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SMR…그리고 ‘i-SMR’과 ‘반디’
궁금한 SMR…그리고 ‘i-SMR’과 ‘반디’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3.07.2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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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과 경제성 확보되면서 다양한 활용 가능한 모델 개발 속도
도심 건설 가능해 전기와 함께 열 공급에 따른 활용 다양화 기대
i-SMR과 반디…경계가 모호해서 그렇지 명확하게 나누어진 시장

몇 년 전부터 국경을 뛰어넘어 SMR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SMR 상용화를 위한 행보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수원과 원자력연구원 주도로 i-SMR과 한전기술이 자체 SMR 브랜드로 반디를 개발하고 있다. 그만큼 SMR 시장이 보인다는 것이다.

미래 에너지로 SMR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안전성이 강화됐고 경제성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안전성과 경제성이 확보되면서 인간의 생활권에 가까워질 수 있게 됐고, 열과 전기를 동시에 공급한 장점이 있는 만큼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SMR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졌다.

SMR을 둘러싼 논쟁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원전산업 내부 경제성 논쟁이다. SMR 반대 측은 대형원전 건설하면 되는데 고가의 SMR을 왜 짓느냐고 주장하는 반면 찬성 측은 도심에 건설할 수 있어 이용 가치가 높고 공장에서 제작되는 방식이어서 대형원전과 비교해도 경제성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가적인 측면에서 논쟁 대상은 수용성이다. 원전 찬성 측은 안전성을 확보한 만큼 충분히 수용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는 한편 원전 반대 측은 원전이란 한계 때문에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이유에서 SMR 미래는 불확실한 것이다. 아무리 안전성이 확보되고 경제성이 확보되더라도 수용성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 되기 때문에 그렇다.

대형원전과 SMR를 구분 짓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크기다.

일반적으로 SMR 발전설비용량은 300MW 이하다. 현재 상용화된 가장 큰 대형원전이 APR1400인데 발전설비용량이 무려 1400MW다. 원전 역사는 소형에서 시작했으나 대형화 추세를 보였다. 경제성 때문에 그렇다.

다만 원전 안전성이 강화되면서 원전의 다양화 측면이 강조되면서 소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면서 SMR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본지는 최근 주목을 받는 SMR 안전성과 경제성을 살펴보는 한편 다른 방식으로 개발되는 i-SMR과 반디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왼쪽부터 i-SMR과 반디.
왼쪽부터 i-SMR과 반디.

물에서 불 피우는 것과 같은 안전성
공장에서 찍는 방식으로 경제성 확보

원전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이런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안전성과 경제성이 확보되면서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진 측면이 있다.

원전 전문가들은 대형원전보다 SMR이 안전하고 입을 모은다. 일체형이기 때문에 그렇다.

원전에서 가장 큰 사고는 수소폭발이다. 원전이 냉각기능을 상실하게 되면 노심이 녹는 용융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수소가 발생한다. 이렇게 발생한 수소가 폭발을 일으킨다. 그 대표적인 사고가 후쿠시마원전사고다.

그래서 원전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용융이 발생하지 않도록 냉각기능을 유지하는 것이다.

대형원전은 능동형 안전설계로 건설됐다. 원자로에 문제가 발생하면 냉각수를 외부에서 공급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자체 전원으로 냉각수를 공급하게 되는데 전원공급 능력을 상실하게 되면 원전 내 디젤발전기가 가동돼 전원공급 능력을 확보한다. 이마저도 기능을 상실하게 되면 이동형 발전차가 전원을 공급하게 된다. 전원공원 상실에 따른 냉각기능 상실을 막기 위한 이중삼중의 안전장치가 있는 것이다.

다만 이중삼중의 안전장치가 있으나 원자로에 문제가 발생하면 냉각수를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원전의 늘 논란의 대상이다.

반면 SMR은 피동형 안전설계로 건설된다.

SMR은 대형원전처럼 외부에서 냉각수를 공급하는 것과 달리 이미 내부에 냉각수가 있도록 설계된다. 문제가 생기더라도 아무런 조치 없이 중력 등 자연적으로 원자로를 냉각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래서 SMR 노심은 이론적으로 용융이 되지 않게 돼 수소가 발생하지 않고, 수소가 발생하지 않으니 수소폭발이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한 원전 전문가는 “SMR 안전성을 설명할 때 이해를 돕기 위해 물속에서 불을 피우는 것과 같다는 말은 한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SMR 안전성을 말할 때 가장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APR1400보다 1000배나 높고 표준형원전보다 만 배나 높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SMR이 최근에야 주목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경제성이다.

SMR은 대형원전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최근 기술개발이 진일보하면서 원전 건설방식이 완전히 달려졌다.

대형원전 건설은 공장에서 주요 기기를 제작해 현장 설치를 하는 것으로 진행되면서 최소 8년이 걸린다. 반면 SMR 건설은 공장에서 제작해서 현장에 설치할 수 있어 최대 3년이면 가능하다.

그래서 SMR 경제성은 대형원전 경제성에 뒤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SMR 특징.
SMR 특징.

 

재생에너지보다 경제적으로 수소 생산
대형원전과 달리 안정적으로 부하추종

대형원전은 발전용으로 진화됐다. 그래서 활용성 측면에서 제한적이다. 다만 원전은 열을 생산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원으로 전기와 함께 열을 생산할 수 있다. 그동안 대형원전은 발전 후 발생한 열을 바다에 버려왔는데 그게 바로 온배수다. 간헐적으로 자체 양식장을 운영하며 사용하긴 했으나 대부분 바다에 버려졌다.

반면에 SMR은 대형원전과 달리 도심에 건설되는 탓에 발전용뿐만 아니라 열을 활용하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대규모 열이 필요한 산업단지나 지역난방에 열을 공급할 수 있다. 실제로 열을 이용해서 냉방을 할 정도로 열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SMR이라면 산업단지 등 열 수요가 필요한 곳에 양질의 열을 값싸게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가스복합발전을 대체하고 석탄발전을 대체할 미래 에너지인 수소를 재생에너지보다 더 경제적으로 생산이 가능한 수단이 SMR이다.

수전해 기술을 이용해 수소를 만들 때 전기도 필요하지만 500℃에 달하는 물도 있어야 한다.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만들 때 500℃로 물의 올리는데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그렇지만 SMR은 가동 후 나오는 200℃에 달하는 온배수를 활용한다면 500℃까지 물의 온도를 올리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SMR은 간헐성을 가진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전력계통 안정화에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력계통에서 대표적인 경직성 자원은 대형원전과 재생에너지로 대변된다. 대형원전의 경우 안전성을 문제로 출력을 조절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고, 재생에너지는 바람 등 날씨에 영향을 크게 받는 발전원이어서 출력조절이 원초적으로 불가능한 발전원이다. 그래서 대형원전과 재생에너지가 늘어나게 되면 출력조절이 가능한 유연성 자원인 양수발전이나 가스복합발전 등이 함께 늘어야 한다. 전력수요와 공급이 맞아야만 안정적으로 전력계통이 운영되기 때문에 그렇다.

한 원전 설계 전문가는 대형원전도 부하추종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으나 관련 제도나 안정성 때문에 부하추종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SMR은 대형원전과 달리 부하추종이 어떻게 가능한 걸까. 대형원전 출력조절은 원자로를 통해 이뤄지지만 SMR은 원자로 출력을 100% 유지하면서도 생산된 열을 조절해서 터빈으로 출력을 조절하기 때문에 대형원전과 달리 안전하게 부하추종이 가능한 것이다.

SMR 구조.
SMR 구조.

 

반디 블록으로 개발…노즐로 안전성 확보
검증된 기술 대거 반영 등 유지보수 방점

현재 우리나라에서 개발 중인 SMR을 살펴보면 한수원과 원자력연구원을 중심으로 개발 중인 i-SMR과 한전기술이 자체 SMR 브랜드로 개발 중인 반디가 대표적이다. 다만 i-SMR과 반디는 개발 방식이 조금 다른 측면이 있으나 모두 SMR이기 때문에 앞서 설명했던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

i-SMR과 반디의 차이점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용량이다. 현재 개발 중인 i-SMR 발전설비용량은 100MW이지만 반디는 60MW다. 반디가 i-SMR 발전설비용량의 절반보다 조금 더 크다.

용량 크기에 따른 활용도 측면을 살펴보면 대형원전보다 i-SMR의 활용도가 높고, i-SMR보다는 반디가 더 활용도가 높다. 용량이 적을수록 다양한 수요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i-SMR과 반디가 SMR이란 점에선 같지만 구조는 조금 다르다. i-SMR이 육지용, 반디가 해상용으로 개발되고 있어 그렇다.

i-SMR은 하나의 통에 모든 주기기를 넣도록 개발되고 있고, 반디는 하나의 통에 원자로 블록과 증기발생기 블록을 넣도록 개발되고 있다.

이승욱 한전기술 기술혁신팀장은 “반디에서 원자로 블록과 증기발생기 블록으로 나누는 것에 따른 안전성 확보를 위해 배관이 아닌 노즐 방식을 채택했고, 이 방식은 배관과 달리 양쪽의 압력이 같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한전기술은 왜 반디를 블록형으로 개발하는 걸까. 해상용으로 개발되기 때문에 그렇다. 해상용으로 개발될 때 흔들림에 최적화될 필요가 있고, 선박에 안정적으로 탑재될 수 있도록 해야 해서다.

i-SMR은 하나의 통에 모든 주기기를 넣다 보니 높이가 무려 30m에 이른다. 30m가 넘는 구조물을 물에 띄우기가 어렵고, 선박에 탑재하는 것 또한 제한적이다.

그래서 한전기술은 반디를 해상에 적합하도록 i-SMR 높이 절반 수준인 15m로 맞춰 개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한전기술은 반디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유지보수에 바짝 신경을 썼다.

먼저 반디는 구조물 높이가 낮아짐에 따라 유지보수 환경이 상대적으로 높아졌고, 대게다 대형원전에서 검증된 기술을 대거 반영함으로써 개발기간을 단축하는 한편 대형원전에서 사용하는 유지보수 장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게 된다.

그래서 반디는 i-SMR보다 발전설비용량이 적고 해상용으로 개발된다는 것은 그만큼 활용도가 다양화된다는 것이다.

50MW 이하를 원하는 고객에게 I-SMR이나 대형원전을 건설할 수 없는 것처럼 결론적으로 반디는 100MW급 이하 고객에게 육상이든 해상이든 SMR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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