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버스연료시장, 클린디젤 vs CNG
미래 버스연료시장, 클린디젤 vs CNG
  • 송승온 기자
  • ssr7@energytimes.kr
  • 승인 2010.06.1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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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타임즈 송승온·윤병효 기자] <대한석유협회와 한국기계연구원은 지난 5월 ‘디젤-하이브리드 버스 개발·보급사업’을 시작했다. 오는 2014년까지 총 8대를 시범운행 할 계획으로 상용화가 시작되면 현재 보급돼 있는 CNG 버스를 대체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CNG 충전소 시장을 선점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어온 가스업계로서는 새로운 경쟁대상이 나타난 것이다.
디젤하이브리드버스가 아직은 개발초기 단계 있다고는 하지만 가스업계도 기술개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십수년 내에 시장을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도 형성되고 있다.
디젤하이브리드버스 개발사업을 이끌고 있는 정동수 기계연구원 그린카연구센터장과 CNG차량업계의 마당발로 통하는 최종수 천연가스차량협회 사무국장을 만나봤다.>


[인터뷰] 한국천연가스차량협회 최종수 사무국장

“청정성은 한수위, 연비도 문제 될 것 없다”


현재 서울시의 경우 대부분의 버스가 CNG를 연료로 운행중이다. 지방지역도 수년전부터 보급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으며 2012년까지 부산 대구 울산 등 주요지차체는 전량 CNG 버스로 보급할 계획이다.

가스업계는 이러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충전소 운영을 통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챙겨온 것이 사실이다. 또 최근 일부 대형도시가스사는 중소형 CNG 차량을 블루오션으로 보고 기술개발을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젤하이브리드 버스의 개발보급 소식은 가스업계에 일말의 위기감으로 다가오기에 충분했다.

한국가스공사 운송사업팀장을 거쳐 현재 한국천연가스차량협회에 파견 근무중인 최종수 사무국장을 만나 견해를 들어봤다.

최 국장은 한마디로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이러한 위기가 찾아온 원인으로는 가스업계의 ‘안일함’이 가장 컸다고 피력했다.

그동안 클린디젤은 정유업계와 학계의 노력으로 기술개발을 꾸준히 이어온데 반해 CNG의 경우 기술개발을 소홀히 했다는 설명이다.

최 국장은 “사실 원재료를 비교하면 CNG보다 깨끗한 연료는 없지만 그동안 정부나 가스공사는 바로 이 청정성 하나만 믿고 기술개발은 등한시 한 채 보급에만 매달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CNG가 워낙 깨끗한 연료니까 자연스럽게 보급이 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이 지금의 위기를 초래한 것”이라며 “이제는 정부와 가스공사가 적극적으로 기술개발에 나설 때”라고 전했다.

하지만 디젤이 CNG보다 우수하다는 정유업계의 주장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은 듯 했다. 무엇보다 디젤과 CNG의 CO₂ 배출이 비슷하다는 정유업계의 분석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 국장은 “연료자체만 비교하면 CNG가 CO₂ 배출이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문제는 연소하고 난 다음인데 현재의 엔진장치로는 CNG가 불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엔진장치에 대한 기술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CNG와 막대한 자금력으로 투자를 해온 디젤을 놓고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며 “결국 이러한 문제도 정부와 가스업계의 책임”이라고 전했다.

디젤하이브리드 버스 개발에 대해 부러운 심정을 나타내기도 한 최 국장은 정유업계와 학계의 이러한 일련의 성과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냈다.

최 국장은 “오래전부터 기술개발이 이뤄져온 디젤하이브리드버스의 연비와 청정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청정성이 뛰어난 CNG에 대해 충분한 기술투자가 이뤄진다면 현재의 디젤보다 청정성은 물론 연비효율 부문에서도 크게 뒤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종수 국장은 CNG버스의 보급이 그동안 단순히 저공해 차원에서 시행돼 왔지만 이제는 국가에너지수급차원에서 재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국장은 “수송연료시장이 정유업계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배출가스 저감이 가장 뛰어난 CNG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버스뿐만 아니라 중·소형 트럭 등을 통해 보급을 더욱 확대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CNG는 세계적으로 천연가스의 매장량이나 수급을 보면 자동차 연료에 큰 기여를 하고 있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보급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라며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업계가 힘을 모아 투자를 확대하고 정체돼 있던 기술을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NG버스는 액화천연가스의 기화과정을 거친 압축천연가스(CNG: Compressed Natural Gas)를 연료로 한다. 천연가스는 매장지역이 석유계 연료처럼 중동지역에 편중돼 있지 않고 세계 각지에 분포돼 있다.

매장량도 풍부하여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공급이 가능한 석유대체 에너지로 알려져있다. 또한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 중 청정성과 안정성이 가장 뛰어나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과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최적의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터뷰] 한국기계연구원 정동수 그린카연구센터장

“CNG버스 도입 장본인이지만 당시엔 대안 없었다”


지난달 13일 가스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주는 발표가 나왔다. 한국기계연구원 대한석유협회 대우버스가 공동으로 ‘디젤(경유)하이브리드 버스’를 개발해 5년 후부터 보급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

CNG가 전국 대부분의 버스 연료로 굳어져 가는 마지막 찰나에 디젤이 ‘어딜 감히’라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디젤하이브리드 버스는 CNG하이브리드보다 효율은 25% 우수하고 CO2 배출은 거의 동일하다. 특히 지난 1990년대까지 시커먼 연기를 내뿜던 대기오염의 대명사인 디젤이 이제는 품질이 향상돼 휘발유보다도 우수한 ‘클린디젤’로 바뀌었음이 강조됐다.

디젤하이브리드 버스 개발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은 한국기계연구원의 정동수 그린카연구센터장. 정 센터장은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CNG(압축천연가스)를 버스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CO2 배출은 비슷하면서도 연비는 훨씬 좋은 클린디젤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정 센터장은 우리나라에 CNG버스를 처음 도입한 장본인이다. 2002년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 서울시가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디젤버스를 무엇으로 대체해야 하는가’하는 연구용역을 정 센터장한테 의뢰했다.

정 센터장은 일본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자동차 선진국들을 돌아다니며 조사한 끝에 당시로선 최적의 연료로 평가된 CNG를 추천했다. 하지만 효율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을 알았기에 서울시를 비롯해 축구장이 설치된 광역도시에서만 시범운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던 게 최근 각 지자체마다 대기오염을 줄이겠다며 너도나도 디젤버스를 CNG로 전환해 현재 CNG 대체율이 98%에 이르고 있다라는 설명이다.

정 센터장은 가스업계의 빗발치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다시 디젤버스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 “연구자로서의 사명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당시엔 CNG외에 대안이 없어 추천했다. 하지만 그 사이 디젤의 품질은 휘발유보다 우수할 정도로 향상됐다. 가스나 정유업계를 모두 떠나서 디젤이 CNG보다 우수하다는 사실은 유럽 등 선진국들의 여러 자료에 명백히 나타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왜 CNG버스를 디젤버스로 교체해야 하는지 크게 3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 번째는 디젤이 CNG보다 연비가 뛰어나면서도 CO2 배출은 거의 비슷하다는 점이다. 정 센터장은 이 부분에서 CNG와 성분이 비슷한 LPG를 연구한 박심수 고려대 교수의 연구자료를 근거로 들고 있다.

정 센터장은 “연구에 따르면 디젤 연비는 리터당 13.3km인 반면 CNG는 8.64km로 확연히 떨어진다. 또한 CO2 배출량은 디젤이 km당 202.076g이고 CNG는 204.358g으로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디젤과 가스의 국내 공급에 관한 문제이다. 디젤은 정유공장에서 원유가 정제되면서 생성되는데 우리나라는 생산량보다 사용량이 적어 매년 총 생산량의 50% 이상을 해외로 역수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비용이 상당히 발생한다는 것. 반면 CNG는 호주나 중동으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한 뒤 이를 압축해 사용해야 하며, LPG 역시 국내 생산분이 모자라 60%를 중동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디젤 사용을 늘린다면 역수출에 사용되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그만큼 가스 수입도 줄일 수 있다”고 정 센터장은 주장했다.

세 번째는 미래 세계 자동차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다. 21세기 들어와 디젤의 우수성이 재발견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디젤자동차 사용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신규차량의 50% 이상이 디젤용인 반면 CNG나 LPG를 자가용이나 버스연료로 사용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

따라서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디젤 및 디젤하이브리드 차량을 개발 보급해야 한다”고 정 센터장은 설명했다.

기계연구원과 대우버스에서 개발되고 있는 디젤하이브리드 버스는 디젤엔진에 2차전지를 탑재해 운행되는 것으로, 언덕 등 힘이 필요한 주행은 디젤엔진으로 움직이고 평길 같은 힘이 필요없는 곳에서는 2차전지로 움직인다. 이 연구는 정유업계에서 50억원이 지원돼 실시되고 있으며, 올해와 내년에 각각 4대씩 총 8대가 제작돼 인천 과천 대전 대구 부산 여수 등 6개 지자체에서 5년간 시범 운행될 예정이다.

정 센터장은 “현재로선 디젤하이브리드 버스의 대당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어 상업화가 힘들지만 CNG버스처럼 대당 2000만원의 구입비가 정부에서 지원되고, 세제 감면정책도 지원되면 가격경쟁력은 충분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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