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美 업체 뇌물수수 임직원 대대적 문책 ‘불가피’
한수원 美 업체 뇌물수수 임직원 대대적 문책 ‘불가피’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09.02.0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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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 밸브 제조사, 한수원에 뇌물공여 법정에서 시인
李 장관, 책임자 가려내라 지시…지경委, 업무보고서 질의

한수원이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A 밸브 제조사로부터 뇌물을 받고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지자 이를 보고 받은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사장을 포함한 관련자에게 단호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혀 사실상 임직원의 대대적인 문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A 밸브 제조사 간부였던 리처드 몰록은 샌티애나 연방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한국 등을 비롯한 4개 국가의 공기업에 62만8000달러의 뇌물을 제공했다고 시인했다.

이 간부는 이 법정에서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재정담당자로 근무하면서 한국의 한국수력원자력(주)와 중국의 페트로차이나, 루마니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공기업에 뇌물을 주고 350만달러의 회사 이익을 챙겼다고 진술했다.

또 문제의 밸브 공급사 임원인 마리오 코비노는 지난 2003년 3월부터 2007년 8월까지 해외 영업활동을 하면서 총 100만 달러의 뇌물을 공여 한 사실을 재판과정에서 인정했다. 뇌물공여대상 기업은 브라질과 중국, 인디아, 말레이시아, UAE 등 6개국 12개 기업으로 한수원도 포함돼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정확한 사실 확인이 중요하다며 공판과정에서 드러난 2003∼2007년 거래뿐만 아니라 2008년까지 포함한 전 기간에 걸쳐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이번 사건을 두고 지식경제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정치권은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지경위 비서관은 “이번 사건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조사된 바 없어 이렇다할 대책은 아직까지는 없는 상태”라며 “정치권의 움직임은 다음주쯤 나오고 오는 24일 계획된 지식경제부 업무보고에서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실 한 비서관도 “이번 한수원 뇌물수수와 관련해 지경부 업무보고에서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사건과 별개로 올해 국정감사에서 한수원과 관련된 질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수원은 미국 법무부 공시내용을 지난달부터 파악하고 곧바로 후속조치에 착수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03년 3월부터 2007년 8월까지 문제의 A 밸브 제조사와 한수원의 거래관계를 확인하고 밸브 구매담당직원들을 직급별로 망라해 확인하고 있다.

한수원에서 낸 자료에 따르면 현재 진행중인 밸브 관련 계약관계를 엄밀히 점거하고 투명성을 확인했고 이에 한수원은 자체 진상 파악과 함께 지난 2∼3일 양일에 걸쳐 문제의 A 밸브 제조사 한국지사 관계자를 불러 미국 법무부 공시내용과 관련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A밸브 제조사 한국지사 관계자는 한국지사는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본사로부터 조만간 부사장과 아시아 담당이사가 한수원을 직접 방문해 한수원 측의 질문에 답변하겠다고 답변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수원은 자체 진상 파악한 결과와 미국 답변을 토대로 관련자 유무 여부를 밝히고 그 결과에 따라 법률·행정적 조치와 신분상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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