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식 풍력발전기!
바람으로 센 바람 일으켜 전력 생산
터널식 풍력발전기!
바람으로 센 바람 일으켜 전력 생산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1.11.1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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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풍력발전기 한계 뛰어넘은 ‘터널식 풍력발전기’
3배 늘어난 성능과 3배 줄어든 콤팩트한 크기가 강점
전국 어디서든 설치가 가능하고 소음도 대폭 줄어들어
기존 풍력발전시스템보다 사이즈가 콤팩트해진 반면 성능이 한층 강화된 새로운 개념의 풍력발전시스템이 중소기업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주)키미는 산간지방이나 평야에 설치돼야 하는 지리적 문제와 바람이 불지 않거나 풍속이 낮을 경우 전력생산을 할 수 없는 기존 풍력발전시스템의 한계를 뛰어넘는 ‘터널식 풍력발전시스템(일명 날샌돌이)’의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풍력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모으는 동시에 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바람이 더 센 바람을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풍력발전기는 풍속이 4m/s일 경우 가동될 수 없으나 같은 조건에서 이 기술이 적용될 경우 12m/s의 풍속을 일으킬 수 있어 정상적인 전력생산이 가능하다. 자연바람이 3배로 강해지기 때문이다.

기존 풍력발전기는 풍향조사 결과에 의거 산간지방이나 평야에 설치돼야 하는 제약조건이 따랐다. 그러나 키미에서 개발한 풍력발전기는 풍향이 좋지 않은 한국형 지형에 알맞도록 개발됐다. 쉽게 설명하면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최소 공간만 확보된다면 전국 어디서나 풍력발전사업이 가능하다.

풍속이 높아지면서 풍력발전기의 크기도 대폭 축소됐다. 풍속을 3배까지 증대시키면서 풍력발전기의 크기를 좌우하던 블레이드도 3배가량 줄어 어느 곳이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효율적인 설치가 가능하다고 키미 연구진은 설명했다.

그렇다면 바람의 세기를 3배가량 높일 수 있는 핵심기술은 무엇일까.

풍력발전기의 특수한 구조에서 숨은 기술을 찾을 수 있다. 이 풍력발전기는 기존 풍력발전기 구조처럼 블레이드가 노출된 것이 아니라 터널 안에 숨어 있다. 이 터널 안에는 기존 풍력발전기와 달리 2개의 블레이드가 설치돼 있으며, 이 블레이드는 상호역회전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쉽게 설명하면 터널 내 블레이드는 서로 반대방향으로 돌고 있다는 뜻이다.

블레이드의 상호역회방식에도 숨은 기술이 있다. 터널 내 2개의 블레이드가 서로 반대방향으로 회전되면서 풍력발전기를 지탱해 주는 타워의 힘을 중심으로 지지할 수 있어 강한 바람에도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첫 번째 블레이드를 통과하며 생성된 바람의 회전성분을 두 번째 블레이드의 반대 회전방향으로 인해 직진성이 변화되고 그 결과 회전성분이 적어져 소음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소음을 줄일 수 있는 숨은 기술은 또 있다. 터널 내 블레이드가 상대회전수로 인해 50%씩 발전기 RPM을 회전하기 때문에 블레이드 회전소음이 대폭 감소된다. 그 결과 각종 기계부품의 수명이 길어지는 동시에 유지보수비용도 대폭 절감시킬 수 있다.

발전기의 RPM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도 있다. 블레이드의 회전력이 높아지면 블레이드 중간쯤에 위치한 추가 원심력에 의해 외부로 빠져나가는 효과를 활용해 블레이드의 각이 자동으로 조정돼 발전기의 RPM을 유지한다. 즉 25m/s이든 18m/s이든 12m/s이든 발전기의 RPM은 일정수준으로 유지된다.

바람의 세기를 높이는 또 다른 핵심기술은 배출구에 설치된 팔각모. 바람은 팔각모를 통과하면서 유입된 바람에 풍속을 가속화하는 원리다. 이는 팔각모의 바람골을 통과하는 바람은 큰 구멍에서 작은 구멍으로 통과하는 노즐효과에 따른 것이다.

현재 1kW급 풍력발전기가 개발돼 있으며, 다양한 크기의 소형 풍력발전기의 개발을 완료한데 이어 대형 풍력발전기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특히 내년부터 시판이 가능할 것으로 키미 측은 내다봤다. 


인터뷰 - 김성중 (주)키미 신재생에너지사업본부 본부장

“풍력발전기술 완전한 국산화에 도전”

3년간 어깨 넘어 기술 배워
대형 풍력발전 기술개발 중
전국 어디서나 설치 가능해
도로公 등으로 영업망 확대


“미친놈 소리 많이 들었습니다.”

김성중 (주)키미 신재생에너지사업본부 본부장은 기자와 만나 이 말로 말문을 열었다. 연구개발 당시 ‘연구하려면 근거 있는 연구를 해라’‘말도 안 되는 소리다’ 등등의 주변 질타를 받으며 도와주는 사람 하나 없이 연구개발에 성공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사업자를 물색하던 도중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인 (주)키미를 만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연구개발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고 시제품까지 제작하게 됐다고 그간의 일들을 털어놨다.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었냐는 질문에 김 본부장은 “바람이 세지면 풍력발전기의 블레이드 크기가 줄지 않을까”란 의문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연구개발에 착수해 3년간 국내 풍력발전기 회사를 쫓아다니며 어깨 넘어 기술을 익혀 지금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본부장은 연구개발 과정 중 어려웠던 점으로 터널 내 바람의 세기가 너무 강해 블레이드가 부러지는 현상이 발생했고 강한 바람에 견딜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현재 시제품으로 만들어진 터널식 풍력발전기인 일명 날쌘돌이의 풍력발전설비용량은 1kW.

김 본부장은 “타워의 높이가 5m이면 3kW, 15m이면 300∼800kW까지 설치가 가능하다”면서 “특히 타워 높이 25m로 설치해 MW급 풍력발전기를 개발하는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그는 설계수명이 100년에 달할 수 있도록 풍력발전기 블레이드의 소재를 카본으로 제작할 계획이며, 타워부터 전장 하나까지 자체적으로 생산해 국산화를 완성시키겠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터널식 풍력발전기의 가장 큰 장점으로 김 본부장은 바람이 적은 한국형 지형에 강한 점을 손꼽았다. 또 풍속이 아무리 작아도 발전이 가능하고 20㎡의 부지만 확보되면 대형 풍력발전기까지 설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수요처와 관련 김 본부장은 “장소와 풍속에 크게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고속도로나 다리, 도서지방, 발전소 내 부지, 군부대 등 다양하게 설치가 가능해 수요처는 상당할 것”이라면서 “핵심전략으로 도로공사와 한전 등 정부기관을 상대로 영업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도로공사와 관련 고속도로 가장자리에 이 풍력발전기가 설치될 경우 전력생산에 따른 수익을 비롯해 옥외광고로의 활용도 가능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김 본부장은 이미 ‘터널식 풍력발전시스템’을 비롯해 11개의 발명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금은 VIP태양광자동차와 고층용 엘리베이터 발전장치 등을 연구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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