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옥팔찌-경찰편(Vol.44)
할머니의 옥팔찌-경찰편(Vol.44)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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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3.2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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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타임즈는 에너지 업계에서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중국의 비즈니스 문화를 소개하고, 상황별로 알아두면 유익한 문장(언어 표현 기법)에 대해 연재한다. 매주 차근차근 따라하면 어느덧 비즈니스 중국어를 구사 할 수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필자(신병철)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근무 중이며 지난 수년간 중국과 탄소배출권과 관련한 비지니스를 직접 수행해온 인물이다.

택시는 적막한 시골도로를 한참 달렸다. 택시기사가 가끔 큰 소리로 노부부에게 뭐라고 말을 해댔지만 알아듣지 못하니 꿀 먹은 벙어리 노릇만 할 뿐이었다. 그러는 사이 뉘엿뉘엿 하던 해는 이미 서산을 넘어가 버리고 말았다.

그러던 중 갑자기 엔진이 ‘꿀럭’ 하더니 택시가 갑자기 멈춰 섰다. 워낙 낡은 차라서 고장이 난 모양이었다. 중국인 운전기사가 뭐라고 소리를 지르는데 가만히 눈치를 살펴보니 할아버지에게 내려서는 뒤에서 차를 좀 밀어달라고 하는 소리 같았다.

무척이나 짜증이 나고 귀찮았지만 할아버지는 “할 수 없다”라고 생각했다. 느릿느릿 노구를 이끌고 차에서 내려서는 죽을힘을 다해 차를 밀어주셨다. 그러자 차체가 조금씩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하였다.

조금 더 힘을 내어 차를 미니 가속이 붙어 구르는 속도가 좀 더 빨라졌다. 어느 순간 부르릉 하며 시동이 걸렸다. 시동이 걸린 차는 힘차게 앞으로 튀어져 나갔다.

원래 사내란 큰 힘을 쓰고 나면 자부심이 생기는 법. 할아버지의 얼굴에도 득의만만한 표정이 지어졌다. 그런데, 불현듯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는가? 시동이 걸리어 앞으로 나아가던 택시는 계속 전진할 뿐 되돌아 올 줄 몰랐다.

뒤 차창을 통해 보이는 어리둥절해 하는 할머니의 모습은 저만치 멀어져 가고 있었다. 설마 하는 생각으로 허위허위 그 자리에서 한 참을 기다려 보았지만 설마는 사실이 되어버렸다.

낯 설은 달님만이 만물을 밝히 밝히고 있는 이국에서의 외로운 밤... 도무지 어딘지도 알 수 없는 낯선 도로 위, 끊겨 버린 인적, 떠나 버린 할머니.

하염없는 갖가지 상념 속에서도 머리와 면상에 기름기가 번들거리던 택시기사의 수상하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公安(gōng ān)(꽁안)은 경찰이라고 보면 된다. 중국 거리에서 公安(gōng ān)이라고 써 있는 차를 보면 순찰차라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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