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에너지전환 논쟁 핵심으로 돌아가자!
[기고] 에너지전환 논쟁 핵심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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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7.30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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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구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교수-
장중구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교수.
장중구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교수.

【에너지타임즈】 최근 치수 시설이 잘 되어 있다고 하는 서유럽 선진국들이 극심한 홍수피해를 입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이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EU와 미국은 탄소 국경세 도입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으며, 역시 EU는 자동차 배출규제 상향, 플라스틱세 신설 등 환경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2018년 10월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에서 195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승인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에 근거한 움직임이다. 이 보고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50년까지 전지구적으로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중립을 달성하여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

우리나라는 타 선진국들에 비해 산업분야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관계로 탄소중립이 매우 도전적인 과제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지난해 한국정부는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탄소중립 위원회는 금년도 10월말까지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인 발전‧산업‧건물‧수송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대책이 포함될 것이다. 태양광 풍력 등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석탄발전을 완전히 대체하고 천연가스 발전 비중을 대폭 축소하는 계획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에너지 전환은 탄소중립 추진 전략의 핵심과제이며, 석탄화력 및 천연가스 발전을 신재생에너지 발전, 주로 풍력과 태양광 발전으로 대체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반면에, 현재 뜨겁게 논란을 빚고 있는 원전의 경우는 추가 건설을 하지 않고, 기존 설비는 수명연장을 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원전의 비중이 점차적으로 감축된다. 그런데 에너지 전환정책의 주목적은 탄소배출 감축에 있으므로 원전 비중 감축은 탄소배출 감축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에너지 전환 정책에 반하는 정책이다.

사실 원자력발전은 다른 어떤 발전방식보다도 탄소 배출량이 적다. 유럽의 영국, 체코, 폴란드 등 일부 국가들은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원전건설을 진행 혹은 계획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 캐나다는 소형모듈형원자로(SMR) 건설을 앞장서서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해서 인지 최근 문무대왕과학연구소 기공식 연설에서 김부겸 국무총리는 원전 감축의 이유를 높은 원전 밀도와 사용후핵연료 문제로 돌렸다. 이는 정부가 말하는 에너지 전환정책이 곧 ‘탈원전’ 정책이라는 비난을 의식해서 한 말이기도 하다.

정부는 현재 건설 중인 원전이 설계수명을 다할 때까지 적어도 앞으로 60년간 더 원전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탈원전이 아니라고 한다. 반면 야당과 보수 언론에서는 급격한 원전감축으로 인해 원전산업의 공급망(supply chain)이 단절되면 원전산업이 붕괴되고 그게 곧 탈원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유능한 인재의 공급이 끊어지고 숙련 기술자들이 이탈함으로써 기존 원전의 운영조차 위협받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이 70년대 말 원전건설을 중단한 이후 80년대에 중국산 미승인 부품들이 원전에 납품되어 크게 문제되기도 하였다.

무슨 일만 있으면 주요 언론매체들이 탈원전 때문이라고 공격하고, 정부는 그렇지 않다고 반론을 제기하고 하는 일이 2017년 6월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이후부터 줄곧 계속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문제의 핵심으로 돌아가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에너지 전환의 핵심 과제는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공언을 한 바 있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이다. 이를 위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려야 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원전을 배제하고서는 탄소중립 달성이 불가능하다. 적정한 에너지 믹스가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적정 에너지 믹스의 해답은 다른 곳에 있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전력망의 운용 능력에 달려있다. 신재생 발전 비중이 증가하면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발전설비와 전력망 안정성 유지설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의 중앙 공급식에 맞는 전력망을 분산전원의 운용에 맞는 전력망으로 전환하기 위한 설비 투자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단순히 태양광 혹은 풍력발전 시설비만 가지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경제성을 논하는 것은 전력망에 대한 이해부족 때문이다. 아울러,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도 강조한 것처럼 원전 핵심생태계 유지 및 보완을 위한 현실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동문서답, 억지춘향식의 논쟁은 지양하여야 한다. 당면한 과제와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 거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62.7% 목표가 불가능하지는 않으나,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력망을 완전히 다시 구축해야 한다. 원전의 밀집도를 완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되,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것은 오히려 더 위험하다. 실효성 없는 논쟁은 이제 그만 끝내야 한다. 그것이 에너지전환 성공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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