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된 양수발전…가치재평가 필요한 시점
저평가된 양수발전…가치재평가 필요한 시점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3.05.1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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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탄소중립 시대! 불변의 진리 ‘양수발전’
③ 권창섭 한국수력원자력(주) 수력처장

가혹 운전에 따른 설비 스트레스 늘어나면서 유지비 급증
신규 수요 늘어나지만 낮은 경제성으로 적기 건설 어려워
용량요금 24시간 적용과 보조 서비스 시장 활성화 필요해

권창섭 한국수력원자력(주) 수력처장.
권창섭 한국수력원자력(주) 수력처장.

【에너지타임즈】 재생에너지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양수발전,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양수발전 운전에 따른 문제점은 없을까. 큰 문제가 있다. 가혹한 운전 환경에 놓이면서 설비 스트레스가 과도하게 쌓이는 문제와 함께 양수발전 수요에 맞춘 건설이 뒤따라야 하지만 사업자는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권창섭 한국수력원자력(주) 수력처장은 전력계통 신뢰도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앞으로도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양수발전소를 운영하는 사업자로서 설비 개선과 함께 신규 양수발전 적기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태양광발전 등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양수발전이 더 견고해지고 정교해져야 한다는 점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필요한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신규 양수발전소 건설이 적기에 이뤄져야지만 미래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 처장은 태양광발전 등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현재 운영 중인 양수발전이 기동과 정지를 반복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설비 스트레스가 높아진 상황이라고 위험 수위에 올라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운영 중인 양수발전은 주로 야간에 양수하고 주간에 발전하는 것으로 건설됐으나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주간에 양수하는 상황이 잦아지면서 정비범위가 확대되고 고장이 잦아지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현재 운영 중인 양수발전이 설계 기준에 맞게 운영되지 않고 변칙에 따른 운영이 이뤄지면서 설비 스트레스가 높아지게 되고 정비에 따른 비용 증가와 함께 고장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이 대표적인 문제로 손꼽히고 있어 그렇다.

한수원 자료를 살펴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양수발전 양수 기동은 288.8회로 집계됐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양수 기동이 연간 260.5회였음을 고려하면 무려 10.86%나 늘어난 것이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주간 양수발전 양수 기동은 큰 폭으로 늘어나는 한편 야간은 점진적으로 줄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주간 양수 기동은 2017년 752건, 2018년 657건, 2019년 856건, 2020년 1060건, 2021년 1528건, 2022년 1993건으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맞춰 급격하게 늘었다. 반면 야간 양수 기동은 2017년 3505건, 2018년 2833건, 2019년 3071건, 2020년 2679건, 2021년 2635건, 2022년 2353건으로 줄었다.

양수발전 운전 환경이 과격해지면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고장 건수는 연간 1.16건으로 집계됐고 2017년부터 2018년까지 0.81건보다 무려 43.21%나 늘었다. 또 양수발전 계획예방정비 일수는 연간 1022일로 827일보다 23.58%, 고장에 따른 정비 기간은 연간 356일로 31일보다 무려 1148.39%나 증가했다.

권 처장은 양수발전의 주간 양수 기동횟수가 증가하고 있고 양수 기동은 발전에 비해 복잡해 양수 고장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2021년 기준 19건 고장 중 12건이 양수부문에서 고장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전력계통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양수발전이 가혹한 환경인 저출력에서 운영되다 보니 설비에 무리가 발생하고 노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권 처장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따른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비례적으로 양수발전 건설도 늘어나야 하지만 경제성에 발목이 잡히면서 신규 양수발전 건설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신규 양수발전 건설에 대한 필요성 공감대는 형성돼 있으나 사업자가 사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자인 한수원이 신규 양수발전 수요에 맞춰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자 해도 어찌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 놓여서 그렇다.

양수발전 경제성이 없어지고 만성 적자발전소란 오명을 얻게 된 시점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1년 발전공기업이 한전으로부터 분사될 때 양수발전은 한수원을 제외한 발전공기업으로 분산됐다.

당시 발전공기업은 전략적 입찰로 양수발전을 운영하면서 양수발전 경제성을 확보했다. 전략적 입찰은 SMP가 높을 때만 입찰하는 방식이다. 그러면서 감사원 등은 양수발전의 전략적 입찰이 SMP 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하게 되고, 2011년 정부는 발전공기업에 분산돼 있던 양수발전은 한수원으로 일원화시켰다. 그러면서 양수발전은 적자발전소란 오명을 얻게 됐다.

그런데 문제는 신규 양수발전 건설에서 불거졌다. 양수발전이 한수원으로 통합된 후 신규 양수발전 건설은 없었다.

권 처장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신규 양수발전 수요가 발생하면서 신규 양수발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나 경제성 부족으로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시 상당한 어려움을 치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신규 소형 양수발전 건설엔 더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수원은 홍천·포천·영동 등에서 1.8GW 규모 신규 양수발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정부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2036년까지 1.75GW 규모의 신규 양수발전 건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정한 바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이 영동·홍천·포천 신규 양수발전에 대한 사업 타당성 평과 결과에 따르면 수익성 1.0 기준 경제성 평가 결과 홍천 양수발전은 0.80, 포천 양수발전은 0.84, 영동 양수발전은 0.92로 각각 조사됐다. 재무성 평가는 홍천 양수발전 0.66, 영동 양수발전 0.69, 포천 양수발전 0.77로 나타났다.

신규 양수발전 사업 타당성 평가로만 보면 정상적인 건설이 어렵다는 얘기다.

권 처장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양수발전 수요가 얼마나 늘어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전망하면서 신규 양수발전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면 한수원만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설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민간 투자 등이 동반돼야 할 것인데 현재 상황에서는 민간 투자를 유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양수발전 중요성에 대한 합당한 보상방안이 이뤄져야지만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신규 양수발전 수요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양수발전 수익구조는 크게 용량요금(CP)과 정산요금으로 나눌 수 있다. 용량요금은 발전소 건설에 따른 투자비를 회수하는 요금이고, 정산요금은 SMP 등에 따른 수익을 내는 요금이다.

최근 양수발전 용량요금이 6.7시간에서 16시간으로 조정됐다. 그동안 양수발전은 양수 시간을 제외하고 발전 시간만 인정받았던 것에서 양수 시간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러면서 양수발전 경제성은 조금 정상화됐다. 다만 다만 24시간을 인정해주는 유럽과 비교해보면 아직도 부족한 상황이다.

양수발전 정산요금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여파로 좋지 못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상황이라면 앞으로도 더 상황이 좋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수발전은 야간에 저렴한 전기요금으로 양수한 뒤 주간에 상대적으로 높은 전기요금을 받으면서 그에 따른 단가차액으로 수익을 보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양수발전은 주간 양수가 빈번해지면서 비싼 전기요금으로 양수하고 야간에 저렴한 전기요금을 받아 발전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비싸게 연료를 사서 싸게 전기를 판매한 꼴이다. 이 같은 상황은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 될수록 더 많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권 처장은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양수발전 계통기여도는 늘었으나 그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신규 양수발전 수요에 맞춰 건설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를 고려해 미국처럼 용량요금을 24시간 인정해주는 한편 전력계통 보조 서비스 역할을 하는 만큼 적절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돼야지만 민간 투자를 활용해서라도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필요한 신규 양수발전 수요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창섭 한국수력원자력(주) 수력처장.
권창섭 한국수력원자력(주) 수력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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