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담은 서부발전 해외사업…현재 결실 시작에 불과
철학 담은 서부발전 해외사업…현재 결실 시작에 불과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1.04.0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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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국산화 철학 반영 최고의 시장으로 손꼽히는 유럽 시장 정조준
핀란드 거점지역으로 스웨덴까지 영토확장…2곳 대단위 발전소 운영
그동안 실적 바탕으로 개발·건설·운영 주도 스페인 사업 조만간 착공
미국·호주·대만·중동 등 해외사업 폭발적인 성과 나올 것으로 점쳐져

【에너지타임즈】 국산화 철학을 기반으로 한 서부발전 해외사업이 폭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노력이 결실로 이어지고 있는 것인데 지금보다 더 큰 결실이 기대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사업엔 철저한 분석과 함께 전략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이 사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충분히 다질 수 있는 물리적 시간과 함께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는 치밀한 전략 등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는 충분한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과정이 생략되고 결과가 중시되는 현재 분위기를 고려하면 서부발전 행보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김병숙 사장은 2018년 3월 취임 후 엔지니어 출신답게 발전소 국산화에 남다른 행보를 보였다. 겉모습에 치우치지 않은 실질적 국산화 로드맵을 만들어냈고 국산화 문화를 조성한 뒤 직원들의 선봉에 섰다. 이 로드맵 수립과정에서 국산화율 기준을 물량이 아닌 종류로 정했다는 것만으로도 눈앞의 성과를 따라가지 않았음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당시 김 사장은 국산화 가능성을 내다봤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고 한다. 그의 철학은 고스란히 해외사업으로 옮겨왔고 국산화와 연결할 수 있는 해외사업을 고민하게 됐다고 한다.

서부발전은 동남아 등 후진국에 집중돼 있던 기존 해외사업 대상을 선진국으로 정조준했다.

김 사장은 선진국 진입에 성공하고 이곳에서 실적을 쌓는다면 해외사업 영토확장은 물론 우리 기업이 선진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과 동반 진출로 기자재 수출 활성화와 민간일자리 창출 등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 결과 현재 서부발전은 핀란드를 찍고 스웨덴을 찍고 조만간 스페인을 찍는다. 핀란드에서 운영 능력을 인정받았고 이를 기반으로 스웨덴에서 건설실적으로 스페인에서 우리 기업과 사업개발에 나섰다.

서부발전 전략이 성공적이라 볼 수 있는 부분은 이 같은 실적이 표면화된 것도 있지만 서부발전에 끊임없는 사업요청이 쇄도한다는 것이다.

핀란드 아담스풍력발전단지 전경.
핀란드 아담스풍력발전단지 전경.

유럽 시장에서 서부발전 행보가 심상찮다. 단숨에 이 시장 진출에 성공한데 이어 확장이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은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에다 이 사업을 위한 정책 등이 뒷받침되면서 지구상에서 최고의 시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서부발전이 이 시장을 주목하게 된 배경이다.

서부발전은 유럽 시장에 진출하고 신뢰를 닦는다면 다른 지역으로 확장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탓에 어렵지만 가야 할 길로 유럽을 선택했다. 선진화된 금융을 기반으로 최고의 재생에너지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즐비한 이 시장을 개척하고 우리 기술로 만든 기자재를 공급해 운영하겠다는 당찬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그 일환으로 서부발전은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매년 발전설비용량 300MW 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담은 ‘WinS 3G 프로젝트 전략’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이 전략을 달성을 위해 서부발전은 이미 개발된 프로젝트 지분을 인수해 유럽 시장에 진출하고, 건설단계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기반을 닦은 뒤 우리 기업과 독자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을 유럽 진출의 세부 전략으로 정한 바 있다. 이와 관련 1단계로 Brown Field 선 진입, 2단계로 건설사업으로 확장, 3단계로 건설 전 국내 기업과 공동 추진 등을 전략에 맞춰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국내외 금융사를 비롯한 개발사 등과 전략적 파트너를 활용하겠다는 복안이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서부발전은 2년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 내 유럽 시장 진출에 성공하고 시장 확장에 성공하면서 핀란드와 스웨덴에서 2곳 풍력발전소를 운영하는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고 신뢰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유럽 시장 공략에 가장 중요했던 것은 시장 변화. 서부발전은 시공사 중심에서 이뤄졌던 발전사업이 재생에너지 확대 여파로 금융권 중심으로 전환됐다는 점을 간파해 금융전문가를 해외사업 조직 전방에 배치했다.

이 조직은 유럽 시장을 정확하게 읽어냈다.

이세문 서부발전 해외사업처장은 “풍력발전소나 태양광발전소를 개발하고 건설하기까지 최소 4년이란 물리적 시간이 요구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이미 팽창된 유럽 시장에서 서부발전은 신속한 진출과 함께 기반을 닦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이 같은 전략을 세우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서부발전에서 보유한 발전소 운영 경험은 선진 금융과 만나 최고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 처장은 “금융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유럽 시장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발전소가 폐지될 때까지 안정적이면서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사업자”라면서 “일반적으로 금융사와 개발사의 기본속성은 운영을 제외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게 되면 투자금 회수에 나서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시장 내 재생에너지 개발과 건설이 금융권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보급이 늘었으나 신뢰를 갖춘 운영사업자가 마땅찮은 것은 유럽 시장 내 고민이었던 셈이다. 서부발전은 이를 공략한 것인데 그 결과 유럽 시장에서 운영사업자로 신뢰를 쌓아가는 한편 금융권으로부터 수많은 사업 제안을 받는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먼저 서부발전은 유럽 시장 거점 국가로 핀란드를 선택했다. 2015년 상업 운전을 시작한 핀란드 아담스풍력발전단지(발전설비용량 73.2MW)를 한국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 등과 공동으로 인수를 추진한 결과 지난해 6월 지분 인수를 매듭짓고 유럽 시장에서 발전소 운영사업자 지위를 얻었다.

핀란드 수도인 헬싱키 북쪽 667km 지점에 건설된 이 발전소는 Nyby(발전설비용량 19.2MW)·MyllykangasⅠ(45.6MW)·MyllykangasⅡ(8.4MW)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사업은 유럽에서 보기 드문 알짜사업으로 손꼽힌다. 유럽 시장 진출을 갈망했던 서부발전, 안정적 투자 원했던 금융기관, 또 다른 투자를 위한 재원이 필요했던 개발사 등의 입장이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이 같은 성과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동욱 서부발전 해외신재생부 차장은 “이 발전소 운영 기간은 2043년 12월까지며 자기자본수익률은 7.03%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 뒤 “이 사업에 대한 경제성 분석 결과 이용률이 36%에 달하고 매출은 발전차액지원(FIT) 기간인 2028년까지 MWh당 83.5유로, 2029년부터 2043년까지 평균 49유로 등으로 적용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우수한 경제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사업과 관련 서부발전 이사진은 우수한 매물을 두고 의혹을 품어 실무자들이 적잖게 곤욕을 치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서부발전은 이 사업과 함께 2단계 사업을 핀란드에 이어 인접국인 스웨덴 수도인 스톡홀름 북쪽 437km 지점에 발전설비용량 240.8MW(4.3MW×56기) 풍력발전소를 건설하는 클라우드풍력발전사업을 NH-아문디자산운용과 추진했다.

2013년 개발이 본격화된 이 발전소는 지난해 10월 이미 상업 운전에 들어갔다. 서부발전은 이 프로젝트와 관련 현장 감리와 기술 자문 등 건설단계에 함께 함으로써 유럽 시장에서 건설사업에 대한 실적을 확보하는 한편 2050년 9월까지 이 발전소를 운영하게 된다.

소동욱 차장은 “이 사업은 수익률 7.31%로 사내 기준수익률 6.58%를 웃도는 투자조건을 만족하고 있다”고 언급한 뒤 “발전소 인근 알루미늄회사와 유럽 시장 최장기간인 29년간 PPA 계약을 맺고 있다는 것은 장기 전력판매처를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서부발전은 유럽 시장 내 2곳 발전소 운영사업자 지위를 확보한 뒤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 기업과 함께 재생에너지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에 앞선 지난해 말 서부발전은 해외사업 조직을 개편하게 되는데 엔지니어를 전진 배치시켰다. 발전소 운영을 강화해 더욱 돈독한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새롭게 추진하는 개발사업 효율성 제고와 옥석을 가리는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서부발전은 한화솔루션과 함께 3단계 사업으로 스페인 코로나다스(Cronadas)지역 등에 발전설비용량 150MW 규모 태양광발전단지를 조성하는 로사태양광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 하반기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사업은 우리 기업이 유럽에서 사업개발뿐만 아니라 운영까지 맡는 것으로 서부발전에서 감리·자산·O&M, 우리 기업인 한화솔루션에서 기자재 공급과 시공을 각각 맡는다.

이 사업을 기점으로 서부발전은 미국·호주·중동·대만 등을 중심으로 자사 해외사업 본격화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김성우 서부발전 해외신재생부장은 지난해 말 해외사업 조직에 합류한 엔지니어로 발전처 근무와 태안발전본부 근무 등으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사업 확장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 부장은 “스페인 로사태양광발전사업 이외에도 서부발전은 올해 3/4분기에 미국 텍사스 캘램태양광발전사업(발전설비용량 81MW) 인수와 호주 우동가태양광발전사업(75MW) 착공, 올해 4/4분기 대만 유린태양광발전사업(50MW) 착공, 오는 5월 오만 마나태양광발전사업(500MW)에 대한 입찰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조만간 서부발전은 이들 사업을 통해 미국·호주·대만·중동 등으로 해외사업 영토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그는 “앞으로 서부발전은 해외사업을 통해 운영해야 할 발전소는 유럽·미국·호주·대만 등 각국으로 늘어나게 되는데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이 발전소를 운영해야지만 이들 시장에서 서부발전 신뢰는 더 두터워지고 함께 진출한 우리 기업에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도 서부발전은 자사 해외사업 확장과 함께 우리 기업이 태평양 너머 수출의 길에 오를 수 있도록 기반을 충실히 다져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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