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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의눈
한수원, 정신 못 차리고 언론 탓?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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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1.05  10: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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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타임즈】최근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한수원 내부문건유출사태가 이젠 조금씩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이번 사태를 키운 것으로 한수원 내부에서는 비공식적으로 언론의 탓으로 돌리는 분위기다.

한수원 취재과정에서 일부 내부직원들은 성난 목소리로 언론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말을 거침없이 하고 있다. 최근 조석 한수원 사장도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펜은 칼보다 강하다. 견제 받지 않는 칼보다 책임지지 않는 펜이 더욱 무섭다’고 본인의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 사태는 사이버공격과 한수원 내부문건 유출이란 두 사건이 맞물리면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그리고 석연찮은 한수원 측의 대응은 의혹을 키웠다.

사이버공격은 북한이든 누구든 간에 사실상 비일비재한 일상이 돼 버린게 현실이다. 지금도 국가기간산업에 끊임없는 사이버공격이 있을지 모른다. 다만 사이버공격에 대한 제대로 된 방어만 있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이번 사이버공격에 대한 문제는 한수원이 9일 이 같은 사실을 알아차렸고, 언론보도로 문제가 걷잡을 수 없도록 진전된 뒤인 25일 한수원은 조치사항을 공개됐다.

25일 해명자료를 통해 한수원은 지난달 9일 월성원전 직원의 이메일에 악성코드가 유입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15일 한수원 내부문건이 공개되면서 17일 언론보도가 잇따르자 18일 조치를 내렸다. 그러면서도 25일 한수원은 조치사항을 공개하면서 상세한 방법과 절차를 공개하는 것은 사이버공격자에게 유리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발표하지 못함을 양해해 달라고 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한수원은 9일 사이버공격을 시작으로 무려 16일이나 사태를 키워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한 셈이다. 16일 동안 언론은 온갖 추측성 기사를 쏟아냈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으니 추측이 난무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적어도 이 사실관계가 일찍이 보도됐더라면 적어도 사이버공격으로 원전가동이 중단될 것이란 보도는 지금처럼 확산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한수원이 사이버공격자에게 유리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과정을 공개하지 못함을 양해해 달라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를 공개한다고 사이버공격을 막아내지 못할 정도로 한수원의 보안상태가 허술한가. 우리나라에서 최강 보안을 자랑하는 몇 안 되는 기관인 한수원이…

물론 100% 장담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한수원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원전시스템이 외부와 완전히 차단돼 있더라도 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는 과정 등에서 악성코드가 심겨질 수 있는 등 가능성은 늘 산재돼 있다. 그래서 국민의 혈세인 예산을 투입해 이 사이버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 아닌가싶다.

특히 이번 사태를 확산시킨 핵심은 공개된 한수원 내부문건이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이 문건이 왜 유출됐는지에 있다. 최근 컨트롤타워를 세우겠다는 한수원의 대책은 사실상 사이버공격에 대한 대비책도 포함돼 있지만 내부문건을 효율적으로 잘 관리하겠다는 측면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에서 배출되는 문서는 고유번호(바코드)가 찍혀 있을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공개된 문건은 이 고유번호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비공식적으로 유출됐고, 이 보안체계는 허점을 보인 셈이다. 또 누가 유출했는지 어떤 경로로 유출됐는지 파악조차 하지 못하는 등 실체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한수원의 대응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과거의 자료이든 현재의 자료이든 유출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 문건이 유출되지 않았더라면 일대 해프닝으로 끝날 일이다.

원죄는 분명 한수원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를 키운 것을 언론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사이버공격에 대한 대응도 해야겠지만 앞으로도 있을 수 있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내부문건의 유출자와 유출경로를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한수원의 보안정보관리체계에서 내무문건이 유출됐다는 것은 내부든 외부든 한수원 속사정을 훤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인물임에 틀림없다. 만약 이게 아니라면 언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사이버공격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없게 된다. 한수원은 먼저 내부단속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한수원의 대응도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 원전 관련 사회적 갈등이 일어나기 전 너무 안일한 한수원의 반응이 진실을 왜곡하는 핵심요소가 아닌가 싶다. 한수원의 주장처럼 이 사태에 대한 언급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석 한수원 사장은 17일 한전 본사이전 기념식에 참석했다. 적어도 내부 담당직원들은 담담하게 넘겨버릴 수 있는 이 일을 최고경영자는 진단할 수 있어야 하고 대책마련에 나서야 했지 않았나싶다. 이날은 인터넷에 한수원 내부문건이 공개된 지 2일이나 지났고, 언론보도가 잇따른 날이기도 하다.

물론 한수원 직원에게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일 수 있다. 다만 한수원이 최근 외부수혈 등을 거치면서 얻고자 했던 많은 것 중 하나는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정보를 공개하는 등 신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아니었나싶다. 한수원 직원에게 중요하지 않은 일들이 국민에게는 중요할 수 있다. 또 언론도 마찬가지다. 전문기자가 아닌 이상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의 수준에서 궁금하거나 의혹이 있는 부분을 보도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외부수혈로 한수원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도대체 뭘 했나.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계획예방정비에서 어떤 원전설비를 교체했는지 등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그야말로 한수원 직원들에게나 중요한 일이다. 다만 국민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원전이 위험 하냐, 그렇지 않느냐다. 조금의 의혹이 있다면 궁금해지는 것이 국민들의 속성이자 언론의 속성이다. 특히 원전은 더욱 더 그렇다.

한수원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대부분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국민의 재산인 원전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한수원의 내부문건은 왜 유출됐는지, 원전이 정말 사이버공격에서 안전한지를 속 시원하게 알지 못한 상태다. 이미 의혹들이 불거지고 나서야 한수원이 문제없다는 해명에 나서면 무슨 소용인가. 이미 국민과 한수원 간 신뢰는 금이 간 상태인 걸…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한수원 직원들도 많이 아프고 힘들었다. 그렇지만 더 발전을 위해선 이번 사태를 비공식적으로 언론의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한번 더 뼈를 깎는 아픔을 겪어야 한다. 내부문건을 유출한 자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비책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과거를 청산하지 못하면 반드시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유출된 내부문건은 최대한 회수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어쩜 지금의 상황에서 한수원 취재는 담당자를 만나거나 할 필요 없이 인터넷 포털에서 검색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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