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전력수요(↑)…올겨울 가스價 급등과 수급난 우려
폭염→전력수요(↑)…올겨울 가스價 급등과 수급난 우려
  • 김옥선 기자
  • webmaster@energytimes.kr
  • 승인 2022.07.2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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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고 늘어나면서 가스價 하락 모습이었으나 폭염으로 분위기 반전
유럽 폭염으로 가스 수급난에다 전력수요 급증으로 최악의 상황 직면
유엔 사무총장, 기후위기 직면 ‘집단대응 or 집단자살’ 우리 손에 달려
IEA 사무총장, 유럽지역 에너지 위기 위험 올겨울 역사적 시험대 전망
지난 14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의 랑디라스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로 수목이 타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의 랑디라스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로 수목이 타고 있다.

【에너지타임즈】 지구촌이 기록적인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가운데 냉방을 위한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연가스 가격 급등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하는 역할을 하는 것과 함께 올겨울 천연가스 가격 급등과 수급난에 대한 우려가 벌써 나오고 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미국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MMBtu당 8.007달러로 이달 들어 48% 가까이 급등했다. 이 수준은 지난달 초 텍사스 LNG 터미널에서 화재가 발생해 MMBtu당 9.32달러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에는 미치지 못하나 여전히 높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은 발전단가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비료·철강·시멘트·플라스틱·유리 등 제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러시아 가스관 공급 중단 압박으로 유럽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재고가 감소하면서 급등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천연가스 생산시설은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을 증가시키지 않고 유지했다.

지난달 초 LNG 터미널 화재로 LNG 수출이 줄어 재고가 남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폭염이 이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에어컨 등 냉방제품 가동이 늘어나면서 전력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엔 40℃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중부·남부·동부 등으로 확산 중이며, 미국 기상청은 캘리포니아·오클라호마·텍사스·아칸소·루이지애나·뉴욕 등 28개 주에 걸쳐 폭염 주의보와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폭염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로 겨울을 나기 위한 연료 저장이 어려워지면서 겨울철 난방용 천연가스가 필요할 때 가격 급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듯 최근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천연가스 재고량이 지난 5년 평균보다 12% 낮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은 석탄발전이 여름철 가스발전을 대체했으나 2010년 이후 석탄발전소 1/3가량을 폐쇄한 바 있다.

게다가 미국 서부지역 가뭄으로 인해 수력발전 가동률도 줄어 전력수급난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IA는 가뭄이 이어지면 캘리포니아 수력발전 발전량은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전력수급난이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럽 곳곳에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천연가스 수급난에다 기록적인 찜통더위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유럽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상태다.

포르투갈·스페인 등 곳곳에서 40℃를 웃도는 기온으로 산불이 확산되고 있고, 영국도 살인적인 폭염으로 첫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유럽지역 국가들은 다가올 겨울을 대비해 천연가스 재고를 높이는 것에 경쟁하고 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줄이는 동시에 다른 국가로부터 공급을 서둘러 확보하고 있다.

이달 초 주요 천연가스 공급 중단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유럽지역 천연가스 기준가격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최고치인 ㎿h당 183유로 안팎을 맴돌았다. 연초보다 129%나 급등한 것이다.

한편 파티 비롤(Fatin Birol)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세계는 진정한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고 이 상황은 유럽에서 위험하며 앞으로 몇 개월이 우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비롤 사무총장은 유럽이 천연가스 공급 다양화 측면에서 진전을 이뤘으나 유럽이 위태로운 상황에 막기엔 수요 측면에서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유럽 정상에게 “길고 힘든 겨울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뒤 “유럽은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에 대한 끊임없는 불확실성 상태에서 작동해야 하며 완전한 차단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오는 10월 겨울 난방 시즌이 시작될 때 유럽으로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이 완전하게 차단될 것에 대비해 유럽연합(EU)이 저장시설 용량 90% 이상을 채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겨울은 에너지 부문을 훨씬 넘어서는 유럽 연대의 역사적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유럽이 연합의 진정한 힘을 보여줄 것을 요구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토니오 구테헤스(Antonio Guterres) 유엔(UN) 사무총장은 지난 18일 독일에서 열린 기후회담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최근 유럽과 북미 등의 폭염과 산불 등 기상 이변은 인류가 집단 자살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인류의 절반이 기후 위기 위험 지역에 있고 집단 대응을 할지 집단 자살을 할지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구테헤스 사무총장은 “인류의 절반이 홍수와 가뭄, 극심한 폭풍, 산불의 위험 지대에 있다. 어떤 국가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화석연료에 중독돼 있다”고 지적하면서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중남미 국가에서 극단적 기상 현상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15배나 더 높을 것”을 꼬집었다.

이어 그는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다. 집단행동을 할 것인지, 집단 자살을 할 것인지, 그것은 우리의 손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화석연료 사용 중단과 재생에너지로 전환, 기후 변화 결과에 대한 안전한 적응, 저개발국 기후 대응을 위한 자금 조달 등을 제안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독일 베르니게로데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한 후 한 소방관들이 불에 탄 옥수수밭을 살피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독일 베르니게로데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한 후 한 소방관들이 불에 탄 옥수수밭을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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