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력산업의 수출산업화를 위한 과제
<칼럼> 전력산업의 수출산업화를 위한 과제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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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2.0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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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규 박사(한국전기연구원)

지난 연말 아랍에미레이트(UAE)가 발주한 원자력발전소 4기를 건설하는 초대형 사업을 한국전력, 삼성물산, 현대건설, 두산중공업 등이 참여하는 우리나라 컨소시엄이 수주했다는 소식에 과학기술계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은 마치 자기가 수주팀의 일원으로 참여한 것처럼 기뻐했고, 또한 마음속으로는 뿌듯한 기분을 느꼈을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원자력발전소의 건설과 운영은 고도의 과학기술력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는데 국제입찰경쟁에서 승리는 우리나라 기술이 원전 선진국 기술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음을 웅변하는 사례이려니와 이를 우리나라 기술개발 연구진이 모진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룩해 냈다는 점에서 대리만족을 느꼈을 것으로 짐작되기 때문이다.

물론 수주가 성사되기까지에는 우리 정부가 통상외교 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훌륭하게 잘 수행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원전뿐이 아니다. 금년 발표된 실적에 의하면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IT 기업으로 우뚝 섰고, 현대자동차는 세계 제일의 도요타자동차가 두려워하는 경쟁상대로 성장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같은 기업이 세계 일류기업이 되는 것은 탁월한 경영능력과 우수한 과학기술력이 시너지효과를 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또한 이들 기업이 세계일류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것은 피나는 연구개발 노력의 성과이기도 하려니와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정부 정책과 이로 인해 구축된 우리나라 과학기술 인프라의 토대위에 이룩된 것으로 평가해도 크게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전력산업도 국민 일인당 설비규모와 전력소비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계통구성과 운영 측면에서 이미 선진국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호당 평균 정전시간, 송배전 손실률, 주파수 및 전압 기준 유지율 지표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전력기술 측면에서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의 우리나라 표준모델이 상용화되었고, 세계 최고압 수준의 765kV 송전계통이 우리나라 실정에 적합하게 설계, 제작, 건설되어 상업 운전 중에 있다.

또한 첨단 전력기술인 유연송전시스템(FACTS, Flexible AC Transmission System)이 국산화 개발되었으며 이를 345kV 미금변전소에 설치하여 실증 시운전 시험 중에 있다. 

우리나라 전력기술은 2005년부터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추진된 10대 전력 IT 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빠른 속도로 좁혀 갔다.

전력 IT 기술 개발성과는 스마트그리드 제주실증단지 구축에서 Smart Power Grid와 Smart Electric Service의 주요 인프라가 되고 있다. 따라서 스마트그리드 제주실증단지 구현을 통해 전력 IT 기술개발성과의 사업화 가능성이 제일 먼저 검증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말하면, 스마트그리드 제주실증단지가 성공적으로 구현되는 시점에서 우리나라 전력기술은 세계일류수준에 도달하게 되는 기틀을 마련하는 셈이 된다.

스마트그리드 전면 확대 적용을 위해서는 전력가격 메커니즘을 통한 수요반응이 원활하게 동작할 수 있는 시스템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Smart Power Grid와 Smart Electric Service를 위한 전력기술이외에도 수요반응을 유발할 요금제도, 공급자와 소비자 간의 양방향통신, 스마트미터기의 확대보급, 전기자동차를 포함한 에너지저장장치의 확대보급 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러한 제도와 시스템을 갖추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전력 IT 기술개발성과의 사업화와 수출산업화는 별도로 추진되어야 한다.

원전 수출은 정부와 관련 산업계 및 연구계가 혼연일체가 되어 이루어 낸 쾌거이다. 또한 캐나다 온타리오주 신재생에너지사업의 일환인 풍력·태양광 복합단지 수주에서와 같이 대기업(자본)과 전력회사(기술)간의 협동으로 세계 경쟁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IT 기술과 융합된 복합 전력기술은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은 반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할 수 있다. 전력 IT 기술개발성과를 수출산업화로 육성해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정부의 전력 IT 10대 과제 지원은 결과적으로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기반 구축에 크게 기여했다. 이제 스마트그리드가 확대 적용하게 될 때까지 전력 IT 기술개발성과의 사업화와 수출산업화 지원시책을 검토해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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