없는 중부발전 자산인 셈이다.

중부발전은 일찍이 자사가 가진 자산을 바탕으로 한 중소기업 동반성장을 본격화한 바 있다. 수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은 중부발전이 가진 해외 네트워크와 현지화로 쌓은 인지도를 십분 활용한다면 좀 더 수월하게 세계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중부발전 발전소에 납품했다는 실적만으로 무한한 신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중부발전 인지도를 이용한 마케팅이 가능하단 얘기다.

특히 중부발전은 인도네시아에서 대규모 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만큼 현지에서 발전사업자로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고, 중소기업은 중부발전 인지도를 기반으로 기술력만 뒷받침된다면 한층 수월하게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중소기업은 국내 공급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고, 인도네시아 수출실적을 바탕으로 제3국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인도네시아는 중동을 비롯한 아프리카 등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상당한 확장성을 가진 국가로 손꼽히고 있다.

적어도 중소기업은 중부발전 협력사라고 설명할 때 현지에서 중부발전을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매력 중 하나다. 익숙함은 신뢰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중부발전은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할 때쯤 자사에서 보유한 네트워크와 인지도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동반성장 파트너 단체를 출범시킨다. 예를 들면 인프라가 구축됐으니까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스마트폰이란 하드웨어 기반으로 구글플레이란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활용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 조직이 바로 2011년 출범한 ‘해외동반진출협의회’다. ‘해동진’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이 조직은 출범 당시 12개 기업이 참여했으나 지금은 62개 기업이 참여하는 등 큰 폭으로 성장했다.

해동진 가입조건은 일정 수준의 기술력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하지만 회원사는 중부발전의 네트워크와 인지도를 활용한 마케팅은 물론 중부발전의 다양한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해동진 조직은 중부발전 동반성장 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단순히 수출을 위한 수동적인 조직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능동적인 조직으로 진화됐기 때문이다.

이영조 중부발전 기획관리본부장은 “중부발전은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베트남·미국·스웨덴·스페인 등 세계 곳곳에서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고 이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활용한 중소기업과 동반 진출은 물론 수출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그동안 해왔고 앞으로도 그 역할과 소임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중부발전 인도네시아 땅가무스수력발전소 전경.
중부발전 인도네시아 땅가무스수력발전소 전경.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생명력 가진 ‘해동진’
불필요한 갈등 해소하며 신뢰 쌓아

중부발전과 해동진 관계는 끈끈한 동지애로 똘똘 뭉쳤다는 표현 이외에도 딱히 설명할 방법이 없을 정도로 중요한 관계로 진화됐다. 신뢰를 바탕으로 스스로 해법을 찾아가고 있어서다.

중부발전이 제한된 인원으로 다양한 동반성장 정책을 할 수 있고, 앞서 나아갈 수 있는 비결이 이곳에 숨어있다. 담당자만 만들어내는 아이템에는 분명 한계가 있기 마련인데 해동진 회원사가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자의적으로 발굴하기도 하고 발굴한 아이디어를 자체 검열을 통해 걸러내는 등 스스로 움직임에 따라 중부발전 담당자는 정부 정책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부 동반성장 평가에서 9년 연속 최고등급이란 신화를 써 내려가는 기반이 된 셈이다.

지난 4월 중부발전 서울발전본부(서울 마포구 소재)에서 수출상담회가 열렸다. 중부발전 주관으로 열린 수출상담회가 아니라 해동진 회원사가 본인이 필요로 하는 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브루나이·폴란드 등 7개국 15곳의 해외 바이어를 초청한 가운데 열려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출상담회는 공공기관이 중소기업을 모아 전시회에 참여하거나 해외 바이어를 초청해 이뤄지는 것으로 진행되지만 이번은 아니었단 얘기다. 중부발전이 밥상을 차려주는 것이 아니라 밥상 차리는 걸 단지 거들었을 뿐이다.

본인들이 원하는 바이어를 초청하다 보니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숫자로 살펴보면 이번 수출상담회는 1305만 달러(한화 177억 원)에 달하는 수출 상담과 466만 달러(한화 64억 원)에 달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렇게 해동진은 중부발전이란 든든한 지원군을 등에 업고 스스로 길을 개척하고 있다.

해동진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중부발전과 맺은 인연을 다른 인연으로 이어가는 등 ESG 경영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간다. 이른바 릴레이 동반성장이다. 도움을 받은 수혜자가 또 다른 이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중부발전 사업장인 신서천발전본부가 위치한 충남 서천지역에 있는 서천특화시장에 큰 화재가 발생했다. 이 시장을 모두 태우고서야 불은 진화됐다.

해동진 회원사는 화재 소식을 접하고 중부발전 동반성장 파트너로서 함께 하자는 의견을 내고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아 서천군에 전달했다.

이번에 전달된 성금은 해동진 회원사가 십시일반으로 모은 1300만 원과 함께 협력회사로부터 받은 성과 공유금 1700만 원을 더해 모두 3000만 원이 전달됐다. 성과 공유금이 동반성장 재원으로 사용하도록 규정돼 있어 이날 전달된 성금은 온전히 해동진 예산인 셈이다.

일찍이 중부발전은 자체적으로 성금 3300만 원을 전달한 바 있다.

이날 전달식에 이영조 본부장이 직접 참여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굳이 들러리를 위해 올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데 중부발전이 해동진을 대하는 또 다른 방법인 것이다.

조윤숙 해동진 부회장(에코파워텍 대표)는 “해동진은 중부발전과 관계없이 2018년부터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으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는 등 동반성장 선순환 구조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잠시 멈췄던 활동을 이번에 재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중부발전이 해동진과 서로에게 필요한 동반자가 될 수 있었던 배경은 서로를 향한 관심과 배려, 그리고 끈끈한 동지애가 원인이었다. 소통으로 쌓은 신뢰가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고 있다.

공공기관 동반성장 추진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할 수 있느냐와 할 수 없느냐다. 공공기관이 법·제도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다 보니 민간이 이러한 환경을 이해하지 못해 충돌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다 보니 일은 일대로 되지 않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끝나는 프로젝트가 많다는 것이다.

중부발전과 해동진 회원사가 이 문제를 대하는 모습은 어떨까.

한경수 부장은 “중부발전이 많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다양한 지원책을 만들 수 있었던 배경은 중부발전 담당자만 고민한 것이 아니라 해동진 회원사가 함께 고민해 준 덕분”이라고 설명하면서 “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지더라도 중부발전이 공공기관이다 보니 법·제도 측면에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분명하고 그걸 해동진 회원사에 더하고 빼지 않고 솔직히 알리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거니와 그러기 위해선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동진 아이디어가 법·제도 측면에서 불가능한 일이더라도 방법을 찾고자 하는 담당자 모습이 진심으로 닿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해동진 측은 어떨까.

조윤숙 부회장은 “해동진 측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했는데 중부발전이 할 수 없는 일이라면 어디에서도 안 되는 일”이라는 말했다. 중부발전에 대한 무한 신뢰를 표현한 말이다.

이어 조 부회장은 “중부발전에 아이디어를 제안할 때 해동진 내 논의를 통해 자체적인 정화과정을 거치고 있어 막무가내식으로 요구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어 불필요한 갈등이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4일 코엑스(서울 강남구 소재)에서 중부발전이 해동진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4월 코엑스(서울 강남구 소재)에서 중부발전이 해동진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를 개최했다.
18일 중부발전 동반성장 파트너로 구성된 해외동반진출협의회가 서천군청(충남 서천군 소재)을 방문해 지난 1월 발생한 서천특화시장 화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사회를 돕는데 사용해 달라면서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 등 성금 3000만 원을 전달했다.
18일 중부발전 동반성장 파트너로 구성된 해외동반진출협의회가 서천군청(충남 서천군 소재)을 방문해 지난 1월 발생한 서천특화시장 화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사회를 돕는데 사용해 달라면서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 등 성금 3000만 원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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