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시봉, 50년 지났어도 현재 진행형인 이유
쎄시봉, 50년 지났어도 현재 진행형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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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3.11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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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스퀘어는 순식간에 1960년대 무교동 음악감상실 '쎄시봉'으로 탈바꿈했다. 2010년 MBC TV '놀러와'가 되살린 '쎄시봉' 열풍의 잔열은 여전했다.

'쎄시봉' 멤버(조영남 · 윤형주 · 김세환)들 공연의 사회를 도맡았던 이상벽은 이날 '2015 쎄시봉 전국투어 콘서트' 제작발표회도 이끌었다. 그는 "50년 전의 쎄시봉임에도 그때가 엊그제처럼 생각이 난다"고 감회에 젖었다.

윤형주는 "쎄시봉으로 인해 '왜 우리 부모들이 저런 노래를 좋아할까'라고 생각하던 젊은이들이 조금씩 이해를 하기 시작했다"고 반겼다.

'놀러와' 이후 쎄시봉 멤버들과 정기적으로 콘서트를 열고 있는 윤형주는 "부모와 함께 오는 자녀들이 많아졌다"면서 "우리 평균 연령이 70세다. 이런 세대가 함께 어울려 콘서트를 하는 것이 가요 가상 처음"이라고 뿌듯해 했다.

기존 콘서트 멤버인 송창식(68) 대신에 조영남이 새로 합류했다('쎄시봉'의 또 다른 한 축인 이장희는 독자적으로 활동 중). 송창식이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쉬면서 솔로 활동을 하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윤형주는 "조영남의 합류로, 공연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매력이 생겼다"고 기대했다. "앞서 합을 맞췄는데 생각지도 못한 돌발 상황이 생긴다. 근데 그것은 조영남만의 독특한 무대 연출이다. 불안은 한데 재미가 있다. 그런데 젊은이들이 이런 걸 좋아하지 않나."(웃음)

'놀러와' 전 2009년부터 쎄시봉 열풍의 조짐이 있었다. 당시 MBC 라디오 '조영남,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를 '조영남과 친구들'이라는 타이틀로 공연한 것이 사실상 출발이다.

조영남은 "당시 최유라가 '아저씨들하고 친한 분들과 콘서트를 해보세요'라고 해서 라디오에서 공연했고 이것을 '놀러와' 제작진이 유심 깊게 봐서 인기를 끌게 됐다"고 밝혔다.

윤형주는 통기타, 청바지 등 청년문화를 이끌었던 과거를 떠올렸다. 특히 기존 음악계가 싱어송라이터인 자신들을 반기지 않았다고 했다.

"당시 가수는 노래만 불렀다. 작곡가는 따로 있었다. 우리는 기타를 치면서 스스로 악상을 떠올려 우리의 목소리로 노래하고 화음을 만들었다. 미국 대사는 통기타를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표현했다. 통기타가 한국에서 민주주의의 독특한 성격을 띠게 된 것이다. 이후 우리의 생각을 표현하면서 김민기가 만들고 양희은이 부른 '아침이슬'을 필두로 양병집, 서유석 같은 저항적인 포크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생겨났다."

그는 '지오디'(god) 같은 후배들이 자신들처럼 오래 우정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하면 "'그건 안돼'라고 답한다"고 했다. "우리는 공동체적인 속성이 있다. 조영남이 1만원을 가져오면 그건 조영남 돈이 아니라 우리 돈이었다. 요즘 아이돌 그룹의 활동과는 본질적으로 성격이 달랐다"고 했다.

이상벽은 당시의 쎄시봉은 "고학생들 사이의 나름의 안식처 같은 곳이었다"고 말했다. "우리의 공연을 보시는 분들도 당시의 추억을 떠올리며 공유의 장을 만들어내시는 것 같다."

모두 자신들의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영화 '쎄시봉'(감독 김현석)을 인상 깊게 봤다고 했다. 조영남은 "나를 연기한 김인권이 정말 똑같던데"라고 감탄했다. "창식이(조복래) 장희(진구) 역 배우들도 정말 잘하더라"고 덧붙였다. 윤형주는 자신을 연기한 강하늘이 최근 대세남으로 떠오른 것을 염두에 두며 "잘생긴 강하늘이 실제 내 모습과 가장 가깝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쎄시봉에서 활약할 당시 부르지는 않았지만 영화에서는 자신들이 부른 것처럼 묘사된 '백일몽'을 이날 들려줬다. 콘서트에서도 라이브로 들려준다. 쎄시봉은 이처럼 현재까지 대중문화에 영향을 끼치고 받으며 현재진행형으로 나아가고 있다.

서울 콘서트는 4월25일 오후 3시·7시 삼성동 코엑스 홀D에서 열린다. 앞서 오는 14일 성남 공연을 시작으로 광주, 고양, 수원, 전주, 부산을 돈다. 서울 공연 이후에는 대구, 인천 등이 예정됐다. 6만6000~13만2000원. 쇼플러스엔터테인먼트. 1544-7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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