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 추진력…韓 전기추력기 원천기술 확보
우주선 추진력…韓 전기추력기 원천기술 확보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3.03.15 13:0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자력연구원, 10kW급 고전력 전기추력기 개발·성능검증에 성공
화학식 추력기 대비 연비 4배 높아…유·무인 우주선 등 활용 기대
고전력 전기추력기 기술자립 발판 마련 등 기술 국산화 가능 전망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고전력 전기추력기에서 플라즈마화 된 아르곤 가스가 방진되는 모습.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고전력 전기추력기에서 플라즈마화 된 아르곤 가스가 방진되는 모습.

【에너지타임즈】 우주 공간에서 우주선이나 인공위성이 이동할 때 필요한 추진력으로 전기를 이용하는 원천기술이 원자력연구원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현재 이 기술은 우수기술 선진국에 의해 개발돼 활용되고 있으나 관련 기술이나 물자 이전이 통제를 받고 있어 개발이 시급했던 기술 중 하나다. 이로써 우리는 우주 시대를 열어가는데 필요한 기술 중 하나를 확보한 것이다.

15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채길병 원자력연구원 연구팀은 지난 4년간 연구개발 끝에 우주 공간에서 유·무인 우주선이나 인공위성, 심우주 탐사선 등이 이동할 때 필요한 추진력을 전기로 공급할 수 있는 10kW급 고전력 전기추력기 개발을 완료하고 주요 성능을 검증하는데 성공했다.

우주선이나 인공위성 등을 이동시키는데 필요한 추진력을 주는 추력기는 현재 화학식 추력기와 전기추력기로 나눠진다.

화학식 추력기는 연료에 화학작용으로 발생하는 고온·고압의 열로 추진력을 얻는 장치다. 전기추력기는 전기를 이용해 연료를 가열·가속한 뒤 노즐로 분사해 추진력을 얻는 장치로 화학식 추력기와 비교할 때 추진력은 낮으나 연비가 월등히 높아 연료의 무게를 줄일 수 있고 탑재체 무게를 늘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한 고전력 전기추력기는 화학식 추력기에 대비 연비가 4배 이상 높아 앞으로 유·무인 우주선과 대형 정지궤도 인공위성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전기추력기는 영구자석 내 양극·음극·절연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양극에서 음극으로 흐르는 전기는 아르곤(Argon)가스를 플라즈마(Plasma)로 만들게 되며, 원통형 영구자석이 발생시킨 자기장은 플라즈마화 된 아르곤가스를 가속·가열해 노즐로 분사시키면 추진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고체·액체·기체 등에 이어 제4의 물질 상태라 일컬어지는 플라즈마는 매우 높은 온도 등에서 이온·전자·양성자 등과 같이 전하를 띤 입자들이 기체처럼 섞여 있다. 아르곤가스를 플라즈마로 만드는 것이 바로 원자력 기술이다.

연구팀은 열부하를 가장 많이 받는 양극을 구리로 제작해 내열성을 확보했고,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음극을 토륨-텅스텐 재질로 제작했다. 또 플라즈마 성능을 최대화하면서 안정화할 수 있는 절연체 재질을 산화알루미늄인 알루미나로 만들어 플라즈마 안정성을 높였다.

원자력연구원은 2.6㎥ 진공 체임버로 극저온과 진공의 우주 환경 등과 유사한 조건을 갖춘 성능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200mN의 추진력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또 60㎥ 이상 대형 진공 체임버를 통해 성능을 검증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고전력 전기추력기 기술개발은 고전력 전기추력기 분야 기술자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체 기술개발로 관련 기술 국산화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주한규 원자력연구원 원장은 “고전력 전기추력기 기술개발은 자체적으로 고전력 전기추력기를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우주기술 선진국과 격차를 줄이는 한편 우주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미국·유럽·일본 등 우주기술 선진국은 현재 10~100kW 고전력 전기추력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에 의거 관련 기술이나 물자의 이전이 통제를 받는 상황이다.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고전력 전기추력기.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고전력 전기추력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