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쳐진 방사선산업 “선진문화로 도약”
뒤쳐진 방사선산업 “선진문화로 도약”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1.01.1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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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개 달하는 기업 존재…영세·안전의식 결여 등이 문제
방사선기술 등 시대정신 반영 ‘방사선선진문화포럼’ 창립
세계 원자력산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그야말로 파죽지세(破竹之勢)다.

원자력 르네상스에 비견될 만큼 전 세계적으로 원전건설이 추진되고 있고 이와 더불어 방사선산업도 방사선농학과 방사선의학 등을 중심으로 지난 1990년부터 급성장, 거대 국제시장을 형성해 가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세계 원자력 강국 중 6위의 원자력 선진국인 동시에 수출국이며, 방사선산업의 신흥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방사선산업의 세계 시장규모는 지난 2000년 1500억 달러에서 2010년 1조1000억 달러, 2020년 1조8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른 국내 방사선이용산업체도 지난 1990년 700개에서 2009년 4000개, 2018년 1만개로 증가될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외 방사선산업이 비대해지면서 안전관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방사선산업체 급증에 따른 한계에 공공연히 부딪혔다. 특히 방사선산업을 규제하는 요원이 부족하고 산업체의 영세성, 안전의식 결여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방사선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우리의 패러다임도 방사선기술 도입국가에서 선도국가로, 의존·방어적 안전개념에서 생산·발전적 안전문화로의 변화를 세계 시장으로부터 요구받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인식, 방사선기술 선진화와 방사선연구 활성화, 방사선산업 진흥, 방사선안전 고도화란 시대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조직인 ‘방사선선진문화포럼’이 꾸려졌다.

방사선선진문화포럼은 국내 4400개에 달하는 산업체의 영세함을 방사선 이용기술·안전관리·안전문화의 선진화로 방사선 관계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육성으로 돌파하기 위해 지난 2010년 8월 창립총회를 갖고 출범했다.

이 포럼은 각계각층 원로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비롯해 방사선 관련 기관과 학회 등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 방사성동위원소 이용 비파괴검사 등 5개 분과를 꾸려 운영된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채널 구축과 네트워크형 싱크탱크 역할도 병행한다. 또 분기별 CEO 조찬모임 등으로 실현 가능한 정책대안도 수립할 계획이다.

공동회장으로 윤철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과 이명철 방사성동위원소협회 회장이 추대됐으며, 서상기 국회의원(한나라당)과 김춘진 국회의원(민주당), 이상민 국회의원(자유선진당) 등을 비롯해 이관 前 과학기술처(現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등 민·관·산·학·연 각계각층 전문가와 방사선이용 산업체 CEO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포럼의 첫 번째 목표는 자연과 인간중심의 방사선기술을 활성화함으로써 자연생태계를 보호하고 지구온난화를 예방하는 녹색사회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

또 방사선기술과 안전에 대한 다양한 시민사회와 국민의 직접참여 기회를 확대, 학계 차원의 토론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동시에 국경과 이해의 경계를 넘어 자유롭게 소통한다는 것을 두 번째 목표로 삼고 있다.

이외에도 포럼 회원들은 방사선이용기술과 안전관리, 안전문화의 선진화를 위한 방사선 관계산업의 건전한 발전·육성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일선에 나선다.

이들 회원은 우수한 방사선기기·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이를 산업화해 국가발전과 국민생활편의를 제공하는 등 인류공영에 이바지하고 과학·기술적인 차원을 넘어 사회·정치적 이슈로 진화되는 방사선산업의 미래비전 제시, 국민적 합의를 위한 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외에도 이들은 방사선 생산·이용에 따른 방사선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등의 안전대책을 수립해 시행하고 BT·ET·NT·IT 등과의 융합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첨단산업으로 육성한다. 또 관계산업상호간의 다양한 정보·경험을 공유하고 주변산업·국제사회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방사선선진문화를 정착한다.

한편 우리나라 방사선이용기술은 지난 1958년 원자력법 제정과 1959년 대통령 직속 원자력원 설립, 1962년 연구용 원자로 TRIGA MARK-Ⅱ 가동 등으로 태동돼 의료·산업·교육·연구 등 여러 분야에서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많은 기여를 한 바 있다.


“모티브 부여…산업발전으로 이어질 것”
-이종인 방사선선진문화포럼 정책·문화위원회 위원장-

사업영역 갈수록 확장돼
정부의 당근·채찍 필요
과열경쟁…악순환 반복
산업체 CEO 관심 부여


“방사선선진문화, 자신과의 싸움이라 참 어렵죠. 혼자서만 할 수 없는 일로 균형 잡힌 틀 속에서 가능하다고 봅니다.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방사선선진문화포럼을 출범하게 됐습니다.”

이종인 방사선선진문화포럼 정책·문화위원회 위원장은 에너지분야에 비해 비교적 열악한 환경을 갖고 있는 방사선분야의 활성화 차원에서 방사선선진문화포럼이 출범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그 동안 방사선분야는 의식주 해결을 목적으로 했다면 이제는 삶의 질을 어떻게 향상시키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방사선분야는 더 많은 산업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도 관심의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재 방사선분야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열악한 환경을 손꼽았다. 현재 4000개에 달하는 기업이 존재하지만 사실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것과 이익집단이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져 스스로 시장을 키우지 못하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이 본부장은 우리나라 원자력산업 중 방사선분야가 지난 2006년 기준 10%에 불과한 것도 문제점으로 손꼽았다. 이웃나라인 일본(2005년 기준)의 경우 46%, 미국(1997년 기준) 75%인 경우와 견줘봐도 터무니없는 수치다.

이 본부장은 처방전으로 방사선분야에 모티브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방사선분야의 관심사항을 도출하는 등 규모의 경제가 이뤄질 때 방사선선진문화는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그는 “정부 지원도 당근과 채찍이 필요한데 사실 당근이 없다”면서 “정부의 무조건적인 지원이나 돈이 문제가 아니라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본부장은 “에너지분야는 공공기관 주도로 이뤄지다 보니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이제는 에너지분야가 좀 뒤쳐져 있는 방사선분야를 보듬어 주고 견인하는 등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본부장은 “방사선선진문화포럼은 방사선분야 기업 내 담당자들은 인식을 같이하고 있지만 실제로 CEO는 관심 밖의 일로 치부돼 왔다”면서 “이 포럼을 통해 이들 CEO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산업 자체를 육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의견을 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일련의 활동을 통해 방사선분야 관련 기업은 방사선 이용기술·안전관리·안전문화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고 이후 관련 산업은 자연스럽게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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