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발전-석유공사 공생…인천 수소 생태계 조성 기대
남동발전-석유공사 공생…인천 수소 생태계 조성 기대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3.11.24 18:4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상풍력 중심 수소경제 실현 최적의 지리적 여건 ‘인천’
영흥화력 중심 수소 대규모 수요 창출 가능한 ‘남동발전’
인천 수소 수요 기반으로 인프라 구축 가능한 ‘석유공사’
산업부 제도‧시장 뒷받침될 수 있는 정책 차질 없이 추진
지난 23일 인하대(인천 미추홀구 소재)에서 남동발전과 석유공사가 인천시 수소 경제 실현을 위한 수소에너지포럼을 개최했다.
지난 23일 인하대(인천 미추홀구 소재)에서 남동발전과 석유공사가 인천시 수소 경제 실현을 위한 수소에너지포럼을 개최했다.

【에너지타임즈】 화석연료 기반 사업으로 성장해온 남동발전과 석유공사가 인천에서 수소를 기반으로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수소와 수소화합물인 암모니아 대규모 수요를 창출하게 될 남동발전과 수소·암모니아 도입·저장·유통을 전담할 수 있는 석유공사가 공생 관계를 형성한 것인데 이들의 공생은 수소 전주기를 완성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주)과 한국석유공사는 해상풍력발전을 중심으로 한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한편 다른 국가로부터 청정수소를 도입할 수 있고 청정수소 수요 창출이 기대되는 인천을 대상으로 수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수소 사업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와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수소 경제 실현을 위한 수소에너지포럼’을 지난 23일 인하대(인천 미추홀구 소재)에서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 인천이 수소 경제 실현을 위한 최적의 지리적 여건을 가졌음이 강조됐다.

김진 인하대 교수는 현재 개발 중인 해상풍력발전 사업만도 그 규모가 4968MW에 달하고, 이를 기준으로 수소 생산량을 추정한 결과 연간 1만 톤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해상풍력발전 인근에 수소를 생산‧저장‧유통 등을 담당할 수 있는 클러스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해상풍력발전 자원이 풍부한 인천에서 해상풍력발전으로 생산된 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지리적 여건을 가졌음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김 교수는 수소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비용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1단계로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생산된 청정수소의 도입·저장·유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 선행될 필요가 있고, 2단계로 인천에 건설된 해상풍력발전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해 청정수소 전주기를 완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당장 인천 내 청정수소 생산이 비용적 측면 등을 고려할 때 힘든 측면이 있고, 청정수소 도입·저장·유통 등으로 청정수소의 수요와 공급을 중심으로 한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규모 청정수소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남동발전과 청정수소 도입·저장·유통 등을 전담할 수 있는 석유공사가 인천에서 공생으로 청정수소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크게 보면 석탄발전과 가스복합발전이 수소발전과 암모니아 혼합연소 석탄발전으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연료의 안정적 수급이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남동발전과 석유공사는 공생의 관계일 수밖에 없다.

이날 이상규 남동발전 부사장은 “(수소 경제와 관련해서) 인천시가 많은 그림을 그리고 있고, 인천이 완전한 탄소중립 도시로 완성되는 최초의 도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천이 그만큼 수소 경제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실제로 인천은 탄소중립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남동발전은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암모니아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발전공기업이다. 인천 옹진군에 있는 영흥화력 1~6호기(발전설비용량 800MW×6기)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의 연간 전력수요는 24TWh, 영흥화력 연간 발전량은 34TWh다. 영흥화력은 인천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을 모두 공급하고도 남는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당장 남동발전은 2027년까지 석탄발전에 암모니아를 20% 혼합연소하는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후 혼합연소 비율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암모니아 혼합연소 비율이 높아지는 만큼 암모니아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 에너지 정책은 설계수명이 다한 석탄발전을 가스복합발전으로 전환, 가스복합발전은 수소 혼합연소를 거쳐 수소를 전량 연료로 하는 수소발전으로 전환을 방향으로 잡고 있다. 석탄발전 대체 사업이 기존의 자리에서 이뤄지는 현 추세를 고려하면 영흥화력 1~6호기는 결국 수소발전으로 모두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인천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을 수소발전이 모두 공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천은 이 과정을 거쳐 수소를 통해 탄소중립에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이 얘기는 곧 인천에서 청정수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남동발전과 석유공사의 공생 관계는 여기서 필요하게 된다.

남동발전은 안정적으로 수소·암모니아를 공급받아야 하고, 석유공사는 수소·암모니아 도입·저장·유통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남동발전과 석유공사의 공생 관계는 형성될 수밖에 없다. 최고의 사업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안범희 석유공사 실장은 “석유공사는 해상풍력발전과 수소, CCS 등의 저탄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인천이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선진국이 수소·암모니아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는 가운데 석유공사도 중동과 북미 등 수소·암모니아 생산거점과 동북아를 대표할 수 있는 수소·암모니아 생산·유통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석유공사가 인천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대규모 암모니아 수요를 창출하는 남동발전 영흥화력이 있고 영흥화력이 대체 사업으로 전환된다면 청정수소 수요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것과 함께 수도권에 있는 가스복합발전이나 열병합발전 등도 에너지 정책에 의거 수소 혼합연소나 전소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충분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어 그렇다.

게다가 석유공사는 석유 사업을 통해 구축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청정수소를 확보할 수 있는 능력 또한 갖추고 있다. 실제로 중동과 북미 등 유전이 있는 산유국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청정수소를 생산해 암모니아 형태로 수출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을 중심으로 수소 환경이 구축되더라도 정부의 제도와 시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창연 산업부 사무관은 “올해는 (수소 경제와 관련해) 제도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던 해”라고 언급하면서 “(그동안 정부는) 수소차나 수소충전소, 연료전지 등 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업무를 진행했으나 올해는 대규모 수소 수요 창출에 역량을 집중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청정수소에 대한 인증기준을 수립하고 있고 최근 시행령 하위법령 개정을 통해 근거를 만들었다”고 밝히면서 “내달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청정수소 인증제 운영방안이 발표될 예정이고, 내년에 이 기준을 바탕으로 청정수소입찰시장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는) 수소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시장과 제도를 만들어나갈 것”을 약속했다.

한편 남동발전은 지난 2일 열린 제2회 수소의 날 기념식에서 수소산업 진흥과 수소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단체‧개인 부문 모두에서 수상하는 영예를 안은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남동발전은 지난해 9월 발전사 최초로 수소사업 중장기 추진전략과 로드맵을 수립한 것과 함께 수소‧암모니아 터미널 구축을 통한 수소 생태계 기반 조성,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따른 국산 블루수소 활용 분산전원 사업모델 개발, 수소 전주기 핵심기술개발 등을 통해 안전하고 깨끗한 수소발전 생태계 구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난 23일 인하대(인천 미추홀구 소재)에서 남동발전과 석유공사가 인천시 수소 경제 실현을 위한 수소에너지포럼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이상규 남동발전 부사장, 안범희 석유공사 실장, 김창연 산업부 사무관.
지난 23일 인하대(인천 미추홀구 소재)에서 남동발전과 석유공사가 인천시 수소 경제 실현을 위한 수소에너지포럼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이상규 남동발전 부사장, 안범희 석유공사 실장, 김창연 산업부 사무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