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한국 최고 기술과 석유·광물 자원을 맞바꾼다
[창간특집]한국 최고 기술과 석유·광물 자원을 맞바꾼다
  • 윤병효 기자
  • ybh15@energytimes.kr
  • 승인 2009.04.2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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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딜 자원개발 방식으로 자원절대부족 환경 극복
SOC 위주 패키지딜에서 댐건설·조선 등으로 다양화

에너지자원의 97%와 금속광물자원의 99%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자원의 자주개발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자원개발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자원부국을 상대로 다차원적인 자원외교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자원민족주의의 부활과 석유 메이저기업들의 자원 선점,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경제부국들의 치열한 자원확보 쟁탈전 등은 우리나라의 자원확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자원확보 전쟁에 뒤늦게 뛰어든 우리나라로서는 이런 어려움들을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패키지딜 자원개발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추진한 대부분의 패키지딜 자원개발은 사회간접자본(SOC)이나 플랜트 등 건설해주고 대신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패키지딜 방식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예전에는 도로, 철도, 병원, 정유플랜트 등에 집중되던 것이 댐, 상·하수도시설 건설과 심해유전개발에 필요한 드릴십·FPSO·시추선 등으로 연계사업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수자원공사, 민주콩고와 물관리-광물자원 패키지딜 체결

한국수자원공사와 국제투자회사의 한국지사인 ARK(Alfonso Rowemberg korea)는 지난 1월 14일 콩코 최대 광산기업인 GFI에 댐과 관개수로 등의 건설 기술을 제공하는 대신 구리(연간 3만~4만톤)와 코발트(연 2500~4000톤) 광물을 수입하는 ‘AWA in DRC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했다.

GFI는 콩코 전체 고용시장의 45%를 점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코발트 광산과 연간 생산량 4만톤의 구리광산 등을 보유하고 있는 아프리카 최대의 광산기업이며, ARK는 국제적인 SOC 전문투자사이다.  

이번 패키지딜 방식이 이전의 방식들과 차이가 있다면 서비스 제공국이 대가로 광물이 아닌 현금을 받게 되며, 대신 한국 기업(ARK)이 민주콩고의 광물유통권을 확보해 우선적으로 국내 광물시장에 팔 수 있다는 점이다.

GFI와 ARK는 FREK와 FRMK라는 두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수자원공사는 FREK와 계약을 맺고 콩고에 댐 등의 수자원공사를 진행한다. FRMK는 콩고의 광물유통권을 갖고 있어 국내 광물시장에 중요 자원을 우선적으로 제공한다.

또한 FRMK와 기술협력·지분투자 협정을 맺은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이를 계기로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수자원공사는 이미 전담부서 직원들을 민주콩고에 파견하는 등 본격적인 작업을 진행중이다. 해외사업처의 투자사업팀(팀장 박원철)은 3월 말부터 4월초까지 민주콩고를 다녀와 현장실태를 살피고 계획을 짜고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확보한 비철금속 광물은 연간 구리 43만톤, 우라늄 2000톤, 코발트 2만1500톤, 몰리브덴 3만5000톤, 안티모니 40만톤, 형석 20만톤 등이다.

특히 코발트는 첨단전지, 하이브리드 자동차, 휴대폰, 노트북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광물이어서 안정된 원료수급이 기대되고 있다.


자원부국의 구미 당기게 하는 우리나라의 ‘드릴십’ 기술
지난달 9일부터 20일까지 김영학 지식경제부 제2차관을 비롯한 대규모의 정부·민간기업인들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중남미로 파견을 갔다. 이들의 최우선 목표는 중남미의 풍부한 자원을 확보하는 것.

특히 브라질의 석유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특별한 제안을 했다. 브라질이 심해유전탐사에 적극 나설 것이란 정보를 입수하고 우리나라가 그 사업에 절대 필요한 드릴십(심해시추선)과 FPSO(부유식 원유 생산·액화·저장·하역설비)를 제공하는 대신 석유자원을 확보하는 것.

당시 브라질은 우리나라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이들은 한 달 후인 최근 우리나라에 찾아와 사업설명회를 열고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STX조선 등 국내 조선사들에게 사업에 적극 참여해달라는 주문을 했다.

세계 최고의 조선건조 능력과 드릴십·FPSO 건조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국내 기업에 러브콜을 보내는 건 당연해 보인다.

브라질의 국영석유사 페트로브라스(세계 6위 규모)를 통해 국내에서 사업설명회를 개최한 브라질은 2013년까지 230조원의 사업을 진행한다면서 국내 기업들에 구미 당기는 제안을 했지만 조건을 달았다.

선박 건조를 브라질에서 해야 한다는 것. 국내 조선사들은 경기침체로 수주율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브라질의 사업이 호재로 작용한 것은 분명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선박건조기술을 빼앗길까봐 조심스럽게 사업에 접근하고 있다.

그렇다면 드릴십과 FPSO는 어떤 선박이길래 심해유전탐사에 이것을 필요로 할까?



FPSO(부유식 원유 생산·액화·저장·하역설비)

FPSO는 우리나라의 일류 상품 중에 하나로 꼽을 정도로 세계에서 뛰어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FPSO는 Floating Production Storage Offloading의 줄임말로 F(부유식) P(생산) S(저장) O(하역)의 역할을 하는 설비이다.

해양구조물에는 크게 부유식(Floating)과 고정식(Fixed)이 있다. 고정식은 말 그대로 바다 깊은 곳에 파일을 박아 그 위에 구조물을 고정 시키는 방법이고 부유식은 배처럼 둥둥 떠다니면서 기능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일단 FPSO는 고정식이 아닌 배처럼 바다에 둥둥 떠다니는 부유식이다. 하지만 배와는 다르게 엔진 같은 추진장치가 없어 혼자서는 절대 움직일 수 없고 다른 배들이 끌어줘야 한다.

바다 밑으로 부터 끌어올린 원유는 그 상태론 바로 쓸 수 없고 사용 가능하도록 정제를 해야 하는데 FPSO에는 이 정제 설비가 되어있다. 따라서 지하에서 올린 원유를 바로 사용가능한 정제된 기름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정제된 원유를 유조선에 옮겨 싣기 전에 저장을 해야 하는데 FPSO는 저장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생산된 정유를 바로 저장 할 수 있다. 저장해놓은 원유를 유조선이오면 옮겨 실을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드릴십(Drillship)

드릴십은 바다 위에 떠서 심해유전을 시추하는 시추선이다. 배 위에는 드릴탑이, 배 아래에는 시추를 위해 드릴을 내릴 수 있는 시설이 있다.

고정식 석유시추선은 대량의 원유가 매장된 곳이어야 하는데 그 양이 고가의 고정식 석유시추선을 설치해서 원유를 뽑아내고 남아야 하는 반면 드릴십은 필요할 때마다 옮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드릴십은 수심 3000미터에서 최고 1만미터까지 시추가 가능하다. 파도가 쳐도 떠내려가지 않도록 DPS(Dynamic Positioning System)기술이 장착돼 있다.

이 기술은 GPS로 선박의 현재위치를 찾아서 그 선박 주변의 파랑이나 해수의 흐름, 풍향 등을 실시간으로 선박의 컨트롤 타워로 보내 시시각각 바뀌는 환경에 맞춰 선박을 움직이지 않게 하는 시스템이다.

배 밑에는 트러스트라는 스크류를 둘러싸고 있는 장치가 작동된다. 보통 10만톤급에는 앞, 뒤로 3개씩 총 6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설치돼 360도 회전하며 배가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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