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 근원…전쟁 아니고 에너지전환
에너지 위기 근원…전쟁 아니고 에너지전환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2.12.2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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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종 교수, 화석연료 투자 줄이는 한편 재생E 투자 늘린 결과
수요 줄어들지 않았으나 공급이 줄어들면서 에너지 위기 불거져
재생E 경제성 담보할 때까지 끊임없는 가격 불안요인 작용 관측
석유 신냉전 벌어졌을 때 어떤 지위 점유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
지난 22일 삼정호텔(서울 강남구 소재)에서 산업부‧석유협회‧에너지경제연구원 등의 주최로 열린 2022년도 석유 컨퍼런스에서 조홍종 단국대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지난 22일 삼정호텔(서울 강남구 소재)에서 산업부‧석유협회‧에너지경제연구원 등의 주최로 열린 2022년도 석유 컨퍼런스에서 조홍종 단국대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에너지타임즈】 지금의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부추겨진 측면이 있으나 근원이 에너지전환이란 주장이 나왔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에너지 위기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고, 경기 회복 등 수요가 늘어나면 에너지 위기는 더 극단적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지난 22일 삼정호텔(서울 강남구 소재)에서 ‘자원전쟁의 시대, 석유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한 ‘2022년도 석유 컨퍼런스’에서 발제를 통해 지금의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발생할 배경을 소개하면서 앞으로도 에너지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할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조 교수는 앞으로도 에너지 위기와 에너지 가격 불확실성은 끊임없이 반복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재생에너지가 충분히 가격을 담보할 수 있을 때까지 에너지 가격에 대한 변동성과 불확실성은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힐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의 에너지 위기가 전쟁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는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를 끊음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인상됐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지난해 10월 유럽에서 풍력발전 절반 이상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가격이 뛰었고, 지난 1월 러시아가 재고 없다면서 (유럽에) 천연가스를 주지 않자 가격이 뛰었다. 또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면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지금의 에너지 위기를 단순히 전쟁의 영향이 아니라 더블 그린플레이션(Double Greenflation)을 근본적인 원인으로 손꼽았다. 기후변화 대응으로 화석연료 투자가 줄고 재생에너지 투자가 늘어나면서 화석연료 수요는 큰 변동이 없으나 공급이 줄어드는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기후변화가 인간의 경제활동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가정하고 그게 과학적 사실이라고 받아들인다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화석연료 투자를 줄이는 것과 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모두 앞으로 에너지 위기를 지속하게 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화석연료 투자를 줄이는 것과 관련해서 “투자자는 좌초자산에 대한 우려가 생길 수 있고 ESG 강조로 투자를 할 수 없다. 그러면서 공정상 화석연료 수요는 여전하고 바뀔 방법이 없는데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이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재생에너지 투자 증대와 관련해서 “재생에너지 투자가 늘면서 재생에너지 수요가 몰리게 됐고 배터리나 태양광‧풍력발전 등을 확대해 나가게 된다. 다만 우리에게 잠재적으로 광물자원이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다. 공급망이 끊임없이 교란되면서 재생에너지 단가와 배터리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에너지 위기가 우리나라에 닥쳤다고 진단했다. 화석연료를 줄임으로 인한 기본적인 체질의 전환이 쉽지 않다는 점을 손꼽았다.

또 그는 “경제성을 담보하면서 석탄을 300년 썼고 석유를 100년 썼다. 재생에너지는 경제성이라기보다 정책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재생에너지가 경제성을 담보할 때까지 끊임없는 가격 불안 요인으로 작동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조 교수는 에너지 시장에 대한 에너지 위기, 정책상 좌충우돌 위기, 에너지 교역상 문제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나타나면서 인플레이션이 일어났고 실질소득이 줄어들며 에너지전환에 대한 일정 수준의 속도 조절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국가별로 에너지전환에 대한 정책 차별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을 국내적 요인으로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고, 사실상 완전고용상태인 미국의 낮은 실업률을 유지하고 있어 에너지 수요를 줄이겠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손꼽았다. 그래서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그는 에너지 수요가 줄일 수 있는 석유화학 수요에서 항공유와 석유화학 제품 수요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 기술력이 있는지 이런 것들이 담보되지 않아 앞으로 당분간 화석연료가 살아남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뿐만 아니라 조 교수는 석유를 둘러싼 신냉전체제가 도래하고 있음을 우려했다.

그는 “미국은 석유 수출국이기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전략적으로 편을 들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다. 또 중국‧인도‧러시아가 한 편을 먹고 러시아는 유럽에 공급할 수 없는 천연가스를 값싸게 중국과 인도에 공급함으로써 신냉전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신냉전체제에서 우리가 석유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또 “신냉전체제가 벌어졌을 때 어떤 지위를 점유해야 할지를 크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는 석유 분야 전문가가 모여 국내외 석유산업의 주요 현안과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방안을 논의하는 장으로 꾸며졌다.

권오복 석유공사 스마트데이터센터장은 발제를 통해 IEA와 OPEC 등 주요 기관의 발표를 통해 내년 석유 수요는 1~2%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내년 국제유가를 올해보다 소폭 낮아진 배럴당 85~90달러로 전망했다.

천영길 산업부 에너지산업실장은 “에너지가 위협의 수단이 되는 오늘날 자원 무기화가 한국과 같은 에너지 수입국에는 더 큰 과제”라면서 “석유화학으로의 사업 다각화 등 정유업계 자발적‧선제적 노력에 맞춰 정부도 친환경 바이오연료 확대 방안을 비롯한 법‧제도 정비와 재정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지난 22일 삼정호텔(서울 강남구 소재)에서 산업부‧석유협회‧에너지경제연구원 등의 주최로 열린 2022년도 석유 컨퍼런스에 참석한 내외귀빈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지난 22일 삼정호텔(서울 강남구 소재)에서 산업부‧석유협회‧에너지경제연구원 등의 주최로 열린 2022년도 석유 컨퍼런스에 참석한 내외귀빈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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