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 발전원 열병합발전…효율 끝판왕
융·복합 발전원 열병합발전…효율 끝판왕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3.01.0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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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열원 난방용 활용함에 따라 집단에너지 경쟁력 유발
가스복합발전 효율 49.9%인데 반해 열병합발전 80.7% 육박

<기획연재> 구조적 한계 직면 집단에너지…문제는 저평가된 가치
 ① 갈수록 커지는 가치 그런데 외면
② 투자비 회수 불가능한 시장 구조
③ 열 요금 왜곡되고 저평가 불가피
④ 다양한 정책으로 해법 찾은 유럽
 

【에너지타임즈】 집단에너지사업은 수요지 인근에서 열이나 열과 전기를 2곳 이상 사용자를 대상으로 공급되는 사업이다. 국가적 측면에서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면에서 오래전부터 이 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고민이 많았으나 좀처럼 해법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사업은 1970년대 오일쇼크와 전력수요 급증 등에 대비하는 대안으로 추진됐다. 울산‧여수 석유화학단지에서 집단에너지사업이 최초로 추진됐고, 1985년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지역난방용 집단에너지사업이 최초로 추진됐다. 1980년대 후반엔 분당·일산 등 5개 신도시에 집단에너지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집단에너지사업은 신도시를 중심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1991년엔 집단에너지사업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집단에너지사업법이 제정되기도 했다.

이후 출범한 정부마다 집단에너지사업을 중심으로 한 분산형 전원이 강조됐으나 그 가치에 합당한 속 시원한 시장이 만들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현 정부도 에너지효율을 강조하면서 분산형 전원 필요성에 크게 공감하고 있다.

정부가 집단에너지사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효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고 최근엔 환경문제가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이 문제 또한 해결할 수 있는 현재까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손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열병합발전소로 자체적인 열과 전기를 생산하는 한편 그동안 버려졌던 소각열과 가스복합발전소 폐열, 산업용 폐열 등을 모아 난방용으로 열을 활용하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게다가 전기와 열을 수요지 인근에서 공급한다는 점은 최근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송전망 사태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기도 해서 앞으로 집단에너지사업 가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본지는 앞으로도 집단에너지사업이 당분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이 사업 가치가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뭔지를 살펴본다.

서울에너지공사 목동열병합발전소.
서울에너지공사 목동열병합발전소.

궁극적으로 보면 집단에너지사업 핵심은 버려지는 열을 난방용으로 알뜰하게 활용하자는 것이다. 개별보일러를 공장에 모아 열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것이 기본개념인 셈이다.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단가는 줄었고, 소각열 등 폐열을 활용함으로써 또다시 단가가 줄어들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보면 에너지효율 끝판왕으로 평가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게다가 개별보일러 가동에 따른 환경오염물질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도 국가적 측면에서 군침을 흘리지 않을 수 없는 강점 중 하나다.

집단에너지사업자는 공급권역에 열을 공급할 수 있는 독점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한편으로 공급권역 열 수요에 맞춰 의무적으로 열을 공급해야 한다.

그래서 집단에너지사업자는 열병합발전소와 열전용 보일러를 통해 자체적인 열 생산 능력을 갖추는 한편 인근 소각열이나 가스복합발전소 폐열 등 외부로부터 열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 기본적인 집단에너지사업 경쟁력은 여기서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집단에너지사업에서 열원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설비는 열병합발전소다. 전기를 판매해 수익을 낼 수 있고, 남는 열을 난방용으로 판매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설비여서 그렇다.

일반적으로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열병합발전소는 전기만 생산하는 가스복합발전소와 같이 가스터빈을 가동해 1차로 전기를 생산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열을 회수해서 증기터빈을 돌려 2차로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다만 열병합발전소는 전기를 생산하고 마지막에 버려지는 열을 난방용으로 공급하는 반면에 가스복합발전소는 이 열을 그대로 버리게 된다. 집단에너지사업자는 인근에 가스복합발전소에서 버려지는 열을 구매해 난방용 열을 공급하게 된다.

쉽게 설명해보면 발전소 효율은 100이란 화석연료를 연소할 때 100이란 열이 발생하게 도는데 이 중에서 절반은 전기를 만들고 나머지는 열로 버려지게 된다. 이때 효율을 우리는 50%라고 한다. 열병합발전소는 버려지는 50이란 열 중에서 일부를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것이고, 가스복합발전소는 이 열을 버리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원전이나 석탄발전소가 가동된 뒤 바다로 버려진 열을 온배수라고 부르는데 이 온배수는 바닷물 온도를 1~2℃나 올릴 정도다. 그만큼 발전소 가동 후 버려지는 열이 많다는 얘기다. 이렇게 버려지는 열을 이용하지 못하는 이유로 인근에 열 수요가 없다는 점과 열 수요지가 멀면 수송으로 인한 열 손실이 커 활용 가치가 없다는 점이 손꼽힌다.

그래서 열병합발전소는 가스복합발전소와 같은 양의 연료를 사용해서 전기를 생산하는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버려지는 열을 난방용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효율은 그만큼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지난달 열린 토론회에서 산업부가 낸 자료에 따르면 가스복합발전소 효율은 49.9%인데 반해 열병합발전소 효율은 80.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열병합발전소 건설과정에서 가장 큰 갈등은 뭘까. 발전설비용량이다.

지역주민은 전기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의 발전설비용량보다 확대됐기 때문이다. 기존 발전설비용량으로도 열 공급에 문제가 없었는데 굳이 용량을 늘릴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반면 사업자는 경제성을 들어 물러설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유를 살펴보면 열 수요 증가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핵심 설비인 가스터빈 효율이 높아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효율이 높아진 만큼 전기생산량은 늘어난 반면 버려지는 열, 이른바 난방용으로 공급하는 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 건설되는 열병합발전소는 과거보다 발전설비용량을 늘려야만 열 수요를 감당할 수 있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집단에너지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될까.

2021년 말 기준으로 75곳 사업자가 105개 사업장에서 집단에너지사업을 하고 있다. 이 중에서 29곳 사업자는 공동주택 등에 열을 공급할 수 있는 58개 사업장, 39곳 사업자는 산업단지에 열을 공급할 수 있는 41개 사업장, 6곳 사업자는 공급주택과 산업단지에 모두 공급할 수 있는 6개 사업장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34곳 사업자가 전체 가구의 18.4%인 340만 세대에 지역난방용 열을 공급하고 있다.

그렇다면 집단에너지사업자는 전기를 생산해서 수익을 내고, 버려지는 폐열을 공급해서 수익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난에 시달리는 이유는 뭘까. 열병합발전소 건설부터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2편에서 계속>

나래에너지서비스 위례열병합발전소.
나래에너지서비스 위례열병합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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