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마침내 판타지 걷다…체험 기구한 삶의 현장 속으로
강동원, 마침내 판타지 걷다…체험 기구한 삶의 현장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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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2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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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만 하더라도 강동원(33)은 만나기가 어려운 배우였다. TV 예능프로그램이나 드라마에 좀처럼 출연하지 않았다. 말도 짧고 간결해 속내를 들추기 쉽지 않아 '은둔형 배우', '신비주의 배우'로 꼽히고는 했다.

전역 후 강동원의 표정이 한결 여유로워졌다.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감독 윤종빈) 때 풀린 입담은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감독 이재용)에서 정점을 찍은 듯하다. 말에는 꾸밈이 없으며, 지난 세월도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냈다. 전작에 함께 출연한 하정우의 영향인지, 넘실대기도 잘한다.

강동원의 매력은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제대로 빛을 발한다. 열일곱 살에 아이를 낳은 서른셋 젊은 아빠 '대수'로 등장한다. 조로증에 걸려 죽음을 앞둔 열여섯 살 아들이 있지만, 걸그룹을 보고 열광하고 아들의 게임기를 노리는 등 철이 없다. 하지만 아들을 위해서라면 쉬는 날을 마다하고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병원비를 모으는 착한 아빠이자 가장이기도 하다.

그동안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현실 밀착형이다. "최근작 중 가장 평범한 캐릭터가 '의형제'의 간첩이다. 그전에는 시골 약사, 고등학교 짱, 살인자, 사형수였던 것 같다. 초능력자나 '군도: 민란의 시대'도 현실적이지는 않았다. 시나리오가 너무 좋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보면서 많이 울었다. 또 현실적인 인물이다 보니 애드리브도 치고 대사도 마음대로 바꾸기도 했다. 감독님은 싫어했지만…"이라며 즐거워했다.

걸그룹에 열광하는 '대수'의 모습을 제외하고는 강동원의 성격과 닮아있기도 하다. "고등학교 때 가요프로그램을 보기는 했지만, 요즘은 MP3로 노래를 듣는 게 전부다. 걸그룹은 그냥 자체로 좋아한다. 영화 속 '태티서'는 감독님의 기호"라고 귀띔했다.

"아들의 오락기를 탐낸 장면은 실제 벌어지기도 했다. (하)정우 형이 게임기를 줬는데 내가 게임을 하지 않아 아름(조성목·13)에게 줬다. 용산에 직접 가서 재미있어 보이는 게임 팩 두 개를 사왔다. 그런데 아름도 게임을 안 좋아하더라. 게임 팩이 너무 재미있어 보여서 하루는 아름에게 게임기를 가져오라고 했다. 촬영장에서 한 판을 다 깨고 너무 재미있어 그 세트 그대로 구입했다."

영화에서 강동원은 열일곱 살에 송혜교(32)를 만나 사랑을 나누게 된다. 강동원의 열일곱 살은 어땠을까. "천방지축이었다. 열심히 놀았다. 거창군에서 기숙사 학교에 다녔다. 계곡에도 놀러 가고 여자 만나러 가서 밖에서 서성이다가 기숙사 문 닫을 때나 들어갔다. 기숙사 2층에서 몰래 뛰어내려 탈출하기도 했다. 연애에도 관심이 많았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다. 인기도 많아서 옆 학교에는 팬클럽이 있었고 정문 앞에서는 누군가 기다리고는 했다"며 우쭐해했다.

하지만 결혼 후 아들과 교감하는 '대수'를 연기하는 건 쉽지 않았다. "대수의 입장이 이해 안 가는 부분은 없었다. 내가 아빠가 돼도 대수와 비슷할 것 같다. 하지만 감정을 올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털어놓았다. "아버지(김갑수)와의 촬영 신은 리허설도 하지 못할 정도로 너무 슬펐다. 대사를 할 수 없어 바로 촬영에 들어갔다. 하지만 아름과의 촬영 신은 처음에 많이 안 슬펐다. 아들이 아프다는데 별 감정이 없었다. 부모의 마음을 모르니 감정이 들어가는데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강동원은 "이 작품을 촬영하고 나니 왜 부자 사이에 말이 없는지 알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아름과 친하지만, 아버지와 아들이라 그런지 말이 별로 없다. '학교 갔다 왔느냐?' 정도다. 수컷들끼리라 그런지 뭔가 어색했다. 혜교는 여자라 그런지 아름을 잘 챙기더라. 또 아름이 애늙은이 같다. 좋아하는 노래를 물었더니 임창정의 '소주한잔'이었다. 머릿속에 들어가 보고 싶었다"는 마음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결혼하고 아빠도 됐다. 서른네 살 현실 속 결혼에 대한 생각은? "이 작품을 찍고 결혼하고 싶지는 않았다. 너무 가난하고 힘들게 사는 것 같다"며 웃었다.

"예전에는 결혼 생각이 아예 없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을 찍으며 '가정은 꾸려 봐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배우로서 느껴봐야 하는 감정이기도 하다. 또 주변에 결혼하지 않은 분들을 보니 혼자 사는 건, 아닌 것 같다. 너무 외로워한다. 결혼한 분들은 확실히 안정감이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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