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당당하지 못한 긴급SMP상한제 도입
[사설] 당당하지 못한 긴급SMP상한제 도입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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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2.0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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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타임즈】 지난 1일부터 긴급SMP상한제가 도입됐다. 한전 적자가 자고 나면 쌓이는 구조임을 고려할 때 언 발에 오줌 누는 수준이라도 한전의 적자를 조금이나마 낮출 수 있다면 궁여지책이라도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긴급 SMP상한제가 도입되면서 적자로 돌아서는 사업자가 발생한다면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다. 긴급SMP상한제 목적이 과도한 수익을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인데 수익이 아니라 적자를 유발한다면 그 목적에서 크게 벗어나기 때문이다.

아마도 사각지대는 직수입하지 않고 가스공사로부터 연료를 받아 쓰는 발전사업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전력시장은 연료비를 기반으로 하는 CBP 시장으로 연료비에 따라 정산기준이 되는데 정산기준이 되는 것이 SMP다. SMP는 가동된 발전기 중 연료비를 포함한 발전단가가 가장 높은 발전기가 결정한다. 이론적으로 보면 SMP를 결정하는 발전기는 손실이나 수익을 낼 수 없도록 설계됐다. SMP보다 발전단가가 높은 발전기는 가동되지 않아 매출을 낼 수 없고, SMP보다 발전단가가 낮은 발전기는 발전단가가 낮을수록 비례적으로 수익을 올리게 된다.

최근의 에너지 위기는 연료비 폭등에 따른 것으로 이 여파로 SMP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발전 연료인 LNG는 지난해 누계 3/4분기 톤당 61만6400원에서 올해 115.1% 상승한 132만6000원, 유연탄은 톤당 123.5달러에서 187.4% 상승한 354.9달러로 집계됐다. 이 영향을 받은 SMP는 kWh당 83.3원에서 113.0% 상승한 177.4원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일부 사업자가 2배 이상 수익을 낸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긴급SMP상한제의 도입을 결정한 것이다.

현재 과도한 수익을 내고 있다고 지적받는 발전사업자는 직수입하는 사업자로 싸게 계약한 물량을 지금 사용하면서 그에 따른 차익을 보는 것이다. 다만 국제유가 변동을 고스란히 반영한 가스공사 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사업자는 높은 정산단가를 받지만 높은 연료비를 내고 있어 차익을 낸다고 볼 수 없게 된다.

특히 긴급SMP상한제는 SMP를 인위적으로 낮추기 때문에 가스공사로부터 공급받는 민간발전기 대부분이 SMP를 결정하는 발전기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론적으로 보면 이 발전기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발전기다.

이론적으론 SMP를 결정하는 발전기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과 동시에 손실도 나지 않는 것이지만 주파수 조정에 따른 기동과 정지를 반복하는가 하면 출력을 줄였다 높이는 과정에서 그만큼 효율이 나오지 않아 손실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에 따른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연비로 견줘보면 정속 운행하는 것과 급속과 가속을 반복하는 것과 연비 차이인 셈이다. SMP를 넘어선 발전기에 대해선 연료비를 보전해 주겠다는 것이 정부의 대책이지만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해보면 고스란히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긴급SMP상한제 도입은 이론적으로 적자 발전기를 만들어낼 수 없으나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SMP는 5분 단위로 바뀌게 되는데 주간엔 수요가 많아 SMP가 높아지지만 반대로 야간엔 수요가 적어 SMP가 떨어진다. 그래서 SMP가 떨어진 야간에 가동률이 높아지게 되면 그에 따른 손실을 고스란히 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직도입하지 않는 민간 발전사업자 고민이 깊어지는 것이다.

긴급SMP상한제 도입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다만 사각지대가 없도록 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다시 말하면 정부는 정부의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것과 다름이 없다. 연료를 기반으로 한 CBP 시장이 2001년 도입됐을 당시에만 해도 재생에너지란 전원은 없었다. 그런데 재생에너지란 전원이 시장에 들어왔음에도 그에 맞는 시장을 만들지 않아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재생에너지가 연료를 기반으로 정산을 받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일찍이 별도의 재생에너지 시장을 통해 입찰했다면 SMP가 낮을 때 재생에너지 투자를 유인했을 것이고, 지금처럼 SMP가 높을 때 과한 수익을 가져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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