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년 건설 내공, 녹색시대 도약 밑천
71년 건설 내공, 녹색시대 도약 밑천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0.10.08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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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시대 뜨는 기업! -대림산업-
한국전쟁 후 이 땅에 재건사업으로 ‘희망의 불씨’ 당겨
해외수출 ‘1호’ 수식어 보유…이미 4조원 수출실적 돌파


[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 대림산업, 때를 기다리는 장아찌처럼 깊은 숙성의 맛이 나는 기업 중 하나다. 그 동안 그들이 걸어온 발자취가 그랬다.

나라를 빼앗기고 어느 것 하나 주인행세를 할 수 없던 71년 전인 1939년, 대림산업은 이 땅에 ‘부림상회’란 이름으로 터를 잡았다. 그리고 해방, 1950년 6월 한국전쟁 반발로 이 땅엔 아무것도 없었다.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은 희망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대림산업은 설립 당시 단순한 건설자재 취급점포로 시작했으나 지난 1947년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 한국전쟁 후 황폐화된 이 땅을 복구하는 종합건설회사로 두각을 내밀면서 희망이란 불씨를 당겼다.

이후 도로·항만·발전소 등 사회간접자본시설과 석유화학·철강 등 국가기간산업 건설에 이들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지난 1966년 대림산업이 국내 건설업계 부동의 1위로 올라, 지금껏 그 위상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지금 대림산업은 12개의 회사를 거느린 대림그룹의 맏형으로 이 그룹의 맏형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으며, 건축·토목·플랜트 등 건설분야와 석유화학사업분야 등에서 다져온 기반을 중심으로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민국 랜드마크 “우리 손으로”>

대림산업이 12개의 회사를 거느린 대림그룹의 맏형역할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전쟁 이후 황폐했던 이 땅에 대한민국을 대표할 건축물을 대거 건설했다.

이쯤에서 대림산업의 주요 프로젝트 실적을 들여다보자. ▲청계천 복개공사 ▲국방부 ▲춘천댐 ▲경부고속도로 ▲경인고속도로 ▲포항종합제철공장 ▲국회의사당 ▲영동고속도로 ▲세종문화회관 ▲잠실종합운동장 ▲외교센터 ▲강릉댐 ▲독립기념관 ▲서해대교 ▲법원종합청사 ▲광화문광장 ▲상공회의소 ▲청계천 복원공사 ▲인천LNG기자 ▲삼천포대교 등이 이들의 작품이다. ‘와!’란 탄성만 절로 나온다.

이 실적은 과거일 뿐이다. 대림산업은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건설분야에 녹색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주거공간 냉·난방에너지 소비량 ‘ZERO’에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은 1㎡당 연간 3리터의 연료만으로 냉난방을 할 수 있는 ‘ECO-3L House(에코 3리터 하우스)’프로젝트를 내 놓았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1㎡당 연간 3리터의 연료만으로 냉난방 할 수 있도록 하는 에너지 자립형 주택을 만드는 것. 이 주택엔 3중 유리와 슈퍼 단열재, 폐열 회수형 환기시스템 등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이 기술을 완벽하게 적용하면 냉·난방에너지 소비량 제로를 뛰어넘어 자체 생산한 전기를 한전에 되팔 수 있는 등 냉·난방에너지 소비량을 마이너스 수준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뿐인가. 대림산업은 국내 플랜트 산업과 동반성장 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대림산업의 기업문화는 겉으로 드러내는 실적보단 내실에 치중하는 분위기다. 사실 한반도에 불어닥친 건설경기 난조에 흔들림 없는 이유 중 하나다.

대림산업은 지난 1965년 완공된 10만kW급 영월화력 1·2호기를 시작으로 발전산업분야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후 한국중부발전(주) 주력발전소인 보령화력 1∼8호기를 모두 건설한 바 있으며, 안양열병합발전소, 제주화력, 광양복합화력 1·2호기, 군산복합화력 등 다수의 화력발전소를 건설했다. 이외에도 대규모 토목공사인 청평양수 1·2호기와 강릉수력 1·2호기 등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그리고 플랜트분야 꽃이라고 불리는 원전건설사업자로도 입지를 굳혔다. 원전건설 프로젝트는 규모나 사회에 미치는 파급으로 볼 때 치밀한 공정관리와 완벽한 품질관리가 선행돼야 하는 첨단 과학기술의 산물로 볼 수 있다.

이 분야에 대림산업은 지난 60년 플랜트사업의 축적된 노하우와 풍부한 전문기술인력을 기반으로 한 고품질건설을 실현하고 있다. 특히 영광원전 5·6호기 건설공사를 수주, 완벽시공으로 원전업계에 대림산업의 이름을 당당히 올렸으며, 또 고리원전 내 정전 대처설비공사를 수주해 가동중인 원전 내 사업수행도 수행, 명실공히 원전건설사업자로 자리를 굳혔다.

최근엔 신고리원전 1·2호기 건설공사도 수주, 1호기가 오는 12월, 2호기가 내년 12월 각각 준공시킬 예정이다. 그 동안의 시공기술과 풍부한 경험인력을 활용해 품질과 공정을 모두 만족시킨 결과다.

특히 대림산업은 회사차원에서 앞으로 발주될 차세대 원전건설과 방폐물처분시설, 증기발생기 교체공사 등 원자력 관련 사업에 치중할 계획이라고 한다.


<해외 플랜트사업 4조원 시대 열어>

지난 1966년 대림산업이 국내 건설업계 부동의 1위로 올라설 무렵, 해외 건설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지금은 전 세계 24개 국가에서 산업설비뿐만 아니라 건축·토목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세계 시장에 당당히 ‘대림’의 이름을 올렸다.

대림산업 플랜트사업부문 2006년도 수주금액은 자그마치 1조 원. 3년이 지난 2009년은 4조 원에 달하는 급성장을 이뤘다.

대림산업은 지난 1966년 1월 베트남 라치 기아(Rach Gia) 항만공사를 87만7000달러에 수주, 다음달 착수금 4만5000달러가 한국은행으로 송금되면서 ‘외화획득 제1호’란 기록을 달성했다. 연이어 동남아시아 수주에 이어 1970년대에 중동진출의 청신호가 켜진다.


지난 1973년 11월 사우디아라비아에 정유공장 보일러 설치공사를 수주, 국내 최초의 중동진출이란 쾌거와 ‘해외 플랜트 수출 1호’란 기록을 거머쥐었다. 특히 1975년 1월 대림산업은 국내 기업 최초로 이란 이스파한 군용공장 공사를 수주, 중동건설시장에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 이뿐인가. 같은 해 9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유공장 건설공사를 수주하면서 ‘아프리카 진출 1호’란 수식어도 달았다.

이후 대림산업은 사우디아라비아·이란·쿠웨이트·UAE 등 총 24개 국가에서 플랜트를 비롯해 댐·도로·항만 등 다양한 해외건설실적을 올리고 있다.

플랜트 사업본부는 ‘Value Creating, Global Plant Builder’이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올해부터 양적인 성장을 지양하고 내실을 다지는 차원에서 수익성이 보장된 프로젝트 중심으로 수주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대림산업은 해외사업의 신성장 동력 발굴 차원에서 해외 원전을 비롯한 에너지플랜트 시장의 성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인터뷰> 장종기 대림산업 플랜트사업본부 상무

“세계 원전건설 붐, 준비된 기업”  

노하우·명성·기술 등 제반 여건 골고루 갖춰
원전 전문가 신규 프로젝트 수주에 ‘스탠바이’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는 원전 르네상스, 대림산업이 주인공입니다. 왜냐하면 그 동안 쌓아온 실적이나 명성, 그리고 기술력을 비롯해 원전건설을 위한 제반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준비된 기업이기 때문이죠.”

장종기 대림산업 플랜트사업본부 원자력사업담당 상무는 세계 녹색혁명에 발맞춰 원전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대림산업이 본격적인 해외원전사업에 앞서 기반을 다져왔음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기자는 올해 초 신고리원전 1·2호기 건설현장에서 장 상무(당시 현장소장)를 만났다. 그을린 얼굴이며,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은 야전사령관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대림산업 원전사업을 담당하는 책임자로 자리를 옮기면서 중년의 신사로 변했다.

장 상무는 첫 만남에서 “대림산업이 원전사업에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면서 “이 중대한 자리를 맡으면서 멀지 않은 시간 내 중동진출의 신화처럼 세계 원전시장에서 당당히 설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자신했다.

당장 국내 신규원전시장에 신고리원전 5∼8호기, 신울진원전 3·4호기 등 6기가 발주될 예정이며, 특히 해외원전시장은 원전 르네상스시대를 맞아 300기까지 발주될 것으로 보여 그야말로 새로운 원전시장은 급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장 상무의 어깨도 한층 더 무거워졌다.

장 상무는 “신고리원전 1·2호기 건설 프로젝트가 거의 마무리됐다”면서 “그 동안 쌓아온 원전건설분야 실적과 경험, 노하우를 비롯해 해외시장에서 쌓은 명성도 해외원전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그는 “대림산업은 이미 원전건설분야 전문가만 300여명 이상 보유하고 있고 신규 프로젝트 수주 시 언제든지 투입 가능한 추가 인력도 대기 중”이라면서 “ 인력부족으로 고충을 겪는 타 건설회사와 견줘볼 때 눈에 띄는 경쟁력”이라고 자랑을 늘어놨다.

특히 대림산업은 플랜트분야 중 해외원전사업에 정조준하고 있다. 현재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에너지사업의 대안으로 원전사업이 유력하게 떠오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정부의 방향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같은 이유로 대림산업은 국내외를 비롯해 원전수주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다.

그러면서도 장 상무는 “해외 원전시장이 커지면서 대림산업을 포함한 5개 주간사의 기술적 협력 등 돈독한 협력기반이 요구된다”면서 “이들 기업이 국내 원전시장에선 경쟁구도지만 해외 원전시장에선 대한민국 원전건설을 대표하는 협력관계에 놓여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림산업은 해외발전플랜트 시장의 성장성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해외 사업의 대형화 추세에 발맞춰 보다 안정적으로 해외원전사업을 추진, 대림산업의 명성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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