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LED조명 ‘싼게 비지떡’ 잊었나
<기자의눈>LED조명 ‘싼게 비지떡’ 잊었나
  • 장효진 기자
  • js62@energytimes.kr
  • 승인 2010.04.0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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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LED조명 공공시장이 아전인수(我田引水)식으로 돌아가고 있다. 구매 담당자들의 행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아무리 하소연해 봤자 먹혀들 기미도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인을 중국산 제품에서 찾는다.

‘made in CHINA’가 찍힌 LED조명은 현재 대부분 사라졌다. 워낙 품질 수준이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연관 산업에는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겼다. 바로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

2008년 말, 눈치 빠른 몇몇 유통 업자들은 중국에서 사 온 LED조명을 들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공공기관을 상대로 영업을 했다고 한다.

구매 담당자들은 확실한 에너지절감 효과는 물론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에 눈이 휘둥그레 졌다. 게다가 가격까지 저렴하니 더할 나위 없었는가 보다. 일부 담당자들은 감언이설에 덜컥 구매를 결심했다. 결국 자기 무덤을 파게 될 것이라는 사실은 까맣게 몰랐다.

예견된 사고로 가뜩이나 초라했던 LED조명의 기반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 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인증체계 구축,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들의 진출로 LED조명시장은 조금씩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대기업들도 앞 다퉈 뛰어들면서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업계의 끊임없는 노력과 투자로 기술과 품질 수준은 이전 것과 견줄 수도 없을 만큼 큰 폭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구매 시장에서 형성되고 있는 제품 가격은 제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자금력 있는 대기업들은 그나마 견딜만하다. 문제는 중소기업이다. 모 중소기업 대표는 수요처에서 제시하는 가격을 도저히 맞출 수가 없어 발걸음을 돌린 적이 많다고 했다. 그는 “일부 구매 담당자들은 중국산 제품이 유통되던 시절의 가격을 그대로 요구하기도 했다”고 푸념을 쏟아냈다.

기술 개발로 인한 저 가격화는 산업화의 순기능으로 환영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펼쳐지고 있는 이러한 현상들은 결코 반길 수 없다. 이대로 가다간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들마저 역사 속으로 사라질까 우려된다. 공공기관 구매 담당자들은 지금이라도 ‘제 논에 물대기’를 그만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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