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한전 적자 공방…균형 잡은 한전 사장
여야 한전 적자 공방…균형 잡은 한전 사장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2.10.12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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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일 사장, 연료비·탈원전 등 원인 복합적으로 작용 일축
SMP 상한제 충격 완화와 소비자 부담 줄이는 차원서 필요
한전공대 위기 다음 경쟁력 확보하는 계기 될 것으로 전망
지난 11일 한전 본사(전남 나주시 소재)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승일 한전 사장이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지난 11일 한전 본사(전남 나주시 소재)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승일 한전 사장이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에너지타임즈】 3년 만에 한전 본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한전 적자 사태 원인을 두고 여야 공방이 이어진 가운데 연료비와 탈원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한전 사장의 답변이 메아리처럼 울렸다.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지난 11일 한전 본사(전남 나주시 소재)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한전 적자 사태에 대한 원인 추궁에 연료비 급등과 탈원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란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날 정운천 의원(국민의힘)은 “5년 전에 한전은 10조 흑자가 났었는데 올해 30조 적자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 정부 5년간 원전 발전량은 연평균 71.6%로 직전 5년 81.6%보다 낮았고 부족한 전력을 비싼 가스발전으로 대체해 11조 추가로 들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양금희 의원도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 추진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했다면 한전 적자 규모는 크게 줄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엄태영 의원도 “한전 부채가 눈덩이처럼 쌓여 재무 상황에 빨간불이 켜졌고 전기요금이 오르는 지경까지 왔다. 가장 큰 원인은 바보 같은 탈원전”이라고 추궁했다.

반면 양이원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4년 전 대비 LNG는 7배, 국제유가도 크게 오르면서 상반기 한전 적자는 14조가 됐다. 300원에 연료를 사서 110원에 팔기 때문에 연료비 상승으로 인해 한전 적자가 누적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탈원전 정책으로 한전 적자가 쌓인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여야 의원들의 이 같은 질의에 한전 적자는 연료비 급등과 원전 이용량 감소, 전기요금 조정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답변하면서 균형을 잡았다.

또 정 사장은 이날 계통한계가격(SMP)이 27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전년보다 4배나 오른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전기요금 조정이 제때 이뤄졌다면 한전 적자가 줄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이 전력을 사는 가격인 SMP가 LNG 등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영향으로 지난해 대비 크게 올랐으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은 연료비가 반영되지 못해 손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그는 탈원전도 영향을 줬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 사장은 정부에서 도입을 검토하는 SMP 상한제와 관련해선 이례적인 상황이라 이례적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어떤 형태로든 시장 충격을 완화하고 전기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밝혔다.

SMP 상한제는 연료비 급등으로 SMP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갈 때 한시적으로 가격을 제한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발전사에 정산하는 정산금을 줄여 한전 적자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정부와 한전은 예상하지 못한 연료비 급등 상황에서 이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민간 발전사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자, 열병합발전 사업 등은 재산권 침해라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과 관련해서 정 사장은 “신재생에너지나 열병합발전 등 몇몇 사업자들의 불만 섞인 걱정이 있다. 이 부분은 정부에서 관계부처 등과 협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속해서 설명하고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성원 의원(국민의힘)은 한전공대와 관련해서 “역대 최대 적자인데도 (한전이) 한전공대에 재정을 지원하는 상황은 ‘송양지인(宋襄之仁)’”이라고 지적하면서 송양지인은 어리석은 대의명분을 내세우거나 불필요한 인정이나 동정을 베풀다가 오히려 심한 타격을 받는 것을 뜻의 사자성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한전공대 설립 계획 단계부터 재정 마련이 문제가 됐다. 전력산업기반기금 잔액은 급감하며 총체적 난국이다. (그럼에도) 한전은 계속 지원해야 하는 처지”라고 비판했다. 또 “한전공대 퍼주기가 도를 넘었다. 한전이 한전공대에 ATM인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이 같은 지적에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에서도 반도체 인력 양성이 중요하다고 해서 양성을 위한 대책을 세우는데 반도체 못지않게 인력이 필요한 분야가 에너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앞으로 20년간 에너지 분야에서 8경 원의 투자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너지 분야 인력을 잘 키워내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어려운 시기에 줄이지 말아야 하는 것은 미래에 대비한 기술 투자와 미래에 대비한 인력 투자 2개”라면서 “국가도 그렇고 공기업도 이런 분야에 대한 투자는 이어가야 위기가 지난 다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한전 본사(전남 나주시 소재)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승일 한전 사장이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지난 11일 한전 본사(전남 나주시 소재)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승일 한전 사장이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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