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에너지 시장…어제와 다르지 않을 것
2024년 에너지 시장…어제와 다르지 않을 것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4.01.02 20: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보‧가격‧탄소 등 글로벌 에너지 화두 올해도 계속될 것
에너지 위기 겪으면서 기초체력 강화…유가 안정세 전망

【에너지타임즈】 2024년 갑진(甲辰)년 새해가 밝았으나 에너지 기상도는 범상치 않다. 쉽게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최근 에너지 위기를 불러온 근원이 해결되지 않아 이런 전망이 있을 수밖에 없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된 에너지 위기가 시작됐으나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거기에 더해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는 중동정세를 어지럽히고 있다.

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에너지 위기에 단련이 돼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급등한 가스요금에 이은 전기요금 급등은 기본 체력을 키웠다는 것이다.

그 결과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에선 한전 적자 문제와 가스공사 미수금 문제를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는 희망이 기다리고 있다.

반면에 국내에서는 청정에너지로 대표되는 원전과 수소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본지는 갑진년 새해를 맞아 지난달 열린 ‘2023년 석유 콘퍼런스’와 ‘2023년 글로벌 에너지 정책 동향 세미나’에서 나온 발언을 정리해봤다.

유전. (사진=뉴시스)
유전. (사진=뉴시스)


아직도 끝나지 않은 러-우크라 전쟁
올해 한전 적자 해소될 것으로 기대

2024년 에너지 환경은 지난해와 크게 달라질 것이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최연우 산업부 에너지정책관은 지난해 에너지 화두로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가격, 탄소 등 3개를 손꼽으면서 올해에도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안보와 가격, 탄소가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라 그 중요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설명했다.

최 국장은 안보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얼마나 계속될 것인지에 따라 우선순위가 떨어질 수도 있고 다자간 재편으로 다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며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에너지 가격과 관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되면서 유럽지역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으나 지난해 유럽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그렇고 적응한 상황이라고 설명하면서도 가격이 오를지 내릴지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탄소와 관련 지난해 열렸던 COP28에서 청정에너지로 가는 것으로 정해진 만큼 올해 열리는 COP29에서 2015년 파리협정 당시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던 것처럼 그런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고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최 국장은 지난해 국내 키워드로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가격, 탄소 등과 함께 전원믹스와 전력계통, 한전‧가스공사 적자 등을 손꼽았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발표되는 그런 상황에서 전원믹스의 문제가 올라가고 전력계통 문제는 잠복해 있으나 출력제한문제 등이 생기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는 한전 적자 문제를 비롯한 가스공사 미수금 문제와 관련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다소나마 해소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두바이유 기준 유가 배럴당 83불 전망
가스 연평균 1.6% 하락할 것으로 관측

올해 국민경제와 직접적인 것은 여전히 가스요금과 전기요금이 될 것으로 손꼽히는 가운데 국제유가와 국제 천연가스 가격에 갈 수밖에 없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올해 국제유가에 대해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 국제유가 부양 의지에 따른 상승 요인과 함께 중국 등 주요국 경제 둔화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에 따른 하락 요인이 혼재한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올해 두바이유 기준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배럴당 83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가 OPEC+ 감산 등의 조치로 지금보다 오를 순 있겠으나 중국 등 주요국 수요 감소 여파로 상승 폭이 연평균 기준으로 제한적이란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제유가는 줄곧 배럴당 80달러 전후를 유지해오다가 지난해 9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는 등 잠깐 상승을 했으나 이후 꾸준히 내려간 바 있다.

조일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화석연료 정점이 2030년 이전으로 앞당겨지고 있음을 소개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석유‧천연가스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했으나 코로나-19 여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면서 증가패턴이 꺾인 모습을 보였고 줄어든 석유‧천연가스 수요를 청정에너지가 대체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이전엔 화석연료와 원전 등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대등한 수준을 보였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면서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가 크게 줄어든 반면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급망 위기에 따른 재생에너지 등 청정에너지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화석연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청정에너지 가격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조 연구위원은 석유 수요와 관련 2028년까지 증가세가 계속되겠으나 이 증가 폭은 줄어들고 2030년 이전에 정점을 찍고 그 이후로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공급 측면에선 미국과 중남미 국가들이 생산량을 늘리는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등은 감산을 통해 유가 하락을 막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그는 천연가스 수요와 관련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2.5%씩 상승했으나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1.6% 하락할 관측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선진시장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에너지효율 향상, 전기화 등의 영향을 받아 천연가스 수요가 감소하는 반면 중국 등 아시아 국가 천연가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그는 천연가스 공급과 관련 미국과 카타르를 중심으로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등 2025년부터 대규모 LNG 수출물량이 공급되면서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청정에너지 발전으로 대체할 분기점
기술중립적 관점…다양한 수단 필요

올해 정치적으로나 정책적으로 손꼽히는 이슈는 청정에너지다. 이른바 재생에너지를 포함해 원전과 수소 등이 논란의 핵심이 될 것으로 관측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이 재생에너지만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은 최근 에너지 위기로 시장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각국은 에너지 안보 확대와 기후변화 대응이란 이중고에 직면해 있고 우리도 예외는 아니라고 진단하면서 에너지시스템 전반에 걸친 구조적 혁신이란 도전적 과제를 풀어야 할 상황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화석연료 발전을 청정에너지 발전으로 대체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는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지혜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우리 여건을 반영한 에너지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청정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는 등 안정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은 무탄소에너지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탄소중립을 위해 기존 인프라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이 인프라를 기반으로 미래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면서 올해 정부가 관심을 가질만한 정책을 소개했다.

그는 에너지 안보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에서 가격 수용성과 기존 에너지시스템 등을 활용해 에너지 안보를 튼튼하게 할 수 있는 전략을 종합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예전에는 탄소중립 목표가 중요했으나 지금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 등에 많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존의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에 초점을 많이 뒀다면 기술중립적 관점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이 필요하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도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원전과 수소, CCS 등 무탄소에너지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중요한 수단으로 변화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실장은 화석연료 기반 인프라를 활용해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구축한 석유‧가스 인프라를 탄소중립 과정에서 역할을 할 수 있고 탄소중립을 위한 인프라가 될 수 있다는 차원에서 훌륭한 유산이라고 언급하면서 이 인프라를 잘 활용한다면 탄소중립에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인프라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